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제철이 철강 시황 둔화에 속 올해 들어 분기별로 영업이익률 1% 안팎의 저수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전방위 행보에 나선 가운데 전기차용·저탄소 강판 등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6243억 원, 영업이익 515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2023년 3분기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77.5% 줄었다.
회사는 3분기 부동산 경기위축에 따른 건설 수요 축소,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274억 원과 비교해 80%나 급감했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제철의 철강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건설이 주요 전방산업인 봉형강류가 29.1%, 자동차와 조선, 가전용에 쓰이는 판재류가 62.3%를 차지했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2011~2020년 평균 1천만 톤을 넘어섰던 올해 철근 수요는 700만 톤대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은 이런 시장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지내다 작년 연말 현대제철 대표에 오른 서 사장은 취임 직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를 경영 목표로 정하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부가 철강소재 개발과 원가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내내 건설 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수익이 후퇴하자, 수익성 위주 최적 생산 전략 일환으로 철근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추는 등 강도 높은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 7월 정부에 반덤핑 제소장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승소 가능성을 높게 봤다.
회사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는 사전조율 등 준비를 많이 한 상태에서 제기한 것이라 승소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후판 이외에 열연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심각성 정도를 따지고 있고,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덤핑 관세와 관련해) 중국산 후판의 40% 이상을 문제가 있다고 제소했고, 고율의 덤핑이 부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론 예년보다 큰 폭의 원가 절감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올해 실적 부진이 근본적으로 철강 시황 악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시황 반등 시점까지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흑자로 돌아섰지만, 분기별로 1% 안팎의 영업이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 사장은 고부가 차 강판 판매 확대를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이달부터 8250만 달러(약 1140억 원)를 투입해 건설한 미국 전기차공장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의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으로의 전기차용 강판 공급을 주 목적으로 지어졌다. 미국 앨리배마 공장에 이은 두 번째 현지 SSC다.
신설 조지아 SSC는 연간 생산능력 12만 톤의 슬리터 1기와 800만 매의 블랭킹 2기 등의 설비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HMGMA가 연간 전기차 30만 대 생산 규모로 건설돼 SSC 역시 30만 대 기준 설비를 갖췄다"며 "앞으로 HMGMA 생산능력이 60만 대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어 확장성을 고려해 부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현대차그룹 밖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조지아 SSC 역시 계열사 밖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강판 공급을 추진한다.
회사는 올해 탄소저감 자동차 강판과 전기차용 신강종 개발 등 자동차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상 차 강판 판매 비중을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한 21%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과 인도 등에서는 현지 상황에 맞춘 자동차 강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해 탄소저감 강판의 판매 기반 구축에 나섰다. CBAM은 2026년부터 유럽연합(EU)으로 수출되는 제품이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에 상응하는 만큼 유럽연합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 체코 자동차 부품사 타웨스코, 이탈리아 자동차 강판 전문 가공 업체 에우시더와 유럽 고객사에 탄소저감 강판을 판매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에 철강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국내 충남 당진제철소에 저탄소 강판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설비는 기존 고로(용광로)에서 생산하던 차 강판에 전기로와 복합 생산체제를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품질을 고로 생산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현재 안정적 품질을 확보하고 효율적 양산 체제를 조기에 갖추기 위한 시제품 생산을 진행 중이며, 2026년이면 저탄소강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에선 서북부 지역 푸네에 내년 3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신규 SSC를 건설중이다.
현대차는 작년 제너럴모터스(GM)으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 공장을 인수한 뒤 20만 대 이상 생산능력을 목표로 설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푸네 SSC가 완공되면 약 23만 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철강 시황 악화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진 않겠다"고 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곳에 투자역량을 집중할 것라며 "전기로와 고로가 혼합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저탄소 자동차용 철강제품 생산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전방위 행보에 나선 가운데 전기차용·저탄소 강판 등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6243억 원, 영업이익 515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2023년 3분기보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77.5% 줄었다.
회사는 3분기 부동산 경기위축에 따른 건설 수요 축소,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274억 원과 비교해 80%나 급감했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제철의 철강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건설이 주요 전방산업인 봉형강류가 29.1%, 자동차와 조선, 가전용에 쓰이는 판재류가 62.3%를 차지했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2011~2020년 평균 1천만 톤을 넘어섰던 올해 철근 수요는 700만 톤대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은 이런 시장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지내다 작년 연말 현대제철 대표에 오른 서 사장은 취임 직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를 경영 목표로 정하고,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부가 철강소재 개발과 원가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내내 건설 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수익이 후퇴하자, 수익성 위주 최적 생산 전략 일환으로 철근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추는 등 강도 높은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 7월 정부에 반덤핑 제소장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승소 가능성을 높게 봤다.
회사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는 사전조율 등 준비를 많이 한 상태에서 제기한 것이라 승소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후판 이외에 열연 등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심각성 정도를 따지고 있고,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덤핑 관세와 관련해) 중국산 후판의 40% 이상을 문제가 있다고 제소했고, 고율의 덤핑이 부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론 예년보다 큰 폭의 원가 절감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올해 실적 부진이 근본적으로 철강 시황 악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시황 반등 시점까지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흑자로 돌아섰지만, 분기별로 1% 안팎의 영업이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 사장은 고부가 차 강판 판매 확대를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이달부터 8250만 달러(약 1140억 원)를 투입해 건설한 미국 전기차공장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의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으로의 전기차용 강판 공급을 주 목적으로 지어졌다. 미국 앨리배마 공장에 이은 두 번째 현지 SSC다.
신설 조지아 SSC는 연간 생산능력 12만 톤의 슬리터 1기와 800만 매의 블랭킹 2기 등의 설비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HMGMA가 연간 전기차 30만 대 생산 규모로 건설돼 SSC 역시 30만 대 기준 설비를 갖췄다"며 "앞으로 HMGMA 생산능력이 60만 대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어 확장성을 고려해 부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현대차그룹 밖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 현대제철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공장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 예상 조감도. <현대제철>
회사는 올해 탄소저감 자동차 강판과 전기차용 신강종 개발 등 자동차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상 차 강판 판매 비중을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한 21%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과 인도 등에서는 현지 상황에 맞춘 자동차 강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해 탄소저감 강판의 판매 기반 구축에 나섰다. CBAM은 2026년부터 유럽연합(EU)으로 수출되는 제품이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에 상응하는 만큼 유럽연합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 체코 자동차 부품사 타웨스코, 이탈리아 자동차 강판 전문 가공 업체 에우시더와 유럽 고객사에 탄소저감 강판을 판매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에 철강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국내 충남 당진제철소에 저탄소 강판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설비는 기존 고로(용광로)에서 생산하던 차 강판에 전기로와 복합 생산체제를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품질을 고로 생산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현재 안정적 품질을 확보하고 효율적 양산 체제를 조기에 갖추기 위한 시제품 생산을 진행 중이며, 2026년이면 저탄소강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에선 서북부 지역 푸네에 내년 3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신규 SSC를 건설중이다.
현대차는 작년 제너럴모터스(GM)으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 공장을 인수한 뒤 20만 대 이상 생산능력을 목표로 설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푸네 SSC가 완공되면 약 23만 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철강 시황 악화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진 않겠다"고 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곳에 투자역량을 집중할 것라며 "전기로와 고로가 혼합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저탄소 자동차용 철강제품 생산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