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감축 자꾸 미루면 중동전쟁 같은 위기 반복된다", 시민사회 국회에 경종
국회가 산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온실가스 감축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에 시민사회에서는 계속 감축을 뒤로 미루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더 큰 비용을 감당하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이 나온다. 최근 이란 전쟁 같은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16일 국내 기후단체 플랜1.5, 빅웨이브, 여성환경연대 등으로 구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공론화 과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앞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장기감축계획을 명시하지 않아 미래세대와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 보고 이를 개정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애초 기한은 올해 2월까지였는데 국회는 지난달 말부터 뒤늦게 개정안에 관한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론화 과정을 보면 감축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권경락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지난 2월달 의제숙의단 워크샵에서도 소위 '볼록 감축경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산업계 의견이 일부 있었으나 투표를 통해 압도적 다수 의견으로 이 방안을 제외시킨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근거없이 공론화위원회가 의제숙의단 숙의 결과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볼록 감축경로란 단기간 내에 해야 하는 감축은 최대한 지연시키고 2050년 탄소중립 기한 직전에 감축 속도를 급격하게 높이는 계획을 말한다.정부와 산업계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볼록 감축경로를 통한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를 놓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완만한 감축경로를 채택한 유럽연합(EU)만 보더라도 2030년 목표인 '1990년대 대비 55%까지 탄소배출 감축'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2035년 이후 목표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유럽연합은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66%~72%로 설정했다. 하지만 유럽환경청이 발표한 '동향 및 전망 2025' 보고서를 보면 유럽연합이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2035년까지 하한선인 66%를 달성하는 조차도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유럽연합(EU) 사례만 보더라도 완만한 감축 경로를 채택해 1990년대 대비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줄였는데 2030년까지 이를 55% 수준으로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뒤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EU 회원국 사이에 반발이 커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이병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운동본부 변호사. <기후미디어허브>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정부와 국회가 산업계 의견에 따라 탄소 감축에 따른 단기적 부담만 고려할수록 미래에 지불할 비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지금까지 기후정책 논의에서 누적 배출량이나 장기적 피해 비용 같은 핵심 정보들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며 '대신 논의는 늘 기존 온실가스 배출을 하며 돈을 벌어오던 산업계에서 나오는 '부담스럽다', '감축은 공짜가 아니다' 같은 말에만 집중해왔다'고 비판했다.김 활동가는 이어 '누적 배출이 증가하면서 결국 사회 전체의 회복 가능성이 훼손된다'며 '헌재 결정이 제시한 점은 바로 이같은 위험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시민사회의 경고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중동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막대한 비용 부담에 직면해 있다.현대경제연구원이 9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중동전쟁이 장기화돼 국제유가가 1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게 된다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폭은 2.9%포인트 늘어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경제 성장 손실액으로 환산하면 약 18조 원에 달한다.김 활동가는 '장기 경로는 사회의 종합적 비용 부담 정도를 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를 선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피해와 위험 고려 자체가 안된 상황에서 당장의 부담을 묻는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지 4년 만에 에너지 위기가 또 터진 것을 고려하면 2050년까지 같은 상황이 몇 번이고 더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을 바탕으로 한다.볼록 감축경로보다 빠른 경로를 선택해 계획을 이행하는 것이 경제와 사회 전체로 봤을 때 오히려 비용이 더 적게 들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영국 기후변화위원회는 앞서 11일(현지시각) 자국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총비용은 1천억 파운드(약 190조 원)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 비용인 약 1800억 파운드(약 357조 원)보다 적다고 발표했다.이병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운동본부 변호사는 '헌재는 명백히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 것을 제시했다'며 '미래에 부담을 떠넘기는 경로인 볼록 감축경로는 시민대표단에 제시되는 선택지에서 반드시 제외되야 하고 그렇지 않는다면 이번 공론화 과정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을 방기하는 최악의 무책임한 과정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민 빅웨이브 대표도 '정부는 당장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유로 감축목표를 느슨히 정해왔고 이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도 정부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밟는다면 과거와 달라진 것 없는 결과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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