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HBM 시대 열린다, 전영현 삼성전자 온디바이스AI 선점 위한 패키징 정조준
- 인공지능(AI) 메모리 산업에서 핵심 제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서버가 아닌 모바일 기기에도 적용하려는 기술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삼성전자는 D램을 계단식으로 쌓은 뒤 미세한 구리 기둥을 세워 데이터 통로를 늘리는 방식으로 모바일용 HBM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2028년 이를 상용화해 '온디바이스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온디바이스 AI는 외부 서버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기기 내에서 AI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AI 처리 속도와 보안성이 높아 앞으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18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관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 계획과 목표를 논의할 가능성이 주목된다.다만 모바일 HBM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선 스마트폰 환경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높은 배터리 소모, 발열 제어 문제, 비싼 가격 등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17일 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기존 HBM 설계 방식을 차용한 모바일용 HBM '저지연 광폭 D램(LLW)'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LLW는 스마트폰에 맞춰 수직으로 적층하는 HBM의 구조적 장점을 벤치마킹한 D램으로, 기존 모바일용 D램인 LPDDR의 성능 병목 현상을 해결할 반도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미국 IT 매체 Wccftech는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Fixed-focus digital cameras' 발언을 인용해 'LLW는 기존 스마트폰에 쓰이는 LPDDR5X 메모리 대비 성능(대역폭)은 약 1.5배 향상되면서도, 소비 전력은 최대 50%까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은 열관리, 공간 등의 문제로 기존 HBM 사용이 불가능한데, LLW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화웨이와 샤오미는 모바일 HBM 형태의 'LLW'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이르면 202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삼성전자도 저전력 D램을 쌓아올리는 '수직 구리기둥 적층(VCS)'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HB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VCS는 D램을 계단식으로 쌓은 뒤 미세한 구리 기둥을 세워 데이터 통로(입출력 단자 수)를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로, 이를 통해 더 높은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 VCS로 만든 D램은 기존 LPDDR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2.6배 빠르다.또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적층함으로써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D램의 거리를 짧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정보 처리를 위한 시간을 단축하고,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8일 반도체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삼성전자는 올해 초 모바일 HBM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보낸 것으로 파악되는데,상용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소모와 발열,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AI 연산은 몇 분만 해도 배터리가 눈에 띄게 닳기 때문에 초저전력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삼성전자는 2028년 출시하는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2800'부터 모바일 HBM을 본격 적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수직 와이어 팬아웃(VFO)'이라는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모바일 HBM을 개발하고 있다.VCS는 도금 방식으로 촘촘하고 단단한 구리 기둥을 만드는 반면, SK하이닉스 VFO는 기존 구리 와이어를 수직으로 곧게 세워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모바일 HBM을 비롯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AI 하드웨어의 패러다임이 대형 데이터센터 중심의 '학습용 칩'에서 모바일 중심의 '추론용 칩'으로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어스(Market.us)에 따르면 세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약 173억 달러(약 26조 원)에서 2030년 1033억 달러(약 156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산업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온디바이스 AI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기업과 디바이스 제조사 입장에서도 단순히 AI 기능을 넣을 수 있느냐보다 전력과 지연시간을 감당하면서 넣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