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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이재용 재판에서 '정유라 말'과 '경영권 승계' 판단 달랐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  2019-08-29 17: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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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박근혜 게이트 상고심 재판에서 왜 파기환송을 판결했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29일 이 부회장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다수결에 따라 파기환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일부 범죄혐의와 관련해 심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법리적 잘못이 있어 고등법원이 범죄사실과 형량을 다시 심리해 판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삼성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승마용 말 3마리의 성격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 여부를 놓고 항소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순실씨 띨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지원한 말 소유권이 삼성 측에 있었다며 말 구입비 약 34억 원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삼성 측이 소유한 말을 정씨가 승마훈련에 사용한 이용료만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삼성 측과 최씨 사이에 말 소유권이 최씨에게 있었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었고 최씨가 말을 점유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며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최씨가 말을 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최씨에게 말 지원과 관련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사장은 말 소유권이 삼성전자 측에 있다는 내용의 마필 위탁관리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최씨에게 요청했지만 최씨는 화를 내며 이를 거부했고 삼성전자도 말을 유형자산에 등재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최씨가 삼성 측에 말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고 손해가 발생했을 때 배상해야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말 구입비가 뇌물로 봐야 한다고 봤다.

삼성 측이 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말 사용료만 뇌물에 포함되는 것은 상식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말을 뇌물로 판단하지 않은 항소심 판결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 승계작업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 측에 공통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두고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조직적 승계작업을 진행하면서 대통령에 부정한 청탁을 하고 대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의 내용을 특정하거나 명시적으로 의사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금품수수 당사자 사이에 공통된 인식이나 이해가 있었다면 뇌물의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 측이 지원한 약 16억 원을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에 대통령의 직무권한에 따른 도움을 받기 위해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대통령 권한에 비춰볼 때 삼성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은 경영권 승계작업과 대가관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동원 대법관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다수결로 내린 판결에 별개의견을 냈다.

이 대법관은 “삼성 측이 최씨에 말을 넘겨주려고 했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말 소유권 이전을 협의한 것도 최씨에 말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항소심 판결과 같이 최씨 측의 말 사용권만을 뇌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뜻이다.

이 대법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한 공통의 인식과 이해가 있었다고 증명할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냈다.

대법원은 검찰이 상고한 이 부회장의 혐의 가운데 재산 국외도피와 국회 위증죄, 삼성의 미르와 K스포츠 지원을 모두 기각하며 무죄로 확정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측이 최씨의 독일 스포츠재단에 지원하기 위해 해외로 보낸 36억여 원의 자금과 관련한 재산 국외도피 혐의가 무죄로 결론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재산 국외도피가 유죄로 판결되면 50억 원 미만일 때 최소 5년 이상, 50억 원 이상일 때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실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승계 작업 존재가 인정된 것은 이 부회장의 입지와 경영활동에 관련해 계속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고등법원은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 부회장 사건을 다시 심리해 형량을 결정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뇌물액수가 독일 스포츠재단에 지원한 36억 원밖에 인정되지 않아 징역 4년에 집행유예 2년6개월을 받아 석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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