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해외플랜트 수주의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은 지난해 플랜트 경력직을 충원하며 플랜트 역량 강화를 위한 내실 다져왔는데 올해부터 플랜트와 해외사업을 본격화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7일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롯데케미칼과 라인 프로젝트의EPC(설계·조달·시공)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과 합작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4조5천억 원이다.
이 석유화학설비는 해마다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PL) 52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 및 기타 하류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같은 롯데그룹 소속의 롯데케미칼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롯데건설에서 수주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DL이앤씨, GS건설 등 국내 대형 EPC사들은 초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동남아시장에 입지를 다질 기회도 되기에 이 사업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은 2021년 4월 삼성엔지니어링과 ‘탄소중립 및 친환경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는데 이는 역량 있는 EPC와 손을 잡겠다는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하지만 하 사장은 지난해 플랜트 역량 강화를 위해 네 차례에 걸쳐 플랜트 경력직 인력을 충원하면서 역량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국내에서 롯데케미칼 플랜트사업을 해왔던 실적을 강조하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강력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수주를 따냈다.
롯데건설은 플랜트 경력 5~7년 이상의 경력자를 모집했고 특히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현장경험을 갖춘 사람을 우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해외플랜트 발주가 축소돼 인력 조정이 있었던 상황에서 역량 있는 경력자들을 대거 흡수한 셈이다.
이에 하 사장은 초대형 프로젝트인 라인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진행시키면서 동남아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해 플랜트와 해외사업 확대라는 목표를 동시에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건설이 공을 들여온 동남아건설시장은 규모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업 아이에이치에스마킷(IHS Markit)은 올해 아시아 건설시장은 7조2339억 달러를 보여 지난해보다 7.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정부는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587억 달러)를, 인도네시아 정부는 4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수도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 등을 세워뒀다.
롯데건설은 2021년 12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베트남에서는 수도 하노이에 대규모 복합몰 ‘롯데몰 하노이’를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개발사인 모던랜드와 협업을 통해 자카르타에 ‘가든시티 뉴이스트2 개발사업’(아파트 3300세대)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해외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신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플랜트 외주대형사업, 해외사업 등 신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건설의 해외 매출 확대 및 수익구조를 다변화기 위해 플랜트사업부문의 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결기준으로 롯데건설의 플랜트사업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2019년 6%, 2020년 13.1%, 2021년 3분기까지 12.1%으로 비교적 높지 않은 수준을 기록해 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라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2년에 양질의 해외수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