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예병태 이 악물어, '쌍용차는 사고 싶은 차인가' 반문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19-08-20 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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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살리는 길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쇄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늘Who] 예병태 이 악물어, '쌍용차는 사고 싶은 차인가' 반문
▲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쌍용차 사보>

당장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쌍용차 전략을 뿌리째 바꾸기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말도 나온다. 

20일 쌍용차에 따르면 예 사장은 임원 구조조정에 이어 추가적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 마련에 온힘을 쏟고 있다.

예 사장이 19일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낸 담화문을 살펴보면 효율적 공장운영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와 합의 아래 공장 가동률을 조절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예 사장은 이 담화문에서 “앞으로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구체적 비상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노사협의가 필요하다면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노조의 협력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예 사장은 앞서 7월 나흘 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때 쌍용차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절충안으로 노조를 설득했다. 

쌍용차는 2014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기존 1교대 근무로 2교대 근무로 돌렸다.

경영상황이 더 나빠지면 예 사장이 말한 비상조치에 순환무급휴직 같은 인적 구조조정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인력)구조조정이 실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비용절감만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예 사장이 경영쇄신이라는 칼을 빼들기까지 한 데에는 쌍용차의 기존 전략을 뿌리째 바꾸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예 사장은 제품 경쟁력 약화를 쌍용차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내수와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고객이 사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디자인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동안 회사는 이 부분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4개 차종으로 SUV 라인업을 꾸려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SUV 경쟁이 과열되면서 판매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형 SUV 강자로 군림하던 티볼리는 6월 부분변경모델 출시에도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 픽업트럭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혀오던 렉스턴스포츠 브랜드는 8월 말 등장하는 한국GM의 콜로라도와 정면대결을 앞두고 있다. 

대형 SUV G4렉스턴은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나타난 이후로 존재감마저 옅어졌다. 7월에는 판매량이 1천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3월 내놓은 준중형 SUV 코란도가 ‘코볼리(코란도와 티볼리를 합친 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소비자로부터 따가운 말을 들었던 점에 비춰보면 예 사장의 진단은 딱 들어맞는다. 쌍용차가 SUV 명가 자부심이 담긴 ‘코란도’를 내걸었음에도 코란도는 지금까지 8202대 팔리는 데 그쳤다. 

예 사장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량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 지금의 차량 라인업만으로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예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고급모델 부재가 쌍용차가 해결해야 할 우선적 과제로 꼽힌다. 자동차업황 악화로 판매를 늘리는 게 점차 힘들어지면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회사들은 고성능차 등 개발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쌍용차는 2017년 12월 고급 세단인 ‘체어맨’ 판매를 중단했다. 

경유차 중심의 전략도 서둘러 수정해야 한다. 쌍용차는 전통 SUV 이미지를 강조하며 경유차에만 상당 부분 의지해 와 판매 반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솔린차와 친환경차 인기가 높아지는 데다 정부 정책도 경유차에 우호적이지 않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쌍용차는 주요 수출국이었던 러시아에서 판매가 저조하자 호주와 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수출 확대에 힘써왔는데 이들 지역에서의 제품 평가 역시 혹독하기만 하다. 

호주의 자동차 전문매체 ‘카어드바이스(caradvice)’는 G4렉스턴 리뷰에서 “언론에 차량을 빌려주는 쌍용차의 의지를 칭찬해야 한다”며 제품이 미흡함을 돌려 지적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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