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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과 삼성 운명 가를 대법원 선고의 최대쟁점은 무엇인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  2019-08-23 15: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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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에서 파기환송과 실형 선고 여부를 판가름할 최대 쟁점은 무엇일까?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의 상고심 판결을 모두 29일 선고하기로 하면서 이 부회장의 항소심과 박 전 대통령 항소심을 맡았던 재판부가 차이를 보였던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재 여부와 뇌물공여 액수 산정기준에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 삼성 경영승계 청탁여부 놓고 이견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018년 2월5일 이 부회장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공여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부회장이 이런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고 봤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청탁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018년 8월24일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 부회장과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며 상반된 판결을 내놓았다.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 삼성그룹 경영승계에 관련한 공통된 인식이 있었다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한 16억2800만 원이 이런 부정한 청탁의 대가라며 뇌물로 인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이 출연금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아 뇌물공여 액수를 삼성이 최순실씨 딸 승마훈련을 위해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등 모두 36억 원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청탁과 16억2800만 원의 뇌물이 추가로 인정된다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액수는 50억 원을 넘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최소 5년 이상의 실형을 피할 수 없다.

◆ 최순실씨 딸 승마훈련에 사용된 ‘말 구입비’ 쟁점

삼성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훈련 지원금과 함께 훈련에 사용하도록 제공했던 말의 소유권도 뇌물액수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훈련용 말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었다고 판단해 말 구입비를 뇌물로 보지 않고 정유라씨가 말을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한 사용료만 뇌물로 판단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항소심 재판부는 정유라씨가 훈련에 이용한 말 3마리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이전되었다고 판단해 말 구입비 34억 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훈련용 말 소유권이 삼성에서 최씨 측으로 넘어갔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액수는 70억 원을 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최소 5년 이상의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

대법원이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출연금과 말 구입비를 뇌물로 판단할 소지가 있다고 결론내면 파기환송을 통해 다시 하급심 법원에서 법리적 판단을 하도록 할 수 있다.

하급심 법원에서 두 쟁점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뇌물로 볼 소지가 있다고 판결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액수가 늘어난다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태 의혹

검찰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태 수사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점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높여 삼성물산과 합병 비율을 이 부회장에 유리한 쪽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사실상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이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연관되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회계부정과 관련한 증거 인멸 등에도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다.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6월 심리가 종결된 이 부회장 상고심을 추가적 심리 없이 선고하기로 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대법원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서 제기된 의혹을 이 부회장 상고심과 연관지어 볼 이유가 적다고 판단해 추가 심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부회장 재판을 파기환송해 하급법원으로 돌려보낸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서 나타난 정황과 증거도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 재산 국외도피와 스포츠재단 출연금도 변수

검찰은 삼성이 독일 코어스포츠에 지원한 36억 원의 뇌물이 국내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행위에 해당한다며 재산 국외도피 혐의도 제기했다.

이 부회장 1심 재판부는 재산 국외도피를 유죄로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판결이 엇갈렸다.

대법원 상고심 재판부는 삼성이 독일에 보낸 지원금을 이 부회장의 재산 국외도피 행위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법리적 판단을 해 파기환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204억 원의 출연금도 검찰이 제기한 뇌물공여 액수에 포함됐다.

하지만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와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에서 모두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액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

만약 이 출연금이 뇌물에 포함된다면 이 부회장은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뇌물액수가 크게 늘어 형량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가 판단한 이 부회장의 뇌물 관련 혐의액은 1심에서 89억 원, 항소심에서 36억 원이었다. 박 전 대통령 2심 판결을 기준으로 하면 87억 원이다.

대법원이 29일 선고공판에서 파기환송을 결정한다면 이 부회장이 실형 선고를 피할 수 있는 길은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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