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2월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둘러싼 논란 커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계기로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이재용 등 오너일가를 비호하기 위해 세워진 조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를 앞두고 회계자료 및 이재용 과 관련된 자료 등을 삭제하는 그룹 차원 작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19년 6월11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소환해 사업지원TF의 증거자료 삭제를 주도한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벌였고 일부 임원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뒤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삼성전자 임원들이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2018년 5월5일 회의를 열고 증거자료 삭제방안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이런 작업을 주도했다면 설립 목적 자체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TF가 전자계열사의 시너지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으로 비전자 계열사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결국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과 같이 계열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재용 등 오너일가의 이익을 위한 조직으로 남아있다는 의혹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사업지원TF 수장인 정현호 사장을 겨냥해 추가 소환조사 등을 검토하는 한편 이재용을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을 고의로 변경해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불이 붙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연결실적에 반영했는데 2015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회사에서 2015년 단숨에 1조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회사로 탈바꿈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여 삼성물산과 합병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힘을 얻었다. 이재용이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던 만큼 제일모직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80억 원의 과징금을 확정했지만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검찰은 2019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 임원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자료 삭제를 주도했다고 판단해 그룹 차원의 개입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삼성전자TF 임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동해 임직원 및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의 PC와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JY', '부회장' 등 민감한 단어가 포함된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회사 공용서버도 숨기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임직원이 그룹 차원의 자료삭제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할 정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관련된 자료 삭제에 그룹 차원의 적극적 노력이 있었다는 정황이 나타나며 이재용의 박근혜 게이트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자료 삭제 작업에 그룹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있었다는 점은 결국 경영권 승계의 존재 가능성과 연결지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용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된 증거자료 삭제를 보고받았다는 언론보도도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반도체 직업병 갈등 마무리
이재용은 2007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졌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문제를 완전히 마무리지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1월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자에 사과하고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지원과 보상 방안을 발표하라는 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이재용 시대를 맞아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큰 부담 하나를 내려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논란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아버지인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하면서 본격화된 뒤 장기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일부 직업병 피해자에 보상을 마무리하고 권오현 회장이 2016년 가족대책위원회와 만나 사과문을 전달하면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지만 반도체 노동단체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보상대책이 미흡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이후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를 설립하고 보상 대책을 논의해 왔는데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했다. 직업병 피해 대상과 범위, 보상금 산정기준 등을 놓고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의 의견이 번번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2018년 7월 조정위원회의 최종 중재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는 협약식을 연 뒤 양측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피해자 가족단체가 설립한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LCD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자에 최대 1억5천만 원씩을 보상하라는 최종 중재안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이어질 구체적 보상방안 논의를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하기로 했다.
전자산업을 비롯한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500억 원 규모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018년 9월18일 평양행 비행기에서 남북 3차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노조 와해 의혹으로 '불편'
삼성그룹 노조 와해 수사가 확대되며 이재용도 편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검찰은 2018년 4월 삼성전자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각 계열사에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조합 와해 지침을 담고 있는 문건을 확보해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수사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과거 미래전략실이 직접 노조 관련 보고를 받아 조직적으로 개입했고 이재용이 경영을 사실상 총괄한 뒤에도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삼성그룹 노조 와해 문건과 관련한 검찰의 강력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또 아직 내부적으로 노조 파괴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금속노조는 이재용을 겨냥해 삼성그룹이 이병철 창업주 시절부터 고집해 온 '무노조 경영'을 포기해야 할 때라며 이재용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무노조 원칙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 와해 논란이 불거진 뒤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고 합법적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노조를 인정한 첫 사례로 사실상 이재용이 삼성의 무노조 경영원칙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검찰은 이상훈 삼성전자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을 기소하며 노조 와해 의혹 수사를 종결했다.
△삼성 오너일가 사상 처음 구속
이재용은 2017년 2월17일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며 삼성그룹 총수 가운데 최초로 구속수사를 받게 됐다. 과거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도 검찰수사를 받았으나 구속된 적은 없다.
특검은 이재용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포괄적으로 도움을 받기 위해 미르와 K스포츠, 최순실씨 독일 회사와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에 삼성그룹의 자금출연을 지시했다고 파악해 구속 뒤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을 기소했다.
이재용은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재용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청탁이 오간 적이 없으며 자금 출연도 순수한 사회공헌이 목적이거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특검도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1심 재판부는 이재용의 삼성 경영승계작업이 존재했다고 판단하며 인정되는 뇌물액수도 높게 책정해 징역 5년의 실형을 내렸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유라씨가 훈련에 쓴 말도 삼성의 소유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뇌물 액수를 낮춰 잡으며 이재용에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재용은 뇌물과 횡령 액수가 50억 원을 넘는다고 판단되면 실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이재용 측 변호인단과 특검은 상고심에서 이런 쟁점을 두고 계속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삼성그룹은 2017년 2월28일 삼성 미래전략실의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이재용의 구속 결정으로 미래전략실 팀장을 맡던 고위임원 9명이 책임을 지며 일제히 삼성그룹을 떠났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인사와 대관, 전략 수립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1959년 설립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비서실을 모태로 하고 있어 총수 일가를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에도 종종 휩싸였다.
이재용은 2016년 12월 열린 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받자 미래전략실 해체를 약속하며 “선대 회장이 만들고 이건희 회장이 유지하던 조직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본부로, 이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일시적으로 폐지됐다가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완전한 해체가 결정된 것은 처음이다.
삼성그룹은 조직쇄신계획에서 미래전략실이 담당하던 대관업무조직을 해체하고 향후 각 계열사가 이사회와 대표이사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전략실에 근무하던 임직원은 원래 계열사로 복귀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 6월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메르스 사태 사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면서 삼성서울병원이 초기 대응 실패와 무책임한 해명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5월20일 메르스 환자를 최초 확진해 냈으나 이후 정부와 병원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6월7일 병원명이 공개되면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 비판이 집중됐다.
이재용은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고 삼성그룹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재용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사과에 나섰다.
그는 2015년 6월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용이 그룹 대표 자격으로 처음으로 나선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삼성물산 합병 소송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 반대에 직면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배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비율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한다며 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을 냈으나 패소했다. 또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을 펼친 결과 반대표를 던진 참석주주의 비율이 30.47%에 그쳐 합병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 무효 소송을 낸 일성신약과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법원은 삼성물산 합병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해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된 판결을 본 뒤 재판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은 이재용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청탁을 했다면 합병의 부당성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합병 과정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고 적법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일성신약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일성신약이 2017년 11월 항소장을 제출하며 재판이 계속 이어지게 됐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18년 4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소송을 다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게 된 배경에 박근혜 정부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 특검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가 적발되고 수천억 원대의 세금포탈 혐의가 포착됐다. 이때 이건희 회장이 증여세를 피하면서 삼성그룹 지분을 물려주려 했다는 의심을 받은 이재용도 최고고객책임자(CCO)에서 물러났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사건은 이건희 회장 아들 이재용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를 이재용에게 배정한 사건을 말한다.
삼성에버랜드 전, 현직 사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됐는데 1심과 항소심에서는 유죄를 받았으나 대법원에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2011년 2월 민사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배임을 인정해 제일모직에 13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