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떨어져 투자자들에 저가매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권사 관측이 나온다. 반면 아직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고개를 든다. 애플 소매판매점 '애플스토어' 내부 사진.
현재 주가가 저평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관측이 제시되는 반면 여전히 관세 면제와 관련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의견도 나와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의 가파른 주가 하락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회사의 대응 능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전 세계를 겨냥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이 생산되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에 모두 고율 수입관세를 책정했다.
애플 주가는 4거래일 동안 23%에 이르는 하락폭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7700억 달러(약 1141조 원)이 증발한 셈이다.
투자기관 아메리프라이즈는 “애플이 아이폰 판매가를 인상해 수요에 타격을 감수하기도, 관세를 받아들여 수익성 악화를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응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율을 103%까지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하며 애플 실적 및 주가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현재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에서 판매되는 만큼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공산이 크다.
아메리프라이즈는 애플이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나 인상 등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애플 주가가 상승하는 일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웨드부시도 애플이 트럼프 1기 정부 때처럼 관세 면제를 약속받지 못한다면 ‘아마겟돈’ 수준의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반면 애플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투자자들이 저가매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 주가가 역사적으로 손꼽힐 만한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며 10년 만에 가장 저평가됐다”며 “이는 강력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 주가가 앞으로 1년에 걸쳐 40%에 이르는 상승폭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아미에셋매니지먼트도 “애플 주가에 거품이 꺼진 만큼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며 “불확실성이 아직 자리잡고 있지만 주가 하락폭을 고려한다면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결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애플 주가에 분명한 변수로 남아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 변화에 당분간 주목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만약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다면 애플 주가는 다시 고평가 상태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기관 윈슬로캐피털은 “5월1일로 예정된 애플 콘퍼런스콜을 기점으로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이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애플뿐 아니라 기술주 전반의 분위기가 비관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