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메타버스 관련 사업부의 막대한 누적 손실에도 중장기 성장성을 자신하며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메타버스 사업에서 현재까지 580억 달러(약 79조9천억 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R글라스를 비롯한 차세대 신사업의 성공을 자신하며 여전히 투자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30일(현지시각) 메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리얼리티랩스는 지난 분기에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을 포함한 여러 업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가 출시한 레이밴 스마트글라스를 예시로 들며 사진과 영상 촬영, 음악 감상, 통화뿐 아니라 메타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도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레이밴과 메타가 협업해 선보인 스마트글라스는 선글라스 형태 웨어러블 기기다.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를 탑재해 여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 스마트글라스가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거나 사용자 음성 명령을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능이 지원된다.
저커버그는 이를 기반으로 최근 개발자회의에서 시제품으로 선보인 완전한 증강현실 글라스 ‘오라이언’을 중요한 새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스마트글라스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더해 사용자에 시각 정보까지 제공하는 기기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저커버그는 콘퍼런스콜에서 “오라이언 개발에 이미 10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며 “차세대 주요 컴퓨팅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기기 출시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강현실 신사업에 저커버그의 비전이 실현되기까지는 비용 부담이 크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 리얼리티랩스는 3분기 44억 달러(약 6조1천억 원) 손실을 냈다.
▲ 메타 증강현실 글라스 '오라이언' 시제품. |
2020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4년 동안 리얼리티랩스의 누적 손실은 580억 달러에 이른다. 더구나 해마다 연간 손실폭이 계속 불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강현실 기기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에 들이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VR 헤드셋 ‘퀘스트’와 관련 앱 판매 이외에는 실적에 포함되는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리얼리티랩스 손실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관련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가 꾸준히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메타는 막대한 손실에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서 여전히 큰 기회를 보고 있다며 여전히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트루이스트증권 연구원은 메타 콘퍼런스콜에서 “리얼리티랩스 적자 지속은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며 “손실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수잔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손실 예상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리얼리티랩스에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변했다.
중장기 전략 측면에서 리얼리티랩스가 매우 중요한 사업에 해당하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방침도 내놨다.
결국 메타가 증강현실을 비롯한 신사업에서 확실한 성장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실적과 주가에 계속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저커버그는 증강현실 사업이 놓치기는 너무 아쉬운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나친 투자 부담이 메타를 나락으로 이끌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