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과 과제
문희상은 다당체제로 이뤄진 20대 국회를 이끌어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각종 민생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문희상은 2019년 1월3일 “선제적으로 민생입법에 매진하는 국회가 되도록 혼신의 힘 다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문희상은 여야 협치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희상은 원내대표 정례회동, 당대표 정례회동 등을 주재하면서 협치를 고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법안을 심사할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를 복수화하고 2주에 한번 개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입법기능 활성화를 도모한다.
선거제도 개편 합의도 이끌어 내야 한다. 문희상은 선거가 없는 2019년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등을 이뤄낼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국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2019년 1월20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역구와 비례의원 비율, 의원 정수 등을 놓고 시각 차이가 커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은 선거제도 개편의 대원칙은 득표율에 비례한 의석이라고 전제해 이러한 틀 안에서 합의를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를 향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과제다. 문희상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고 의원 해외출장의 사전 심사와 사후 보고를 강화하는 등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11월 리얼미터의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국회는 고작 1.8%의 신뢰도로 최하위를 보였다. 대통령(21.3%)과 시민단체(10.9%)는 물론 경찰(2.7%), 검찰(2.0%)에 모두 뒤졌다.
문희상은 2019년 1월2일 시무식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국회가 아니다"라며 “금년에는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평가
| ▲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 정세균 전 의장(오른쪽),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018년 12월7일 국회에서 열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에서 산타모자를 쓰고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온건하고 합리적 성향을 갖추고 있다. 정치권의 대표적 의회주의자이자 개헌론자이기도 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에 입문해 현역 정치인 중 얼마 남지 않은 동교동계에 속한다. 동시에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 친노계의 큰형으로도 여겨진다.
문희상은 197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서 김 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서점을 운영하면서 여러 통일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류하다가 김 전 대통령까지 알게 됐다. 문희상은 김 전 대통령을 정치 스승으로 꼽는다.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명이 있다. 뛰어난 지략가인데 겉모습은 장수처럼 우락부락한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외모만 보면 자유한국당”이라는 말도 듣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본 특사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인들은 SNS에서 “한국 도깨비가 왔다, 한국에도 야쿠자가 있다”는 등 외모를 놓고 여러 평가를 내놓았다.
문희상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 공식석상에서 외모를 소재로 한 유머를 자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시절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문희상의 역량을 추켜세우자 “역량보다는 내가 비대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후보에 당선된 뒤에는 “애초에 얼굴 큰 사람 뽑자,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 뽑자 했으면 걱정을 덜 했을 것이다. 쓸데없이 얼굴만 큰, 부덕하고 불민하기 짝이 없는 이 사람을 뽑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로급 다선 의원 가운데 지역구를 옮기지 않은 몇 안 되는 의원이다. 한 지역구 최다선으로 보면 현역 최다선인 8선의 서청원 의원, 7선 김무성 의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의정부에서 대대로 살아온 지역 유지 집안으로 지역 주민들의 뿌리 깊은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종교는 천주교다. 세례명은 ‘바오로’다. 불교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민주화운동을 하다 투옥돼 서인석 신부를 만나 영세를 받았다. 서 신부의 세례명도 바오로였다. 감옥에서 물이 있는 유일한 곳이 화장실이라 똥물로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취미는 서예다. 1985년 만들어진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서예모임 ‘국회 서도회’에 2005년부터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영특한 모범생이었다. 양주국민학교 시절 6년 연속 개근과 6년 연속 반장을 했다. 경복중고 시절에는 1년 동안 평균 97점을 받기도 했다. 초중고 3개 과정에서 연속으로 학생회장을 지냈다.
대학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나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임용에 탈락했고 보안사 사찰대상 384번으로 사찰을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취업이 원활치 않아 사업을 하게 됐다.
호는 정흥(正興). 개명 전 이름이 문정흥이었다. 1973년 군 제대 후 장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원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생각해 개명을 결정했다. 어머니가 당대 저명한 작명가 김봉수씨를 찾아가 재벌이 될 수 있는 이름이라며 희상을 받아왔다고 한다.
정치인이 된 후에는 서예가 청암 고강 선생이 태산같이 백성을 사랑하라는 뜻에서 ‘산민’이라는 호를 지어줬다.
의정부시 최초의 대형 서점이자 의정부의 명소인 숭문당의 창업주다. 문희상은 임금이 신하들과 정사와 학문을 논하던 창경궁의 건물에서 이름을 따와 1973년 숭문당을 설립했다.
문희상은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밤낮없이 서점에서 일한 결과 10년 동안 10억 원을 버는 게 목표였는데 7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서점에서 번 돈은 정치 입문 후 세무조사 등 탄압을 받아 대부분 날렸다고 한다.
2018년 11월에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연 2018 서점의날 기념식에서 전국 서점 경영주들이 뽑은 자랑스러운 서점인 상을 받았다.
문희상은 비서실장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선임에 반대했다. 그는 “사슴 같은 눈망울을 지닌 백면서생이 맡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문희상의 매제인 이상업 치안정감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거론되자 “비서실장 매제가 경찰청장이 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반대했다. 문희상은 내심 불편했지만 마땅히 대꾸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문희상은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는 깨끗해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산다”며 “고구마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미스터 도덕이라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놓고는 “문 후보가 휴머니스트라면 안 후보는 인텔리”라며 “요즘 깡이 많이 생겼지만 아직 학습하는 단계에 있어 새정치를 하는 건지 아마추어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통령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희상은 “보수당에서 드물게 자질과 역량을 고루 갖춘 정치인”이라면서도 “지금은 그의 시대가 아니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