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5년까지는 내연기관차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중심으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제품군을 강화한다.

2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인 ‘스마트 스트림’ 제품군을 2022년까지 디젤엔진 10종, 가솔린엔진 6종, 변속기 6종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부터 바퀴까지 이르는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다. 
 
현대차, 2025년까지는 내연기관차로 '쭉' 달린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카스쿱, 모터트렌드 등 외국 자동차매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4~25일 진행된 ‘2017 현대기아 국제 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서 스마트 스트림을 소개하면서 2025년까지 내연기관차가 친환경차보다 강력한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엔진과 변속기부문에서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5년 동안의 개발 끝에 스마트 스트림을 선보였다. 앞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스마트 스트림 엔진 2종을 선공개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고 있지만 스마트 스트림을 내놓으면서 한동안 내연기관차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볼보는 주요 완성차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했다. 2019년부터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장착한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7월에 발표한 것이다. 

볼보가 파격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폴크스바겐, 벤츠 등 독일 완성차회사들은 디젤 게이트 논란에도 내연기관차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뜻을 밝혔다.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는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디젤엔진 등 내연기관차는 전기차로 가는 징검다리”라며 “그때까지 투자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내연기관차를 판매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끊임없이 엔진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터 제체 다임러그룹 회장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디젤 게이트로) 신뢰를 잃어 유감스럽다”면서도 “벤츠는 디젤엔진 효율화와 전기차 확대 전략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독일 완성차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 정부가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잇달아 밝히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이 제도에 대응하는 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인 2025년부터, 독일은 2030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에 이어 중국, 인도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처럼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소극적 나라도 적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와 테슬라의 등장으로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멸종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내연기관차도 친환경성과 고효율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면서 생존방식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