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양승동, KBS 산불방송 소홀로 공영성 강화 다짐 '머쓱'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4-10 12: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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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양승동, KBS 산불방송 소홀로 공영성 강화 다짐 '머쓱'
▲ 양승동 KBS 사장.
“재난방송 주관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식에서 국민을 위한 KBS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지 꼭 1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받았다.

양 사장은 취임사에서 "공영방송 KBS의 유일한 주인인 국민을 위해서 새로운 KBS를 만들겠다"며 공영성 강화를 내걸었는데 곤혹스럽게 됐다. 문 대통령까지 쓴소리를 한 이상 대책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10일 KBS 등에 따르면 양 사장은 2018년 4월9일 고대영 전 KBS 사장의 잔여임기를 이어받아 사장으로 처음 취임했는데 1년 만에 재난방송 대처 미흡으로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는 강원도 산불이 발생한 4일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가 발령된 이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특보를 방송했다. 그나마도 12분 동안 진행하고 정규방송을 다시 진행하다가 20분 후에 다시 특보를 내보냈다.

공교롭게도 당시 정규방송이 편파 논란에도 양 사장이 힘을 실었던 시사예능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었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KBS 특위 연석회의에서 “재난 주관방송사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재난 주관방송사 역할을 포기하고 정권 편파방송에 집중했다”며 “양 사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유한국당 KBS 특위 의원들이 KBS를 항의 방문해 양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양 사장이 거절해 정필모 부사장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KBS내 보수성향 노조인 KBS공영노조 역시 8일 성명을 통해 “보도 참사에 책임을 지고 양승동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KBS공영노조는 이전부터 양승동 사장과 대립각을 세워왔기에 이들의 비판은 흘려들을 수 있다. 그러나 양 사장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까지 KBS의 실책을 지적하고 있는 점은 양 사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방통위와 방송사가 노력해 재난방송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재난방송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5일 KBS를 방문해 재난방송 상황을 점검하고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책임감 있게 역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결정적인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에게 재난방송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방송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에게 상황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주고 행동요령을 상세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2월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양승동 사장의 임명안을 재가하며 신뢰를 보였다. 그렇기에 문 대통령의 쓴소리는 양 사장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자유한국당마저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래간만에 대통령이 정확한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12월 사장으로 연임할 때도 “앞으로 임기 동안 진정한 공영방송 KBS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재난방송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장은 1961년 생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고려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KBS 공채 16기 PD로 입사해 ‘세계는 지금’ ‘추적60분’ ‘역사스페셜’ 등을 연출했다.

KBS PD협회장, 제21대 한국PD연합회 회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반대투쟁을 하다 징계를 받고 비제작부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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