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맨드’(On-Demand). 온디맨드는 모바일기기나 PC를 이용해 소비자가 주문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일컫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취임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온디맨드’(On-Demand)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온디맨드는 국내외 최근 유통과 물류업계 최대의 화두이기도 하다. 가격과 상품의 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누가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가장 빨리 가져다 줄 수 있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유통과 물류기업 속도경쟁, 빠른 배송만이 살길  
▲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전자상거래업체와 택배회사들의 속도경쟁이 뜨거워지고 그 방식이 갈수록 진화하는 것도 온디맨드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속도를 지배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1일부터 전국 당일배송인 ‘CJ 더(The) 빠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전 11시 이전까지 물류센터로 입고된 주문 상품을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90% 이상의 지역에 당일 오후까지 배송해주는 것이다.

택배회사들 가운데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당일 배송을 도입한 것은 CJ대한통운이 처음이다.

다른 택배회사들도 배송속도를 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물류허브터미널을 확보해 당일배송뿐 아니라 차별화 전략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 가운데 쿠팡은 이른바 ‘쿠팡맨’으로 불리는 자체 인력을 활용해 24시간 안에 물건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에 나서면서 직접 속도경쟁에 뛰어들었다.

배송속도를 올리려면 대규모 물류센터와 인력확보가 중요하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군포 허브터미널을 당일배송 전담 터미널로 운영하고 택배네트워크와 전담조직도 확대 및 신설했다.

CJ대한통운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빠른 ‘특급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이용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제휴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18년 1조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7천억 달러 수준에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쇼핑 비중은 급성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온리’로 쇼핑의 중심축이 이동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외 유통업계도 유통업 지형도가 급변하는 데 따라 배송속도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아마존이다. 땅덩이가 넓은 미국에서 당일배송은 실현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아마존은 로봇을 활용한 물류센터 자동화 등 획기적인 방법으로 배송속도를 개선했다.

  유통과 물류기업 속도경쟁, 빠른 배송만이 살길  
▲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아마존은 미국 14개 도시에서 고객이 주문한 지 1시간 안에 상품을 배달해 주는 초스피드 서비스인 ‘프라임 나우’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또 배송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온 마이 웨이’라는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아마존의 상품을 직접 배송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드론(소형무인기)을 이용한 배송서비스를 도입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드론을 이용하면 무인배송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상업용 배송드론 전용 비행구역인 ‘드론 존(drone zone)’을 지정하는 구상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구글도 최근 ‘구글 익스프레스’라는 서비스를 도입해 15달러 이상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까지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드론 제조업체 ‘타이탄’을 인수했는데 2017년부터 드론을 이용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배송속도 경쟁은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알리바바도 2020년 안에 중국내 당일 배송이 가능하도록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