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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해양부문 공동수주 추진해 '형제 효과' 타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8-01 12: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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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해양부문 수주전에 함께 참여한다.

단순한 협업일 수 있지만 올해 해양부문 수주가 없는 두 조선사가 기업결합 이후 일감을 공유할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해양부문 공동수주 추진해 '형제 효과' 타진
▲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진행하는 미얀마 가스전 개발계획 ‘스웨3 프로젝트’의 기초설계(FEED)를 수주할 조선사가 곧 선정된다.

조선해양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스웨3 프로젝트의 기초설계를 두고 파트너 관계를 맺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미국 맥더못(McDermott)이 최종 경합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이 스웨1 프로젝트의 기초설계와 EPC(설계, 자재조달, 시공을 한 회사가 도맡는 방식)를 담당한 경험이 있어 수주전에서 유리하다”고 전했다.

눈여겨볼 것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손을 맞잡고 수주전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국내·외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기업결합 승인이 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한국조선해양을 중간지주사로 둔 '형제회사'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동수주 추진을 놓고 두 회사가 야드의 공백상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감 공유의 가능성을 가늠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말부터 해양부문의 일감이 없어 해양부문 노동자들의 순환 유급휴직을 실시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수주한 미국 킹스랜딩 프로젝트의 반잠수식 원유 시추설비(Semi-Submersible FPU)를 2019년 7월 건조하기 시작하면서 순환휴직 노동자들이 일터에 복귀할 수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해양부문 일감이 바닥난다. 올해 영국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의 수주를 노렸지만 발주처가 최종 투자결정을 2022년으로 미뤄 한동안 해양부문의 일감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공동수주에 성공한다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현대중공업이 일감 위기가 다가오는 대우조선해양과 일감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업결합을 앞두고 중복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두 회사 노동자들을 안심시키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번 공동수주 추진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영업 방식이 달라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한국조선해양 아래 3개 자회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개별적으로 수주영업을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맏형’ 현대중공업이 영업을 총괄하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 일감을 배분해왔다.

개별적 수주영업보다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크게 밀리지 않는 글로벌 2위 조선사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까지 챙겨주는 것보다는 두 회사의 영업력을 합쳐 시너지를 내는 것이 수주에 유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양자원개발 프로젝트의 기초설계를 수주하면 EPC 수주까지 이어지며 개별 해양설비의 수주전에서도 유리해진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스웨3 프로젝트의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를 노리고 있다. EPC와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까지 모두 따내면 공동영업에 따른 시너지효과는 확인되는 셈이다.

물론 이번 공동수주 추진이 일시적 협업일 뿐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해양자원개발 프로젝트에서 여러 조선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에 도전하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자주 있는 일이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공동수주 참여도 처음이 아니다.

게다가 스웨3 프로젝트는 일감을 나눠 수주해야 할 만큼 규모가 큰 프로젝트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1척의 발주 규모는 10억 달러 수준이며 대형 프로젝트에 쓰이는 설비일 때는 발주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한다.

그러나 스웨3 프로젝트에 쓰일 부유식 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의 발주 규모는 5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별개 조선사”라며 “스웨3 프로젝트 수주전도 기본적으로는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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