[오늘Who] 황창규, 합산규제 논의 늘어져 KT의 유료방송 '진퇴양난'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10-07 15: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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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딜라이브 인수와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다.

국회에서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기약없이 늘어질 가능성이 커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발을 뺄 수도 없다.
 
[오늘Who] 황창규, 합산규제 논의 늘어져 KT의 유료방송 '진퇴양난'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다시 이뤄지는 것은 빨라야 올해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앞으로 남아있는 국정감사 일정에서 합산규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연말 즈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법안소위)가 열리면 그 자리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8일 열리는 종합감사에서도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제대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 이슈가 다른 이슈들을 모두 집어삼키는 ‘블랙홀’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국정감사가 법안 관련 논의보다는 관계기관에 정책 질의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2일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가짜뉴스’, ‘실시간 검색어’ 등 조 장관 관련 이슈에 여야의 공방이 집중되면서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올해 안으로 결론나는 것이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일몰된 법안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법안소위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논의의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시장(위성방송, 케이블방송, 인터넷TV(IPTV))에서 한 사업자가 시장점유율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2015년 6월 한시법으로 도입돼 2018년 6월 일몰된 뒤 국회에서 재도입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게 되면 단순합산으로 KT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8%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미 일몰된 법안이긴 하지만 만약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재도입된다면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KT가 계속 딜라이브 인수를 진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황 회장으로서는 딜라이브 인수를 완전히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31.07%의 점유율로 유료방송시장을 지배해 온 KT의 독보적 위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에게 유료방송시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시장과 달리 유료방송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가 이동통신과 연계한 각종 결합상품 판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KT로서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것이 통신 가입자를 유지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번호이동이 줄어들고 기기변경이 늘어나며 고객들이 통신사를 잘 이동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졌는데 KT는 유료방송시장과 초고속인터넷(유선인터넷) 시장에서 우위를 기반으로 결합할인 등을 통해 가입자 이탈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10일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조건부 승인’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10월1일에는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 인수합병들이 완료되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각각 24.5%와 23.9%로 KT와 격차를 단숨에 좁히게 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과 관련된 결론이 확실히 나야 딜라이브 인수를 진행하든 혹은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든 결정할 수 있는 황 회장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는 셈이다. 

KT가 합산규제 이슈 때문에 딜라이브 인수를 못하고 있는 사이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에 이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한쪽에서 나온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딜라이브를 모두 인수하게 되면 유료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30.37%로 단숨에 뛰어올라 KT와 사실상 차이가 없게 된다.

황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KT의 딜라이브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T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신임 회장 선출과 관련해 외부인사 공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새 회장 선임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유력후보가 연말에 가시화되면 임기를 몇 달 앞둔 황 회장이 딜라이브 인수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를 완전히 포기한 상황은 아니고 현재 인수절차를 중단하고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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