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생활금융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 행장은 유통 대표업들과 협력을 늘리고 있는데 은행 접근성을 높이면서 소비 관련 데이터 확보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온오프라인 생활금융 확대, 박성호 유통기업과 동맹 적극적

박성호 하나은행장.


6일 하나은행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634개, 자동화기기(ATM)는 3679개로 둘 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다.

가장 오프라인 영업망이 탄탄한 KB국민은행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에 그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행장은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제휴를 선택했다.

3일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혁신점포 구축을 시작으로 CU편의점 내 하나은행 영업점 입점 등 금융 사각지대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 제휴를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CU는 2020년 말 기준으로 1만4923개 매장을 거느린 국내 1위 편의점 브랜드다. 하나은행의 경쟁자인 신한은행이 5월 제휴한 GS25(1만4688개)보다도 매장이 많다. 

하나은행이 영업망을 보유하지 않은 지역에서 CU편의점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U가 제공하는 생활서비스 역시 박 행장이 지향하는 생활금융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 서비스가 2020년 11월 출시한 구독쿠폰서비스다.

월구독료를 내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CU의 구독쿠폰서비스는 전년 대비 이용건수가 190.3% 증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CU 구독쿠폰서비스와 금융상품을 연계한 구독상품을 구상하고 있어 신규고객 유입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이 BGF리테일과 협약을 맺으며 “금융과 생활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해 더욱 많은 손님들에게 종합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의 생활금융서비스 확대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8월 말 롯데쇼핑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근 롯데쇼핑 온라인채널 롯데온에서 ‘아이부자앱’ 소개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의 온라인채널 경쟁력 역시 오프라인처럼 높은 편은 아니다. 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상반기 하나은행 모바일앱 사용자 수는 449만 명으로 KB국민은행(1021만 명), 신한은행(928만 명)은 물론 우리은행(594만 명)에도 뒤진다.

롯데온은 2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13.0% 늘어나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전자상거래시장 공략을 위해 롯데온에 힘을 주고 있다. 하나은행이 롯데온과 협업에서 시너지를 낸다면 부족한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행장은 3월 취임하면서 3대 전략방향 중 첫 번째로 ‘손님 생활 속의 디지털은행’을 제시하며 생활금융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옴니)채널과 협력관계(파트너십) 기반의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BGF리테일 등 외부와 협력을 통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박 행장이 생활금융 플랫폼을 향한 성장전략을  이행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박 행장이 유통분야에서 대표기업들과 손잡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박 행장은 취임 이후 고객과 밀접한 접점이 있으면서 폭넓은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소비자·유통분야로 서비스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소정 전 이베이코리아 전무를 영입해 미래금융본부 부행장으로 선임하고 은행권 최초 라이브커머스TFT 등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금융본부는 5월에는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원더카’서비스를 출시했고 8월에는 업계 최초로 개인이 중고차를 온라인 경매로 사고팔 수 있는 원더카 직거래 경매서비스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이 외에 박 행장은 넷마블과 손잡고 MZ세대를 상대로 공동마케팅에 나서거나 OK캐시백을 운영하는 SK플래닛과 마이데이터 및 디지털신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