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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미국 에탄분해설비 가동으로 수익성 끌어올리기 기대품어

박지혜 기자 wisdomp@businesspost.co.kr 2019-08-09 18: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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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본격 가동을 앞둔 미국 에탄 분해설비(ECC)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에탄 분해설비와 함께 지은 에틸렌글리콜(EG) 생산공장만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투자가치를 한 차례 입증했다.
 
롯데케미칼, 미국 에탄분해설비 가동으로 수익성 끌어올리기 기대품어
▲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에탄 분해설비가 완전 가동되면 에틸렌글리콜 생산공장과 시너지 효과를 내 화학사업 전체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8월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에탄 분해설비(ECC)의 상업가동을 시작하고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에탄 분해설비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원재료 나프타보다 가격이 저렴한 에탄으로 에틸렌을 생산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롯데케미칼은 에탄 분해설비를 통해 연간 100만 톤 규모 에틸렌을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에틸렌을 바로 옆 에틸렌글리콜(EG) 공장에 투입해 에틸렌글리콜을 만든다.

롯데케미칼이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3분기부터 미국 법인(LCUSA)부문 실적을 별도로 집계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미국 설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기대하고 있는 미국 설비의 원가 절감효과는 2016년 6월 설비 착공에 들어섰을 때보다 커졌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운송비 등 기타비용을 제외한 에틸렌 제조원가는 240달러 수준으로 더 떨어졌다. 원료로 사용되는 에탄 가격이 올해 1분기 갤런 당 0.29달러에서 2분기 0.21달러, 8월 0.13 달러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사장은 5월 “한국에서 나프타로 에틸렌을 만들 때 소모되는 비용은 1톤당 900달러 수준이지만 미국 현지에서 에탄으로 만들면 400∼500달러의 비용으로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탄 가격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은 김 사장이 생산원가를 추산했던 당시보다 더 큰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은 일찍부터 롯데케미칼의 미국 설비에 큰 기대를 보였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글리콜 생산공장이 2월 상업가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생산물량 가운데 80%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는 에탄 분해설비가 아직 가동하지 않아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따로 조달해 운송비 부담을 지며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했다. 그럼에도 에틸렌글리콜 생산공장은 영업이익률 23.2%를 보였다.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통해 생산되는 에틸렌을 투입해 에틸렌 계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통상적으로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을 보인다. 이와 비교하면 롯데케미칼의 에틸렌글리콜 생산공장은 높은 수익성을 입증한 셈이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률은 8.6%로 1분기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케미칼이 에탄 분해설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에틸렌글리콜 공장에 저렴한 에틸렌의 투입을 늘린다면 전체 영업이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롯데케미칼이 3분기 미국 설비의 영업이익률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미국 에탄 분해공장을 화학사업 수익성 개선의 기반으로 삼기 위해서다. 

에틸렌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로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것)는 석유화학회사의 실적과 직결된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 에틸렌 스프레드가 낮아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도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2분기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축소됐다”며 “3분기 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도 2분기보다 14%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수익도 반토막났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461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줄었다.

에틸렌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에틸렌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공급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 460만 톤의 에틸렌을 추가로 생산한다. 국내와 중국에서도 에틸렌 생산이 늘며 하반기에만 세계 에틸렌 생산량이 모두 800만 톤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애초 롯데케미칼은 2019년 글로벌 에틸렌 수요가 500만~600만 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에틸렌을 소비하는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적체된 물량이 소화되기도 전에 시장에 더 많은 양의 에틸렌이 공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롯데케미칼은 미국 설비를 중심으로 원가 절감효과가 더욱 커지며 공급과잉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 축소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에틸렌 스프레드는 워낙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없다”면서도 “에틸렌 시가 등을 고려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에탄 등으로 원료를 다변화해 압도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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