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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일본의 한국 조선업 견제에 수주 차질 빚을까 긴장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8-1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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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일본의 한국 조선업 견제에 긴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조선업 지원을 놓고 공세를 버링고 있다.  이를 의식해 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깐깐한 태도를 보인다면 STX조선해양은 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STX조선해양, 일본의 한국 조선업 견제에 수주 차질 빚을까 긴장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5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운사 이스턴퍼시픽시핑과 계약한 MR탱커(순수화물적재량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 4척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의 건조를 포기할 때를 대비해 은행이 발주처가 지급한 선수금에 보증을 서는 것이다. 이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계약은 취소된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주력으로 건조하는 선박인 MR탱커에 LNG(액화천연가스)추진엔진을 탑재해 중국이나 일본 조선사들과 차별화 전략을 펴면서 잇따른 수주계약을 따내고 있다.

이에 앞서 1일 STX조선해양은 그리스 선박회사 골든에너지매니지먼트로부터 LNG추진 MR탱커 4척을 수주했다. 확정물량 2척, 옵션물량 2척이다. 다만 이 수주계약의 선수금환급보증도 아직 발급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수주계약을 확정한 뒤 2개월 안에 선수금환급보증이 발급된다. 그런데 조선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기준이 깐깐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조선사 지원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6월26일 ‘2019 불공정 무역신고서, 경제산업성의 방침’ 보고서를 내 “한국은 정부 금융기관이 부실 조선사들을 공적자금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조선산업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진행되고 있다.

두 조선사의 기업결합심사 대상국에 일본이 포함돼 있는 만큼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큰 이슈’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해 STX조선해양 등 중형조선사를 향한 금융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실제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8년 12월 한국의 국책금융기관이 STX조선해양을 포함한 중형조선사들이 낮은 입찰가격으로 따낸 수주계약에 무분별하게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 조선업의 생태계를 망쳤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올해 6월 보고서는 이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소극적으로 돌아선다면 STX조선해양에게는 치명적이다.

STX조선해양은 장윤근 대표이사 사장이 6월과 7월 잇따라 해외 출장을 떠나며 수주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기다리는 MR탱커 8척도 그런 노력의 성과다.

LNG추진기술을 앞세워 수주 선박의 종류를 액체화물운반선(탱커)에서 일반화물선(벌커)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STX조선해양은 호주 광산회사 BHP가 발주를 준비하는 LNG추진 일반화물선 14척의 수주전에 참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6월17일 산업은행이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의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하며 금융지원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장 사장이 담화문을 내 “올해부터 매년 20척 이상 수주를 하면 2021년에는 안정적 20척 건조체제와 함께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제동으로 금융지원이 엄격해지면 STX조선해양은 선박 20척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STX조선해양은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해 기껏 따낸 일감을 놓친 과거가 있기도 하다.

STX조선해양은 2017년 골든에너지매니지먼트와 MR탱커 6척의 수주계약을 맺었으나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했다. 2018년에는 무려 9척의 수주가 줄줄이 취소돼 3억 달러치(3600억 원가량) 일감을 놓쳤다.

당시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지연되고 있어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어 선수금환급보증을 내주지 않았다.

STX조선해양은 수주계약이 취소되는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플로팅도크, 사원아파트, 행암공장 등 비영업자산을 매각해 부채 해소에 힘썼다.

그 결과 STX조선해양은 유동비율을 2018년 1분기 94.3%에서 올해 1분기 218.91%까지 높였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605.4%에서 74.7%로 크게 낮췄고 2019년 만기가 다가오는 단기차입금도 모두 상환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이제 재무적으로는 선수금환급보증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며 “산업은행도 최근 적극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을 내 주고 있는 만큼 일본의 태도와 상관없이 금융지원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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