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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가 지난해 11월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쿠팡의 혁신과 변화’을 주제로 대규모 채용 및 로켓배송 투자 계획 등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쿠팡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지 못하면 앞으로 1~2년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쿠팡의 현재 유통사업 모델로는 아무리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쿠팡의 새로운 수익모델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온라인마케팅 서비스가 유력하게 꼽힌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쿠팡은 인건비와 물류서비스 관련 비용 증가로 올해에도 5천억~6천억원의 현금유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쿠팡이 현재 여유자금을 1조 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은 길어야 1~2년 동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1338억 원, 영업손실 547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은 2014년(3480억원)과 비교해 225% 증가했지만 적자도 함께 늘어나 2014년(1215억원)보다 4.5배 가까이나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쿠팡의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제로마진 상품의 정책으로 유통마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송서비스 강화 과정에서 증가한 판매관리비(판관비)도 적자폭 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판관비로 6900억 원을 집행해 판관비가 2014년(2800억 원)보다 4천억 원 이상 늘어났다.
이 연구원은 “쿠팡의 현재 유통사업 모델로는 아무리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창출이 불가능하다”며 “인건비와 물류서비스 관련 비용의 증가는 바로 영업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5년 말 현재 현금성자산 6500억 원과 아직 미국 본사에서 송금하지 않은 투자금 4천억 원을 합치면 쿠팡은 약 1조 원대의 투자여력이 있다”며 “증가하고 있는 인건비와 물류비를 고려하면 쿠팡은 2017년이 지나기 전 현금고가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받기 위해선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이 시급하다”며 “만약 추가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쿠팡의 도전’은 단기간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쿠팡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무료인 배송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마존의 프라임서비스를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얘기다.
프라임서비스는 아마존이 배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내놓은 것인데 연 99달러를 받고 무료배송을 해 주는 대신 음악 감상, 영화 관람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프라임서비스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시장규모가 달라 쿠팡이 이런 서비스를 도입해도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약 54조 원이었는데 미국의 352조 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쿠팡 측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검토하고 있는 신규 수익모델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온라인 마케팅서비스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이용자의 구매패턴을 분석한 뒤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알리바바는 2015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60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34억 달러를 이런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로 올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쿠팡이 이용자 빅데이터를 토대로 의미있는 마케팅 서비스 수익을 창출한다면 실적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