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물컵 갑횡포' 사건과 관련해 2018년 5월2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진그룹 오너일가 '갑횡포' 논란
조현민이 회의를 하다 광고대행사 팀장에 물을 뿌린 일이 알려지면서 ‘한진그룹 오너일가 갑횡포 사태’의 포문이 열렸다.
매일경제는 2018년 4월12일 조현민이 3월 대한항공 광고대행사와 회의 자리에서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현민이 회의에서 언성을 높이며 물컵을 던져 물이 광고대행사 팀장에 튀었다는 것이다.
조현민이 대한항공의 영국편 광고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광고대행사 팀장이 이에 답변을 못하자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냈다고 매일경제는 전했다.
조현민이 애초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던졌는데 깨지지 않았고 그 뒤 분이 안풀려 물을 뿌렸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광고대행사 익명게시판에 잠시 올라왔다가 지워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씨가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복귀를 하자마자 터진 것이다 보니 후폭풍이 거셌다.
이에 대해 조현민은 2018년 4월12일 페이스북에 “어리석고 경솔하게 행동한 것을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선 안 될 행동을 한 만큼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들에 개별적으로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며 “광고에 관한 애착이 크다보니 배려와 존중의 선을 넘었고 감정을 관리 못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사과하고 해외로 휴가를 떠났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2018년 4월14일 조현민이 대한항공 간부급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 음성파일에서 조현민은 “에이XX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 “니가 뭔데” “아이씨, 이 사람 뭐야” “어휴, 열 받아 진짜” 등 소리를 질렀다.
이 폭언을 녹음한 제보자는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현민이 화를 내면 '또 시작했네'라고 속으로 으레 생각하곤 했다”며 “조현민은 아버지뻘 되는 간부급 직원들에게까지 막말을 해왔는데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기 뜻과 다르면 화를 냈고 욕은 기본이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 하던 행동을 외부업체에서까지 하다 문제가 된 것일 뿐 터질 일이 터졌다는 것이다.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조현민은 2018년 4월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에서 급히 귀국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갑횡포 논란과 관련해 “제가 어리석었고 죄송하다”면서도 “직접 물을 뿌리진 않고 밀치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조현민과 언니인 조현아 당시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2018년 4월22일 한진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2018년 4월23일에는 조현민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자택 운전기사와 가정부, 직원 등에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폭로까지 터졌다.
이명희 이사장이 호텔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폭행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는 이명희 이사장이 공사장 직원들을 세워둔 채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고 발길질을 하다가 여성직원을 잡아채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의 제보자는 “이 이사장이 2014년 5월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고 말했다.
| ▲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018년 5월1일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현민 갑횡포와 밀수입 관련 검찰 수사
조현민은 갑횡포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018년 5월11일 조현민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물벼락 사건’ 당시 회의가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조현민의 폭언과 폭행으로 15분 만에 종료된 만큼 광고대행사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바라봤다.다만 피해자 2명이 조현민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경찰에 전달해 폭행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이 5월4일 신청한 조현민의 구속영장 역시 검찰은 “폭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돌려보냈다.
검찰은 2018년 10월 조현민을 특수폭행·업무방해 혐의는 ‘혐의 없음’,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사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조현민의 갑횡포는 2018년 4월20일 관세청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명품 밀반입 등을 두고 조사에 착수할 조짐을 보이면서 관세 포탈과 밀수 의혹으로도 확대됐지만 결국 조현민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8년 4월24일 관세청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탈세와 밀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카카오톡에 ‘인천세관이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익명의 제보방을 만들고 직접 증거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제보자들이 사내 보복 등을 우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 제보방에서 2018년 5월2일 대한항공 외국지점에서 근무하던 전직 직원 A씨는 조현민과 조현아 전 사장 자매의 밀수입 의혹을 뒷받침할 녹취파일 2개, 밀수입에 사용할 가방을 보낸 날짜목록이 담긴 사진파일을 공개했다.
A씨는 “조현민 자매의 밀수를 9년 동안 담당했다”며 “이들에게 일주일에 평균 2~3번, 러기지(여행용 가방) 큰 것과 중간 사이즈 하나씩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조현민 자매가 물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외국 지점에서 이 물품들을 상자에 담아 공항 여객 사무실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밀수입 물품으로는 과자와 초콜릿, 명품으로 추정되는 가방 등이 있었으며 엑스레이 통관 없이 밀수로 진행됐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A씨가 (밀수품을) 여객지점에서 공항까지 전달하면 나는 도착한 짐을 비행기에 넣는 역할을 맡았다”며 “이 물건들은 가구회사 로고가 많았고 백화점, 나이키, 아디다스 등 로고를 봤다”고 말했다.
밀수입 사실이 문제될까봐 조현민 자매가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직원들의 대화도 공개됐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직원들은 “증거인멸 함부로 해도 돼?” “시킨 거야” 등의 대화를 나눴다.
B씨는 “대한항공 해외지점 매니저 가운데 한 명이 조현민 자매와 관련한 이메일 등 증거를 지우라고 지시했다”며 “담당자들이 실제로 관련 이메일을 지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제보된 내용을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의 해당 해외지점 등에서 오래 일한 직원 가운데 최근 퇴사한 직원은 없다”며 “제보자가 진짜 해외지점의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고 주장의 진실성 또한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해서도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2018년 5월21일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밀수 등에 관여한 혐의로 대한항공 협력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이 업체는 대한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면서 창고에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물품을 보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이 업체 창고에 보관된 2.5톤 트럭 한 대 분량의 물품을 압수해 밀수 여부를 조사한 뒤 2018년 12월 조현민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을 밀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2019년 2월1일 이명희 전 잉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밀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같은 혐의를 받은 조현민은 밀수품으로 특정된 반지와 팔찌가 국내에 반입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 ▲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2011년 12월2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 리셉션홀에서 한국 e스포츠협회 주최로 열린 '2011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논란
갑횡포 사건을 계기로 조현민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 문제도 불거지며 진에어가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게 됐다.
조현민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진에어 등기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항공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거나 항공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면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다.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심사할 때 등기임원에 외국인이 있으면 결격 사유로 보고 있다.
조현민은 1984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성년이 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이다. 진에어 법인 등기부등본에도 그는 ‘미합중국인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로 등재돼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면허취소의 파장을 고려해 진에어의 신규 항공기 등록과 신규노선 취항을 제한하는 제재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2018년 8월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불법 등기이사 논란을 빚은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면허 취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면허를 취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보다 면허 취소에 따른 노동자 고용 불안정, 예약객 불편, 소액주주 및 관련업계 피해 등 사회경제적으로 유발될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해 경영행태를 정상화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국토교통부는 제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2019년 3월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모두 이행했다”며 국토교통부에 제재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는 2019년 7월 기준 여전히 진에어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진에어 승무원 유니폼 논란
2012년 3월 조현민은 김도균 트래블메이트 대표가 진에어 유니폼을 문제삼자 트위터에서 적극 대응했다.
김도균 대표는 트위터에 “ 진에어 승무원의 상의 유니폼이 조금 짧은 것 같아 민망하다. 승무원이 고객들의 짐을 올려줄 때 보면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너무 여승무원들을 외모 위주로 뽑는 것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조현민은 글을 지워달라며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기본적 에티켓이 있다. 명예훼손 감”이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