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실적을 통해 권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에 기존 회계기준으로 영업이익이 2017년 1분기보다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는 영업이익이 4.3% 늘었고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12.4% 줄었다.
권 부회장의 전략이 LG유플러스 실적 성장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2015년 말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아 “IPTV에서는 1등을 해 보겠다”며 미디어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미 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사업보다는 잠재력이 있는 미디어사업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유료방송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고 이는 가파른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2017년 8월 구글과 협력해 ‘유튜브키즈’를 도입하는 등 어린이 콘텐츠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가입자 유치에 주효했다.
권 부회장은 최근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로부터 이통3사 CEO 가운데 가장 높은 경영점수를 받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100점 만점에 60점을 받아 55점의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43점의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을 앞섰다.
권 부회장은 이런 여세를 몰아 5G 시대에 LG유플러스의 만년 꼴찌 탈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5G가 상용화되면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올해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MWC2018)에서 “5G는 LG유플러스가 3등을 벗어날 수 있는 굉장한 기회”라며 “3등을 벗어나기 위해 환경변화가 있을 때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5G 시대를 앞두고 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5G 준비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보안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가장 먼저 공식화했다.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도 경쟁사 제품보다 약 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 장비를 굳이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LTE 때도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던 만큼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했을 때 호환성 등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권 부회장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략은 5G 주파수 확보에서도 드러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5G 주파수 3.5GHz 대역에서 80MHz 폭을 확보했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MHz 폭을 확보한 것과 달리 최소한의 대역만 차지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LG유플러스가 5G를 놓고 SK텔레콤이나 KT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자금력이나 가입자 규모 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재무에 정통한 권 부회장은 5G 구축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 등이 오래전부터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겠다”며 홍보에 열을 올린 것과 달리 LG유플러스가 5G 홍보에 잠잠했던 것도 ‘실리’에 초점을 맞추자는 권 부회장의 경영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단순히 주파수량이나 속도경쟁 중심의 5G 마케팅을 지양하겠다”며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해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