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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렁주렁' 정상민, 실내동물원으로 이야기 만들어 성공하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  2019-08-21 16: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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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민 주렁주렁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사람들이 직접 동물을 경험하는 동물원, 1년 내내 문을 열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고 싶었다.”

정상민 ‘주렁주렁’ 대표는 7월 말 서울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실내동물원 주렁주렁을 개장했다. 하루에 2500명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다.

정 대표가 2013년 부산 해운대에 처음 연 실내동물원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2014년 일산점, 2015년 경주점, 2017년 하남점을 열었고 2016년 중국에서 우한점을 연 데 이어 올해 6월 중국 상해점, 8월 창사점을 개장했고 12월 청도점의 개장을 앞두고 있다. 

투자유치도 순조롭다. 지난해 시리즈A 투자로 50억 원, 올해 7월 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실내동물원과 테마파크의 속성을 결합한 공간 기획력과 실내동물원임에도 냄새가 나지 않고 쾌적한 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실내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만큼 ‘동물권 보호’와 관련해 비판적 시각도 많지만 정 대표는 ‘동물을 자산으로 보지 않고 생명체로 존중한다’는 신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동물원 사육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들어도 동물들이 건강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돌보고 있어 주렁주렁 구성원 모두가 동물원 관리에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고도 했다.

21일 정상민 주렁주렁 대표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 주렁주렁 영등포점에 있는 나무늘보.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 ‘실내’에 동물원을 만들게 된 계기는?

“에버랜드에서 물개 조련사로 일했을 때 물개쇼를 준비했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구경하러 오는 관람객이 8명밖에 없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관람객이 비, 눈, 더위, 추위 등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생각했고 실내동물원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관람객들이 맹수나 큰 동물보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작은 동물을 더 좋아한다는 점도 정 대표의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 대표가 동물원에 다니던 시절 설문조사를 했는데 다수의 관람객들은 사자, 호랑이, 코끼리, 기린보다 뱀, 토끼, 병아리 등이 더욱 좋았다고 대답했다. 

“동물원 측에서는 사람들이 사자, 호랑이, 코끼리 등 맹수나 큰 동물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직접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동물을 더욱 오래 기억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주렁주렁에는 맹수나 큰 동물은 없지만 작은 동물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 동물권 보호와 관련해서 실내동물원을 운영하는 데 비판적 시각이 많다. 

“처음 동물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동물을 사랑해서 사육사가 됐는데 동물원이 정말로 동물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동물원을 없애지 못한다면 동물들을 자산으로 보지 말고 생명체로 존중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동물 치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자산이 아니라 생명체로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를 따지져 방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주거 환경'도 마찬가지다. 동물들이 야외에서 지내는 것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함께 맞춰 유지해주는 장비 등을 마련했다. 햇빛과 비슷한 자외선을 위해서는 수족관 위에 조명도 하나에 120만 원에 이르지만 비치했다. 또 벽마다 창문을 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또 최고급의 사료를 지급하고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지내면서 자연스런 행동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동물원 사육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사람들만큼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한다.

- 주렁주렁의 동물들은 어디서 데려 오나

“동물원에서 희귀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야생에서 동물을 잡아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주렁주렁은 동물원에서 태어나거나 동물농장에서 나고 자란 동물들을 데려온다. 주로 독일에서 수입했다. 이 동물들은 야생에서는 살 수 없다."
▲ 주렁주렁 영등포점에 있는 사막여우.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 주렁주렁의 방문객이 하루에 25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동물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공간구성이다. 동물들과 관람객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는 지를 기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물들이 어디에서 쉬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놀 것인지를 생각하고 관람객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고려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

그는 “2호점까지는 동물을 체험하는 것을 중심에 뒀지만 3호점부터는 테마파크의 성격도 넣기 위해 각 지점마다 스토리와 콘셉트를 넣었다”고 말했다. 

주렁주렁 영등포점은 타임스퀘어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시간여행을 테마로 잡았다. 입구와 출구에서는 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혼합현실(MR)업체 닷밀이 제작한 미디어아트가 마련됐다. 또 동물을 구경할 때마다 관람객이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주렁주렁이 지금까지 성장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2012년 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 1호점을 열 때는 돈을 빌렸다. 2호점을 설립하면서 처음으로 지분투자를 받았다. 사실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2호점을 개장할 때는 인테리어 등 공사비용이 7억 원이 들어갔는데 갚을 돈이 없어서 회사의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매각 4일 전에 극적으로 투자를 받게 되면서 2호점을 세울 수 있었다.”

주렁주렁의 성장은 2호점인 일산점의 흥행이 기반이 됐다. 중국 진출의 인연도 일산점에서 시작됐다. 중국인 투자자의 부인이 한국사람인데 우연히 일산점을 방문한 뒤 남편에게 소개해 투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공간을 기획하는 장점을 살려 공원 형태의 카페 ‘글린공원’도 지난해 김포에서 문을 열었다. 판매하는 식음료보다 공간 특성을 살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 1350평 규모의 카페를 공원처럼 조성했다. 하루에 1200~2500명이 방문하고 있다. 

글린공원의 인기에 힘입어 2호점을 열기 위해 최근 NH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 25억 원을 유치했다.  
▲ 주렁주렁 영등포점.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을 결합한 ‘애니멀리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보통 동물원들은 남미, 아시아, 남아프리카 등 지역으로 공간을 나눈다. 나는 그것보다는 바다, 땅 속, 땅 위, 나무, 하늘 등 5곳으로 나누고 이 공간을 지하에서부터 지상으로 수직으로 구성하려고 한다.”

그는 “5천~6천 평 규모의 테마파크를 지하 1층~3층으로 조성해 지하에서 아쿠라리움을 감상한 뒤 위로 올라가면서 지하, 지상, 나무, 하늘에 사는 동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가운데는 생명을 상징하는 큰 나무를 심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을 결합한 공간 조성과 관련해서는 특허를 취득했다. 또 공간을 실내에서 운영하기 위해서는 온도, 습도, 바람 등의 환경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들을 결합해 사람과 동물의 이동에 따라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알고리즘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그는 “실내에서 동물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냄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년 넘게 이 방법을 연구했다. 인테리어 자재, 운영의 형태, 사료, 시설설비 등 모든 요인이 다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상민 주렁주렁 대표는 1977년에 태어났다. 부산에서 전문대학을 졸업한 뒤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로 3년 정도 일했다. 개썰매 국가대표로 활동하다가 2005년 부산 ‘더파크’, 2010년 뽀로로파크에서 일했다. 2012년 주렁주렁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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