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베트남에서 파생상품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 자회사 HFT증권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면허(라이선스)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단 파생상품 판매를 위한 면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6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유상증자도 파생상품 판매 면허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의 하나로 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FT증권은 현재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면허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파생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하노이 증권거래소로부터 면허를 받아야 한다.

권 대표는 베트남 진출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며 베트남 자본시장 공략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4월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사 HFT증권을 인수하면서 베트남 자본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6월 26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기초체력도 보강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베트남 자회사 자본규모는 3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움직임을 고려하면 파생상품 면허 신청도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면허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 면허 신청을 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6월20일 열린 ‘베트남 경제부총리–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도 베트남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권 대표는 베트남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 HFT증권 인수, 유상증자 시행 등 한화투자증권의 베트남 진출상황뿐 아니라 한화생명의 베트남 진출상황도 설명했다.

베트남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면허 취득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현재 브로커리지 라이선스(면허)만 보유하고 있지만 트레이딩, 투자금융(IB) 라이선스도 추가 취득할 것”이라며 “베트남 금융당국에서 라이선스 취득에 도움을 주길 바라며 베트남 자본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HFT증권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파생상품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은 2017년 8월 문을 열었다.

매달 파생상품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계약건수 2천만 건을 넘었다. 2017년보다 계약건수가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6월 말부터는 커버드워런트(CW)시장도 문을 열면서 파생상품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버드워런트는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해당하는 상품으로 주식(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시기에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유가증권이다.

주식위탁매매에 특화된 HFT증권이 사업을 확대할 때 기업공개나 투자금융보다는 파생상품 쪽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베트남 전체 파생상품 거래량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 온라인 전문 증권사인 HFT증권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HFT증권은 2018년 주식위탁매매 영업만으로 순이익 2억5천만 원가량을 거둔 만큼 파생상품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성장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