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김형, 대우건설 매각 앞두고 주가와 치열한 샅바싸움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9-07-17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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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호반건설 때보다 주가 더 올릴 수 있을까

KDB산업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 부양을 위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마음도 급해지고 있다. 

모든 경영인에게 주가 부양은 중요한 과제지만 김 사장에게는 의미가 조금 남다르다.

산업은행이 2018년 5월 김 사장을 대우건설 대표로 선택한 이유가 기업가치 확대에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산업은행이 진행한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무산된 직후 대우건설 사장에 올랐다.

산업은행이 2017년 10월 대우건설 지분을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하겠다고 밝힐 당시 주가는 7천 원대에 형성돼 있었다. 지금보다 1주당 2천 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던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는 무산됐다. 이후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재매각을 진행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김 사장을 골랐다.

산업은행은 과연 김 사장이 누구기에 대우건설 기업가치 확대의 적임자로 선택했을까?

김형, 현대 삼성 포스코 거친 해외사업 전문가

김 사장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을 거쳐 대우건설 대표에 올랐다. 여러 건설사를 두루 거친 만큼 각 건설사의 좋은 점을 융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김 사장은 2018년 5월 최종면접에서 4대1의 경쟁률을 뚫고 대우건설 대표에 선임됐다.

당시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 사장에 대해 “33년 동안 국내외 토목현장에서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은 토목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에 재직할 당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던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공사 현장소장에 부임해 공사를 무사히 마무리했고 삼성물산에서는 사우디아바리아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 굵직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 사장 선임 당시 현대건설에서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점, 삼성물산에서 1조 원 규모의 손실을 유발한 해외 프로젝트를 책임졌다는 점 등을 들어 김 사장의 취임을 반대했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 시절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송파구 곳곳에서 일어나던 싱크홀 문제를 해명한 적도 있고 한국인 8명의 목숨을 앗아간 페루 헬기 추락사고를 현지에서 수습한 경험도 있다.

김 사장은 그야말로 40년 가까이 건설업계에서 일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전문경영인인 셈이다.

◆ ‘마지막 골든타임’ 강조한 김형, 기업가치 높이기 위해 과감한 판단 내려

김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올해가 바로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누구보다 기업가치 상승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김 사장은 올해 잇따라 과감한 판단을 보였다.

김 사장은 3월 푸르지오를 완전히 새롭게 리뉴얼한 뒤 TV광고를 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푸르지오의 TV광고를 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TV광고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김 사장이 주택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3월 잠비아에서 진행하고 있던 교량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잠비아 정부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발주처와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설 수밖에 시공사 입장에서 이례적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2018년 초 호반건설과 매각협상 중 해외사업에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을 봐 매각작업이 무산된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이 이때 같은 불상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사업에서 더 이상 발주처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30여 명의 임원진과 함께 20만 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모두 10억 원가량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김 사장이 가장 많은 1억 원어치를 샀다. 당시 평균 매입단가는 5100원대 형성됐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주가 부양이 필요한 셈이다.

◆ 대우건설 주가, 남북 이슈 탓만 하기에는 실적 많이 부진해

김 사장이 취임한 2018년 6월11일 대우건설 주가는 6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취임 뒤 1년이 지난 지금은 4천 원 후반과 5천 원 초반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 하락의 모든 원인을 김 사장 탓으로 돌리면 김 사장은 조금 억울할 수 있다. 최근 1년 동안 대다수의 건설주 주가가 크게 빠졌기 때문이다.

건설업종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남북경협주로 묶여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요동쳤다.

그렇다고 김 사장이 주가 하락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 부진에도 실적 후퇴를 방어해 낸 것과 크게 달랐다.

남북경협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여전히 좀처럼 주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 대우건설 주가, 주택사업과 해외플랜트로 반등 노린다

김 사장은 주택사업과 해외플랜트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에서는 하반기 서울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 해외플랜트사업에서는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규모가 1조5천억 원에 이르고 강북 최고 입지라는 상징성도 갖춰 대형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대우건설이 한남3구역을 품으면 시장은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경쟁력을 인정해 줄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현재 해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FEED(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는데 FEED 이후 진행될 EPC(설계·조달·시공)프로젝트 수주도 노리고 있다.

LNG액화플랜트는 플랜트사업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사업을 따내면 사상 처음으로 LNG액화플랜트사업에서 하청이 아닌 원청계약을 맺는 성과를 내 그만큼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증권업계는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사업을 통해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경협 이슈도 여전히 강력한 변수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조차 공식석상에서 “남북 경협이 잘 되면 대우건설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대우걸설 매각을 본격화할 때 대우건설 주가는 얼마 수준에서 형성돼 있을까?

김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을 정부, 산업은행, 투자자들, 인수후보기업 등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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