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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 현대해상 실적부진으로 메리츠화재에 ‘빅3’ 자리 뺏길까 불안

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 2019-08-14 1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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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이 손해보험회사 ‘빅3’에서 밀려날까 불안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현대해상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과 함께 오랫 동안 손해보험업계 ‘빅3’로 꼽혀왔는데 메리츠화재가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조만간 현대해상을 제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90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철영</a>, 현대해상 실적부진으로 메리츠화재에 ‘빅3’ 자리 뺏길까 불안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14일 상위 5개 손해보험회사의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을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현대해상의 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639억 원을 냈다. 2018년 상반기보다 36.1%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36%, DB손해보험은 -31.3%, KB손해보험은 -11.6% 등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메리츠화재는 3.1%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2018년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22%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은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1년 전보다 42.5%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 들어 순이익이 '반토막'나면서 현대해상의 상반기 실적을 대폭 끌어내린 셈이다.  

현대해상의 실적 부진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 위험손해율이 큰 폭으로 뛴 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기준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4%, 장기 위험손해율은 95.7%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6.4%포인트, 7.4%포인트 상승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손해율은 보험료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험회사의 수익성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뜻이며 보험료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장기 인보험 마진이 크게 떨어지고 신계약을 따내기 위한 사업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 등에 영향을 받아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며 “하반기 관리비 절감 노력 등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2분기 특히 부진한 실적을 거두게 되면서 손해보험업계 순위가 뒤바뀔까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해상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동안 메리츠화재는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며 틈틈이 ‘빅3’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KB손해보험을 제치고 5위에서 4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1361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3.1% 늘어난 수준으로 상위 5개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조만간 장기 인보험부문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장기 인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2019년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의 순이익은 근소한 차이를 내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를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은 2019년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이 현대해상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현대해상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장기 위험손해율을 단기간에 낮추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2018년 10%대에서 2019년 6~7%대로 대폭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자기자본 이익률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자기자본 이익률이 낮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이 부회장은 2분기에 채권 매각이익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던 것과 같이 하반기에도 이런 방법으로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손해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악화하는 실적을 투자수익으로 메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 "자동차보험료가 오른다면 현대해상의 실적이 오를 수는 있지만 내년 이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영업 부진이 계속되는 데다 2분기 채권 매각이익의 이익기여도가 높았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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