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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실시간검색어 포기 못하는 한성숙, 국감에서 '조작' 해명에 진땀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19-10-02 17: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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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힘내세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른 이 문구 때문에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빼야 했다.
 
네이버 실시간검색어 포기 못하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16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성숙</a>, 국감에서 '조작' 해명에 진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손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여론을 조작한다는 오명을 벗어내려 여러 조치들을 취해왔다.

그러나 올해도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정쟁에 맞물려 정치권의 공세를 받았다.

한성숙 대표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대표는 3년 연속으로 국감에 불려나오는 것이 달갑지 않아 보였다. 그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와 나란히 앉아 착잡한 표정을 유지했다.

다만 의혹을 풀려는 의지는 강했다. 위원들이 말을 끊어도 끝까지 설명을 이어나가려 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고 증인으로 채택했으니 책임감 있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를 향한 위원들의 태도는 엇갈렸다.

여론조작 논란이 조 장관과 관련한 정쟁에서 촉발한 만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호의적으로 발언하며 한 대표에게 유리한 답변을 이끌어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네이버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을 문제 삼았다.

한 대표는 어느쪽에도 쏠리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을 했다.

그는 “네이버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며 “기계를 써서 비정상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막는 데 그친다”고 말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불법 프로그램이든 아니든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개입하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한 대표는 “플랫폼사업자로서 조직적 개입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용자들이 특정 단어나 문구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는 것은 정치뿐 아니라 기업들이 마케팅을 할 때나 연예인 팬클럽들이 이벤트를 할 때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조직적 개입과 관련한 대답을 못하는 것이라며 이 GIO를 국감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대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답변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실시간 검색어 등 모든 사업은 내 책임 아래에 진행하고 있다”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걸 보여주는 결과일 뿐”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기술과 관련한 설명을 할 때는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에 ‘네일베’를 검색했을 때 자동으로 ‘네이버’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점을 들며 네이버가 보수진영을 옹호한다고 주장했다. 네일베는 네이버와 보수 성향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의 합성어다.

한 대표는 “포털사이트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도구일 뿐이다”며 “검색어를 정치적으로 맞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네이버가 검색어를 의도적으로 편집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헛웃음을 지으며 “네이버 직원들이 ‘네일베’ 등 모든 검색어를 편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주 검색되는 단어를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변환하는 것이고 어떤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실시간검색어 포기 못하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516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한성숙</a>, 국감에서 '조작' 해명에 진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가 2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한 대표는 의원들의 공세에 실시간 검색어제도를 검토해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선거관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키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없애겠다는 대답은 피했다.

정용기 의원이 실시간 검색어를 없앨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한 대표는 “구글 등 세계적 검색포털들도 한국 이외 나라에서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작년에 뉴스 편집을 지적받아 네이버는 이제 뉴스 편집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도 고민하고 있으며 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네이버는 ‘드루킹 사태’에 엮이며 올해 모바일 홈화면을 개편했다. 네이버에 접속했을 때 뜨는 첫 화면에 뉴스를 띄우지 않으며 뉴스부문의 편집권한도 각 언론사에 내줬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접속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쇼핑플랫폼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잡았는데 실시간 검색어는 소비를 촉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날 오후 5시40분경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2위는 ‘토스로 어서옥션’, 10위는 ‘마모트 유니폼브릿지 콜라보’다. 모두 네이버에 광고를 집행하는 행사들이다.

한 대표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네이버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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