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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역할분담 인재영입 가닥, 디자인은 '외국인' 미래차는 '한국인'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  2019-09-09 14: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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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디자인최고책임자(CDO) 부사장, 이상연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 카림 하비브 기아디자인센터장 상무, 그레고리 기욤 유럽기아디자인센터장, 크리스토퍼 채프먼 미국현대디자인센터장, 사이먼 로스비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실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재 영입기조에 ‘투 트랙’ 전략이 도드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디자인 분야에는 글로벌 완성차기업 출신의 ‘외국인’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지만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분야에는 국내 대기업 출신 ‘내국인’을 선호하고 있다. 

◆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자인은 대부분 ‘외국인의 손’에서 만들어져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자인 관련 보직에 외국인을 선임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해외 완성차기업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은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제네시스선행디자인스튜디오 총책임자로 람보르기니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한 필리포 페리니 디자이너를 영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일곱 달 넘게 공석이었던 기아디자인센터장에 일본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에서 수석 디자인 총괄을 역임한 카림 하비브 디자이너를 영입한다고 발표한지 3일 만이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관련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인물들 면면을 보면 대다수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현재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디자인최고책임자(CDO)를 맡고 있는 인물이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벨기에 출신의 자동차 디자이너로 푸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로 이직하며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 람보르기니 디자인 총괄과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까지 지냈다.

기아차만 보면 카림 하비브 센터장을 비롯해 유럽 디자인센터장의 그레고리 기욤, 미국 디자인센터장의 톰 커언스 등, 중국 디자인센터장의 올렉 손 등이 모두 외국인이다.

그레고리 기욤 센터장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2004년까지 일하다 2005년 기아차 유럽 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폴크스바겐 골프의 4세대 모델 출시 등에 기여했다.

톰 커언스 센터장은 제너럴모터스(GM)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은 인물로 2005년 기아차에 합류했으며 올렉 손 센터장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에서 17년 일하며 총괄 디자이너까지 역임하다가 2017년 기아차로 영입됐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국내 디자인센터장은 이상엽 디자이너가 맡고 있다. 이상엽 디자이너는 홍익대학교 출신의 한국인이지만 대부분의 경력을 GM에서 보낸 외국 완성차기업 출신의 디자이너다. 동커볼케 부사장이 벤틀리에서 같이 일했던 인연을 강조해 2016년 6월 현대차에 영입됐다.

미국 디자인센터장과 유럽디자인센터장은 BMW 출신인 크리스포퍼 채프먼 디자이너와 토마스 뷔르클레 디자이너가 각각 맡고 있다.

현대차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차량의 디자인 전반을 책임지는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실장은 폴크스바겐그룹 출신의 사이먼 로스비 디자이너가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는 7월에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에 GM과 BMW 등을 거친 서주호 디자이너를 영입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외국인, 혹은 해외 완성차기업의 한국인 디자이너 영입에 힘을 쏟는 기조는 2006년 폴크스바겐그룹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이너 영입 이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디자인 경영’에 힘을 싣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는데 이후 이 전략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자 세계적 디자이너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 서정식 ICT본부 전무, 김정희 에어랩 상무.
◆ 미래차 대응에는 삼성과 네이버 등 대기업 출신 ‘한국인’ 선호

그러나 국내 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들이 중심이 된 분야도 존재한다. 바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등 4차산업혁명과 결합한 미래차 분야다.

현대차그룹의 인사 구성을 보면 사실상 미래차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부서의 수장은 대부분 한국인들로 채워져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직속조직인 전략기술본부를 이끄는 인물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의 지영조 사장이다.

지 사장은 그룹의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인 모빌리티서비스와 스마트시티, 에너지, 로봇, 인공지능 등의 사업과 관련한 전략을 도맡고 있다. 해외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협업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모델인 마스(MaaS, 이동수단을 서비스로 소비한다는 개념)사업 노하우를 쌓는 것도 전략기술본부의 몫이다.

전략기술본부는 해외 곳곳에 포진된 현대차그룹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크래들’을 통해 전략을 구체적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를 전담하는 별도조직인 ‘에어랩’은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 출신의 김정희 상무가 맡고 있다.

김 상무는 네이버랩스에서 2012년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는데 음성인식 서비스와 네이버 사진 클라우드, 상품 분류, 번역 서비스 파파코 등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 개발에 관여했다.

김 상부는 전략기술본부 소속 에어랩장으로서 생산공정의 혁신,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론칭 등에 집중하고 있다.

KT 출신의 서정식 전무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략 강화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

서 전무는 2018년 초 현대차그룹에 상무로 입사해 1년도 안돼 전무로 승진했다. KT에서 클라우드추진본부장과 KT클라우드웨어 대표 등을 지내 IC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서 전무는 2018년 8월 정보기술본부와 차량지능화사업부 등이 통합된 ICT본부의 초대 본부장을 맡으면서 현대차의 커넥티비티 전략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출신 영입사례는 더 있다.

ICT기술사업부장인 김지윤 상무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서 일하고 인터넷 방화벽기업 트러스컴의 대표를 역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송창현 엔지니어를 자회사 대표로 영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룹 내부에 새 조직이 구성되면 혁신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송 대표가 설립한 ‘코드42’라는 신설법인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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