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균 아이지넷 대표는 보험상품이 적정한지 진단해주고 이용자의 상황과 요구에 맞도록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상품 추천 플랫폼 ‘마이리얼플랜’을 운영한다.
기존에는 보험설계사가 고객을 만나고 영업하는 방식으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다르게 보험상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자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연령대와 상황에 맞는 보험상품을 추천해준다. 기존에 가입한 상품도 적정한지 진단한다.
시스템을 갖춘 데 더해 실제로 보험계약을 바꾸는 등의 일을 담당하는 ‘마리플래너’도 따로 꾸렸다. 이용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받아보고 해결방법 등을 마리플래너에게 조언받을 수 있다.
마이리얼플랜은 기술과 인적시스템 둘을 다 갖춘 보험상품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마이리얼플랜을 통해 계약한 보험상품의 유지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모두 50억 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와 그의 아들 김지태 부사장(CSO·최고전략책임자)를 비즈니스포스트가 8일 만났다.
▲ 김지태 아이지넷 CSO.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마이리얼플랜이 기존 보험업계와 다른 점은?
“보험상품의 데이터를 전부 수집하고 분석해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존에 가입한 보험상품이 나와 맞는지 진단해볼 수 있고 더 나은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기술기반으로 보험상품을 추천하는 이른바 ‘인슈어테크’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우리가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고안했다”며 “고안한 기술로 만든 ‘보험봇’이 고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보험상품을 찾아준다”고 말했다.
아이지넷은 웹서비스 ‘마이리얼플랜’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제공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보험닥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서비스에 연령대, 성별, 직업이 위험군 정도 등을 기입하면 상황과 맞게 설계된 보험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여러개의 상품을 동시에 추천받아 보장금액을 맞출 수 있고 보험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김 대표는 2~3년에 걸쳐 보험상품 추천시스템을 개발했고 2015년 법인을 설립했다. 2015년부터 웹서비스 ‘마이리얼플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마이리얼플랜은 지금까지 누적 이용자가 20만 명이고 이 가운데 3만 명이 보험상품 문의를 한다. 여기에서 20% 정도가 실제로 보험상품 계약을 새로 한다.
- ‘마리플래너’가 고객 응대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기존 보험설계사와 어떻게 다른가?
“마리플래너들은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를 근거로 영업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보험에 문의를 하고 계약을 원하면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 부사장은 “마리플래너는 정직하고 전문적”이라며 “정직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일하고 있으며 국내 모든 보험상품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보험설계사가 본인이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을 추천하고 영업했지만 마리플래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된 결과를 통해 새로 추천하거나 신규 계약 등을 돕는다.
보험상품을 추천하게 될 때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상품만 추천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상품을 묶어서 보장금액, 보험비용 등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추천하게 된다.
기존 보험상품 가입자들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낮은 편이다. 마이리얼플랜을 통해 가입하면 유지율이 100%에 가깝도록 높게 나타난다. 그 만큼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이 추천됐다는 의미다.
▲ 김창균 아이지넷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앞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올해 안에 2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싶다. 앱 ‘보험닥터’는 올해 1월에 출시해 3개월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내려받기가 2만 회 정도 된다. 이 가운데 직접 문의해 마리플래너와 연결된 고객이 4천 명이 넘는다. 실제로 계약이 다시 이뤄지는 비율은 이 가운데 20% 정도 된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보험업계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소비자는 보험에 잘못 들었다고 생각해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도 많고 억지로 가입하는 느낌 때문에 보험설계사에 실망하고 있는 풍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설계사가 고객 확보부터 보험상품 추천과 계약 성사까지 모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설계사가 하는 일이 너무 많고 이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일어나 소비자들은 제대로 된 보험상품 지식을 얻을 수 없다고 파악했다.
김 부사장은 “기술은 더 사람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사람은 더욱 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결국에 사람을 직접 만나는 접점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에 기술과 인간 둘 다 너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이 사람이 하는 일들을 최대한 할 수 있으며 보험설계사는 전문성과 정직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보험연구소에서는 새로 쏟아져 나오는 보험상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김 대표는 “올해 마리플래너를 100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들은 고객과 최종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마치 좋은 진주알이 있어도 진주를 못 꿰면 소용없는 것처럼 이들이 해야하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창균 대표는 1961년 태어나 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 뒤 IT회사를 창업해 15년 동안 운영했다가 파산한 뒤 아이지넷을 설립했다.
김지태 부사장은 김 대표의 아들이다. 1989년 태어났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한 뒤 아이지넷에 합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