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글 반도체 위탁생산 TSMC에 뺏기나, 설계 협력도 중단 가능성

▲ 구글이 자체 설계 모바일 프로세서 '텐서' 시리즈 위탁생산을 삼성전자 대신 TSMC 3나노 2세대 파운드리 공정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글이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탑재하는 모바일 프로세서 위탁생산 업체를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전자에서 TSMC로 변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구글과 프로세서 설계 및 생산 과정에서 모두 긴밀히 협력해 왔는데 이러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IT전문지 WCCF테크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삼성전자와 ‘텐서’ 프로세서 협력을 중단하고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에 자체 설계기술을 활용한 텐서 프로세서를 탑재한다. 최근 출시된 픽셀8 시리즈에도 텐서 G3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WCCF테크는 “텐서 G3은 시장 경쟁에서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았다”며 “애플이나 퀄컴과 맞서려면 온전히 자체 설계기술 활용을 추진하는 일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현재 텐서 프로세서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모두 삼성전자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텐서 G3의 구동 성능이 애플과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픽셀8 시리즈 판매에도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CCF테크는 유명 팁스터(정보 유출자) Revegnus의 분석을 인용해 내년 출시될 텐서 G4 프로세서 역시 큰 폭의 성능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Revegnus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와 관련해 유출한 정보가 모두 실제로 출시된 제품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며 IT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팁스터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구글은 텐서 G5 프로세서에 TSMC 3나노 2세대(N3E)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며 “G4 프로세서 역시 삼성전자 대신 TSMC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2025년 공개할 텐서 G5부터 삼성전자와 반도체 설계 협력을 중단하고 온전히 자체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연히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해야 할 이유가 줄어든 만큼 모바일 업계에서 더 널리 쓰이고 있는 TSMC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TSMC의 3나노 2세대 공정은 내년 출시되는 퀄컴과 미디어텍의 최신 프로세서 위탁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다.

구글이 텐서 프로세서를 자체적으로 설계해 TSMC의 3나노 2세대 미세공정으로 생산한다면 이들 경쟁사와 성능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 구글 반도체 위탁생산 TSMC에 뺏기나, 설계 협력도 중단 가능성

▲ 구글 '텐서' 홍보용 이미지. <구글>

TSMC는 현재 3나노 초기 공정을 애플 아이폰15 프로에 쓰이는 'A17프로' 프로세서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양산을 앞두고 있는 2세대 공정은 파운드리 단가가 낮아지고 생산 수율은 높아져 더 많은 고객사의 반도체 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나오는 예상대로라면 구글도 TSMC의 새 고객사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형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는 데 다소 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과 같이 영향력이 큰 기업과 파운드리 협력을 중단하는 것은 TSMC와 경쟁에서 타격으로 돌아오게 될 공산이 크다.

특히 기존 주요 고객사 물량을 TSMC에 빼앗기는 사례는 다른 고객사들이 파운드리 협력사를 선정하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

다만 구글의 텐서 G5 프로세서 자체 설계가 아직 초기 단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실제로 상용화에 성공해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게 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구글이 자체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프로세서 설계 역량을 확보하지 못 한다면 삼성전자와 반도체 설계 및 생산에 협력을 중단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구글이 당초 텐서 프로세서를 온전히 자체 기술로 설계하는 시점을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늦춘 점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Revegnus 역시 구글이 텐서 G4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기는 대신 삼성전자와 내년까지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TSMC와 마찬가지로 3나노 2세대 파운드리 미세공정 도입에 속도를 내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서도 삼성전자는 “3나노 2세대 공정을 본격 양산해 경쟁사와 격차 축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새 파운드리 공정기술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용원 기자
 
삼성전자 구글 반도체 위탁생산 TSMC에 뺏기나, 설계 협력도 중단 가능성

▲ TSMC가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제18 파운드리공장. < TS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