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기가 얼어붙으며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이며 성장성을 입증한 곳이 있다. 바로 인튜이티브서지컬이란 의료로봇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식 시가총액은 110조 원 정도다. 현대차가 35조 원 정도란 점을 떠올리면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가늠이 된다.
의료로봇 시장의 전망이 얼마나 밝길래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걸까? 한국 의료로봇 기업들도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뜻밖에도 한국은 로봇 밀집도가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절대적 활용도를 따져봐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로봇을 많이 이용한다.
주변에 로봇이 많이 보이진 않지만 제조업에서 활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우리가 떠올리는 로봇의 이미지는 서비스 로봇에 더 가깝지만 아직 산업용 로봇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서비스 로봇의 보급이 아직 적은 만큼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더 성장할 여지는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로봇 가운데 의료로봇은 이미 상용화가 많이 진행돼 있고 앞으로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의료 로봇 시장이 연평균 16.5% 성장해 2025년에 12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BIS리서치는 글로벌 수술용 로봇 시장이 2021년 63억 달러에서 2031년 168억 달러로 연 평균 1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로봇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의료로봇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술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수술하게 되면 시력의 한계, 손가락 크기, 미세한 손 떨림 등의 요인들이 수술의 정확도를 낮출 수 있다. 반면 로봇은 수술 부위를 더 정확하게 찾아내서 최소한의 절개로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로봇이 투입되면 더 많은 수술을 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의 진료와 수술 등도 가능해지므로 효율성도 크게 높아진다.
의료로봇은 점차 고도화되면서 작아지고 정밀해지며 의료로봇의 효과는 더 커지고 있다. 이제는 몸속을 돌아다니는 마이크로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의료로봇의 성장세는 앞에서 언급한 인투이티브서지컬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7억 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이런 점들을 보면 국내 의료로봇 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의료로봇 기업으로는 관절수술 로봇을 만드는 큐렉소, 뇌수술 로봇을 만드는 고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외형이나 시가총액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에 많이 뒤처져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의료로봇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은 더 높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확장성이 제한적인 데다 보수적 의료계 문화 특성상 검증된 외국기업의 로봇을 채택하려 하는 풍조를 고려하면 해외 시장 개척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큐렉소는 수술로봇과 재활로봇 등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의료로봇 기업이다.
2006년 의료로봇 로보닥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로보닥은 자동수술 로봇으로 인공관절 삽입수술에 사용하는 로봇이다. 이후 로보닥의 기술을 고도화한 버전인 티솔루션원도 상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