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그루밍족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 ‘비레디’를 출시했다. 그루밍족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남성화장품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색조화장에 관심이 많은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 남성을 대상으로 이번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Z세대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비레디의 기획 단계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해왔다.
아모레퍼시픽이 비레디에서 이번에 남성용 파운데이션을 먼저 내놓은 것도 자체 설문조사 결과 남성들이 가장 사용하고 싶은 화장품으로 파운데이션이 뽑혔기 때문이다.
이날 출시한 파운데이션제품의 일부 색상은 아모레스토어에서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5월 기존 남성화장품 브랜드인 ‘브로앤팁스’를 재단장한 데 이어 석 달여 만에 남성전용 메이크업 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남성화장품시장 공략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브로앤팁스 브랜드는 기존 기초화장품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출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내놓은 비레디는 남성전용 메이크업 제품에 중점을 두면서 기초화장품과 메이크업 화장품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렇게 남성화장품 브랜드를 늘리는 것은 외모를 꾸미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세 이상 성인남녀 2903명을 대상으로 남성 1058명에게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40.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히 20대 남성의 43.3%가, 30대 남성의 42.2%가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응답했다.
‘평소 기초 화장품(스킨이나 로션) 이외에 바르는 화장품이 있다’는 남성이 58.7%로 절반을 넘어섰다. 20대 남성 가운데 63.1%가, 30대 남성 가운데 57.8%가 기초 화장품 이외에 바르는 화장품이 있다고 대답했다.
국내 남성화장품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남성화장품시장 규모는 1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과 비교해 9.8% 늘어나는 것이다.
남성용 화장품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진출에도 유리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남성화장품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업정보망은 2019년 중국 남성미용용품 시장 규모가 154억 위안(우리돈 2조5821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열 대한투자진흥공사 무역관은 “중국 Z세대 남성들이 피부관리와 메이크업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전 세대와 비교해 외모관리에 투자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기초화장품에만 머물렀던 남성화장품 소비가 최근에는 BB크림이나 립스틱 등 메이크업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