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거나 가짜뉴스가 퍼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새로운 기능이 도입되거나 단기간에 철회되는 일이 반복되며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트위터가 유료로 시행하는 계정 ‘공식 인증’ 기능을 이용해 유명인을 사칭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현지시각으로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는 앞으로 수 개월 동안 멍청한 짓을 많이 할 것”이라며 “잘 되는 기능은 유지하고 아닌 것은 빼겠다”고 말했다.
트위터에 새 유료 기능이 도입된 뒤 며칠동안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여러 이용자들이 불편과 혼란을 겪은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한 달에 8달러를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계정 공식 인증 기능이 대표적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는 대부분 연예인과 정치인, 유명 저널리스트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계정에 공식 인증 마크를 달아 표시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해당 유명인을 사칭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리는 일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해당 기능을 누구나 월 8달러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연히 유명인이나 기업을 사칭하는 계정이 공식 인증 마크를 달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례가 늘어나며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 유명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닌텐도,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사칭한 계정이 등장했고 심지어 예수나 일론 머스크를 사칭한 계정도 공식 인증 마크를 받았다.
트위터가 공식 인증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할 대책을 세워두지 않은 채 섣불리 새 기능을 도입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칭하는 계정은 공식 인증을 받은 뒤 “이게 바로 일론 머스크의 계획이 잘못된 이유”라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사례가 속출하자 유명인이나 기업을 사칭한 계정이 ‘패러디’라는 점을 밝히지 않으면 정지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하지만 이는 크게 현실성 없는 대책인 데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까지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 왔던 일론 머스크의 태도와 상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위터는 돈을 받고 파는 공식 인증 마크에 이어 실제 유명인에게 별도의 인증 마크를 추가로 부여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그러나 몇 시간만에 해당 기능 도입을 철회했다.
머스크는 이런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 뒤에도 “용감하게 도전하지 않으면 위대한 발전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트위터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광고주들을 의식한 듯 “몇 달 안에 이용자들에 가장 관련성 높은 광고를 보여주도록 하는 일이 우리의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트위터는 여전히 다른 사람이나 기업을 사칭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조치를 도입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지금과 같이 심각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간다면 트위터 이용자들도 플랫폼을 떠날 수밖에 없어 서비스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결국 광고 매출 하락과 직결될 수밖에 없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들인 440억 달러(약 61조 원)의 거금도 결과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남기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전체 임직원의 75%를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대규모 인원 감축을 실시했다가 이를 일부 철회하는 등 회사 운영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지시각으로 8일 진행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나 투표가 조작되었다는 등 내용의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중간선거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가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 확인할 수 있었던 첫 시험대”라며 “결과를 봤을 때는 머스크의 인수 뒤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