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 계획이 하반기부터 시작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지주 주가부양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숙원인 완전 민영화를 통해 경영 자율성을 높이고 투자자 유치를 늘릴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분 17.25%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어 아직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주주로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정부 입김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자유롭기 어려운 셈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 경영에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점이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3일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26.95%다. 신한금융지주(62.78%)와 KB금융지주(64.39%), 하나금융지주(64.27%) 등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투자비율이 낮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와 함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서두르기 위해 2019년 '우리금융지주 매각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부터 매각 절차가 시작됐어야 했다.
정부는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상반기 시행계획을 하반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너무 낮아져 현시점에 매각하면 공적자금을 온전하게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 우호적 매각여건 조성되면 매각작업을 개시하기로 하는 등 하반기에도 우리금융지주 주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손 회장으로서는 완전 민영화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금융지주 주가를 부양해야하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앞서 손 회장은 주가부양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을 올해 들어 세 차례 실시하며 주가 부양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만2300원까지 올라야 된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1만2천 원대를 회복한 적이 없다.
오히려 코로나19에 따른 은행업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6천 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22일 9190원에 장을 마쳐 여전히 공적자금 회수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인수합병 등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체제 전환 이후 비은행계열 인수합병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도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인수합병하려고 했지만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에 집중하기로 하며 인수합병을 미뤄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지 2년 차에 접어들고 있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낮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필요성이 큰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인수합병방안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과 피해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인수합병 계획을 멈춘 것은 아니고 비은행계열사 다각화를 위해 지속해서 인수합병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