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계기로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키즈 콘텐츠 경쟁력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전통적 강자로 여겨진다.
더구나 월트디즈니컴퍼니가 국내에서 그동안 제공하던 모든 아동용 콘텐츠를 앞으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공급하기로 했다.
황 사장으로서는 디즈니플러스의 키즈 콘텐츠를 원하는 다른 유료방송사업자의 고객을 끌어올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11월부터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를 IPTV와 모바일,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를 통해 독점적으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앞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으며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점유율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높아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이번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드라마에 강한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2017년 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2018년 상반기 11.41%에서 2020년 하반기 13.98%로 높아졌다.
황 사장은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통해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대작영화뿐 아니라 충성고객이 많은 키즈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워 가입가 늘리기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저출산시대에 접어들며 부모들이 키즈 콘텐츠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은 한 번 선택한 키즈 콘텐츠를 쉽사리 바꾸지 않아 콘텐츠를 향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콘텐츠를 비롯한 키즈산업의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키즈산업 규모는 2002년 8조 원에서 2017년 40조 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방식의 홈스쿨링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며 놀이와 교육 등 키즈 콘텐츠 이용건수가 늘어났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매달 누리과정에 맞춰 유아교육 전문가가 추천하는 영역별 연령별 놀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누리교실, 동화구연가가 동화 600여 편을 읽어주는 책읽어주는 TV 서비스의 2021년 1~7월 누적 이용 건수는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9~10배가량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6월부터 영유아 전용 콘텐츠채널 U+아이들나라를 중심으로 키즈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누리교실, 책 읽어주는 TV뿐만 아니라 웅진북클럽의 인기 전집을 시청할 수 있는 웅진북클럽TV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 영어구독형 서비스 ‘에그스쿨 킨더가든’을 추가했다. U+아이들나라 4.0로 업데이트하면서 영어 콘텐츠도 크게 강화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어린이 전문채널 '더키즈'도 개국했고 올해 7월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역량을 보유한 드림팩토리스튜디오에 지분투자를 하며 U+아이들나라의 키즈콘텐츠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U+아이들나라는 맘카페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증가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U+아이들나라 출시 이후 서비스를 1번이라도 이용한 고객 수는 2021년 7월까지 누적 5158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기준 U+아이들나라의 누적 이용자 수는 850만 명 수준이었는데 2년 반 만에 6배 가량 늘어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아이들나라 등 키즈 콘텐츠를 통한 가입자 유입으로 해마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기준 LG유플러스와 자회사 LG헬로비전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25.16%로 집계됐다. KT(IPTV·KT스카이라이프·미디어지니 포함)가 35.45%로 1위이고 SK브로드밴드(IPTV·케이블TV 포함)는 24.65%로 3위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시장에선 가입자 3위에 머물러 있으나 유료방송시장에선 더 나은 위상을 지니고 있다.
황 사장은 올해 6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아이들나라사업단을 신규사업추진부문으로 편입시키며 U+아이들나라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황 사장은 같은 달 기자간담회에서도 “U+아이들나라 등을 플랫폼화하고 핵심 콘텐츠를 늘려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