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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자율주행차 놓고 글로벌 속도전 싸움에 뛰어들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9-24 16: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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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현대차 자율주행차 놓고 글로벌 속도전 싸움에 뛰어들다
▲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조4천억 원 직접투자’라는 통큰 결단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시장을 놓고 현대차그룹과 경쟁하는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합종연횡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대차그룹도 보폭을 확대하기 위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진행했던 지분 간접투자나 기술 분야의 전략적 제휴 등만으로는 미래차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쉽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23일 발표한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회사 설립 계획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차 출시가 2~3년 가까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투자는 본업과 관련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로 현대차그룹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서울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인수에 10조5천억 원들 들였던 것을 제외하면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단번에 쏟아 부었던 사례는 없다. 현대차가 외환위기 때 기아차를 인수할 당시 썼던 금액은 약 1조1700억 원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 것은 미래차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본격화한 2017년 이후 실시된 국내외 투자계획을 훑어봤을 때 합작회사 설립방식의 투자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도 앱티브와 협력에 의미를 더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미래차시장을 향한 대응 속도가 늦다고 판단해 단기간에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합작투자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관련 전문기술을 보유한 미국 오로라와 2018년부터 손잡고 있지만 자금을 일부 집어넣어 지분을 취득하고 자율주행 기술 공동 연구 등 기술적 부분에서만 제휴하는 방식의 협력을 하고 있다.

오로라와 협력을 통해서도 국제자동차기술협회 기준으로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된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2021년 제한적으로 구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고 2030년에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런 일정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도 애초 현대차가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내놓는 시기를 2025~2026년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기업뿐 아니라 첨단 정보기술(IT)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시장에서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토요타는 2020년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호출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또 구글의 웨이모는 이미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로보택시의 시범사업을 미국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2020년에는 로보택시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을 놓고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시장 선점을 위해 일정을 크게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합작회사를 통해 2020년 완전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실시하고 2022년에 양산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최소 3년 이상 양산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합작회사 설립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을 두고 기존의 개방형 혁신 전략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합작회사 설립은) 아마도 현대차그룹이 오로라와 제휴한 뒤 무엇인가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그동안 혼자 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이번 조인트벤처로 커버하려는 그림을 그린 것일 수 있다”고 봤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추진해온 기술적, 전략적 제휴는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역량을 고도화하는데 제한적 방식일 수 있다. 서로가 보유한 역량을 온전히 합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시너지를 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도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회사 설립을 놓고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기업을 설립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율주행 선두주자들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본격 상용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대규모 파트너십은 시장 조기선점을 위한 의미있는 출발”이라고 평가했다.[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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