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최태원, 스타트업에게 속도로 대기업 압도를 조언하다

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 2019-06-28 18:07:4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연 ‘제13기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으로 이날 행사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깜짝등장’해 대담자로 나서 행사장을 가득 메운 2700여 명의 시선을 받았다.  
 
최 회장은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와 디지털 전환 기술의 도입과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이 지닌 사회적 가치,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관계, 스타트업 투자 및 규제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 회장은 전통적 굴뚝산업에 디지털 전환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에 관한 고민을 전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기술과 트렌드는 무엇인가”라는 이한주 대표의 질문에 최 회장은  “SK 경영진과 가진 내부포럼에서 경영진의 90%가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도입하려면 전통적 굴뚝산업에서 통용되던 공급자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싱가포르에서 앤서니 탄 그랩(GRAB) 대표와 만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사회적 가치를 들었다.

그랩은 승차공유업체로 동남아시아의 8개국, 500개 도시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탄 대표를 디지털 전환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가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탄 대표는 아버지가 택시 운전기사를 했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승차공유를 통해 사회의 페인포인트(사회적 불편함)를 풀어나가려는 사람이었다”며 “SK그룹 내부 검토에서 투자거절 의견이 나왔지만 탄 대표와 그랩이 추구하는 가치를 믿고 투자했다”고 투자과정을 설명했다.

디지털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최 회장은 “디지털을 통해 측정할 수 없었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며 “SK그룹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물음에는 최 회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상호보완과 경쟁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데이터를 스타트업에 제공해 오픈 이노베이션(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구축할 수 있다”며 “내가 스타트업을 한다면 누가 내 솔루션을 살지 고민하면서 수요 고객과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속도가 최대 강점이라고 조언했다.

대기업은 큰규모, 현금흐름의 유지, 정부규제 등으로 속도가 떨어지는데 반해 스타트업은 혁신의 방향만 잘 잡으면 속도에서 대기업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영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스타트업에게 속도로 대기업 압도를 조언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 행사에서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와 대담을 하고 있다. <스파크랩>

박태훈 왓챠 대표와 일화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시장에서 대기업과 경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가) 대기업이 들어와도 속도 차이가 커서 무섭지 않다고 해 포럼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다”며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와 정부규제에 관한 생각도 내놓았다.

최 회장은 “대기업이 20% 이상 투자한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계열사가 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야한다”며 “(규제)법안을 입안하신 분들도 뜻이 있어 법을 만들었겠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장애물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자체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성공을 기원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2015년 스타트업 쏘카에 투자했고 2018년 SK 오픈콜센터를 열어 스타트업 육성을 하고 있다.

이 날도 최 회장은 청와대 비공개 오찬에서 사우디 왕세자와 만난 뒤 행사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와 시카고대학교 동문으로 2018년 6월 열린 스파크랩 시카고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여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

인기기사

SK그룹 사업재편 서두른다, 최태원 ‘해현경장’으로 ASBB 미래사업 승부 나병현 기자
현대차증권 “전고체 배터리 2028년 본격 확대, 삼성SDI 양산경쟁 앞서” 류근영 기자
TSMC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잭팟', 인텔의 모빌아이 ADAS 신제품 수주 김용원 기자
첨단 파운드리 필수 '하이NA EUV' 경쟁 개막, 삼성전자 TSMC 인텔 각축전 김용원 기자
현대건설·GS건설·삼성E&A 사우디 자푸라 수주 정조준, 가스전 싹쓸이 기대 류수재 기자
쿠팡 '멤버십 가입비 인상' 무서운 진짜 이유, 김범석 플라이휠 전략 '순풍에 돛' 남희헌 기자
엘앤에프 양극재 대형 수요처 다변화 성과, 최수안 밸류체인 확장 본격 시동 류근영 기자
화웨이 새 스마트폰 출시에 미국정부도 '촉각', 반도체 기술 발전 성과가 관건 김용원 기자
KB증권 "한화에어로 목표주가 상향, K9 자주포 루마니아 수출계약 임박" 이사무엘 기자
미국 반도체 보조금 '대형 발표' 남았다, 마이크론 메모리 투자 보조금 주목 김용원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