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위주의 안정적 경영 펼쳐
양종희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을 펼치며 KB손해보험의 안정적 실적을 이끌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비용 증가, 위험손해율(보험료에서 가입자에 지급하는 보험금 비중) 상승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외부환경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KB손해보험은 안정적으로 유지율을 관리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부터 △간편심사보험 △치아 보험 △운전자보험에서 설계사 본인이 계약자로 가입하는 ‘자기계약’을 막았다.
KB손해보험은 이 밖에도 내재가치(EV) 지표를 공개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재가치는 보험사가 더 이상 보험 가입자를 받지 않는다고 가정해 평가하는 기업가치로 다른 지표보다 현재 상태의 면밀한 진단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의 2019년 6월 말 기준 내재가치는 6조2350억 원으로 지난해 말(4조9130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2019년 들어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뒷걸음질한 점과 대조적이다.
KB금융지주도 KB손해보험의 이런 경영방침을 지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19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KB손해보험 실적을 별도로 소개하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관련 내용도 설명했다.
김기환 CFO는 당시 “KB손해보험은 단기 실적과 외형 성장보다는 미래가치를 키워나가는 가치경영을 펴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에서 온라인을 강화해 점유율을 늘리고 신계약 가치 증대를 위해 연만기 상품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종희는 취임 이후부터 줄곧 내실경영을 강조해왔다. 취임한 뒤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출이 이익을 보장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익이 나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비용을 절감해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4년차, 두 번째 연임 성적표는 보통
KB손해보험은 2019년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소폭 뒷걸음질한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순이익이 166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6%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의 KB금융지주 순이익 기여도도 9.0%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8%포인트 줄어 KB증권에 2위를 내줬다.
국내 손해보험업계는 경쟁 심화, 저금리 기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
KB손해보험은 2016년과 2017년에는 3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며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2018년에는 1892억 원으로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2019년 역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금융 강화
양종희는 금융권의 공통과제인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2018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IT본부를 디지털부서와 통합해 디지털IT본부로 개편해 디지털 분야의 조직을 강화했다. 또 본부 아래 IT 품질개선추진단을 신설해 현장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들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등기우편으로 안내할 수밖에 없었던 중요 사항들을 카카오페이 인증을 활용해 카카오톡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전송하는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를 도입했고 발급 없이 병원에서 바로 청구 가능한 '보험금 간편청구서비스'도 선보였다.
또 자동차사고를 접수할 때 모바일 메시지를 통해 안내되는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고객 스스로 보상과 관련된 각종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디지털 기반 업무자동화를 위해 디지털 기반 ‘로봇자동화시스템’(RPA)을 도입했는데 2018년에 모두 82개의 로봇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해 업무량 절감에 성공했다.
미국 보험솔루션회사 마제스코와 손잡고 현지 보험시장에서 사물인터넷 기반의 인슈테크(보험+기술)를 시험하는 등 해외에서도 IT 관련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양종희는 2019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로봇 자동화시스템’(RPA)을 확대해 본질적 비용구조를 혁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고객 편의성 관점의 디지털 플랫폼도 확대하기로 했다.
| ▲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019년 3월8일 열린 KB손해보험 ‘2019골드멤버 시상식’에서 매출대상을 수상한 한승만씨(오른쪽), 이정심씨(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B손해보험 사장 두 번 연임에 성공
양종희는 옛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바뀐 뒤 선임된 첫 KB금융그룹 출신 사장으로 2016년 취임한 뒤 두 번 연임에 성공해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KB금융지주나 다른 계열사의 CEO 후보로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자리를 지켰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2017년까지 꾸준히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인수 초반의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거둔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됐다. KB손해보험 내부에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은 편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은 2018년에는 전년보다 순이익이 20% 이상 줄어드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손해보험 업황이 크게 나빠지고 있던 상황인 만큼 양종희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양종희 스스로 KB손해보험을 놓고 애착이 강한 데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지주 차원의 인사기조가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KB금융지주 회장 하마평에도 올라, 유력한 다음 회장 후보로 거명
양종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다음 회장 후보로 여러 차례 오르내렸다.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2017년 9월 다음 회장 후보를 심사할 때 양종희는 윤종규 회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함께 최종후보군 3명에 들어갔다. 그러나 양종희와 김옥찬 사장이 인터뷰 면접을 고사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윤종규 회장이 겸직하던 국민은행장을 분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종희가 유력한 국민은행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 다음 국민은행장은 허인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결정됐다.
양종희는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연임할 뜻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2017년 12월 말 KB금융그룹 계열사 CEO 인사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KB손해보험 사장 취임
양종희는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를 지내면서 LIG손해보험의 인수 과정에 참여했다. 2014년 말에 LIG손해보험 인수가 확정되자 첫 KB손해보험 사장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6월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다시 출범했을 때는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이 대표를 이어갔다. 그러다 2015년 12월 양종희가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양종희가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으로 결정됐을 때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 어려운 경영여건에 대응해 조직을 쇄신할 인사”라며 “그룹 내 시너지의 극대화를 추진하고 계열사 사이에 신속한 업무 협업체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다만 양종희는 보험업무를 직접 맡은 적이 없어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은행업과 보험업의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 시너지를 내는 것이 과제로 꼽혔다.
△LIG손해보험 인수 실무 추진
양종희는 국민은행에서 서초역지점장과 재무보고통제부장 등을 지냈고 KB금융지주에서도 이사회 사무국장을 맡았다가 경영관리부장으로 옮겨 지주사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2013년 12월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승진한 뒤 매물로 나왔던 LIG손해보험의 인수업무를 맡게 됐다.
당시 KB금융지주는 2006년 외환은행, 2011년 우리은행, 2012년 ING생명 등 인수합병을 여러 차례 추진했다가 계속 실패한 전력이 있었다.
양종희는 2년 동안 LIG손해보험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진행했고 결국 KB금융지주를 LIG손해보험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연속된 인수합병 실패를 끊었다.
윤종규 회장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양종희를 2015년 12월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선임한 것도 이때의 성과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