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무료배달' 체계 흔들리나, 정치권의 '비용 15% 상한제' 예의주시
-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전략이 정치권의 배달앱 총액 상한제 논의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배달비와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등을 주문금액의 15% 안에 묶으면 소액 주문에서는 점주에게 받을 수 있는 전체 금액이 실제 배달비에도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비용을 플랫폼이 떠안거나 소비자 배달팁과 멤버십 혜택, 라이더 보수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료배달 서비스와 관련한 비용 분담 구조가 달라질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7일 정치권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배달 플랫폼이 점주에게 부관하는 비용 총액의 상한선을 정하자는 논의가 정부와 국회 안팎에서 활발해지고 있다.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관련해 '상한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지 않는 한 법률상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 가운데 하나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관련해 정부가 실제 도입을 위해 몸을 푸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이 점주에게 부과하는 배달비와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의 합계를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계류돼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3월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겨졌다.법안이 그대로 적용되면 2만 원짜리 주문에서 점주가 부담할 수 있는 전체 비용은 3천 원으로 제한된다. 현재 배달의민족 상생요금제의 점주 부담 배달비는 주문 건당 최대 3400원이다.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더하면 이보다 더 커지는데 이를 더하기 전부터 이미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넘어설 수 있다.법안의 상한을 맞추려면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점주 부담 배달비까지 낮춰야 할 수 있다. 그러나 점주가 내는 배달비가 줄어도 라이더 배달료를 비롯한 실제 배달 비용은 그대로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이유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배달플랫폼은 주문만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나머지 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 제공된다'며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수익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배달플랫폼이 점주에게 받는 비용은 항목마다 성격이 다르다. 점주가 배달플랫폼에 내는 돈이 모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와 같은 플랫폼의 이익으로 쌓이는 것은 아니다.중개수수료는 플랫폼이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주문과 음식점 노출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받는 돈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2025년부터 입점업체의 배달앱 매출 규모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하지만 결제수수료와 점주 부담 배달비는 플랫폼의 이익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조를 갖추고 있다.결제수수료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로 음식값을 낼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플랫폼이 받는 금액 가운데 일부는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에 지급된다.쿠팡이츠는 결제대행사 수수료로 주문금액의 3%를 별도로 받고 있다. 영세·중소 가맹점에는 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 뒤 차액을 환급한다.점주 부담 배달비는 음식점에서 소비자까지 음식을 운반하는 서비스의 대가다. 플랫폼은 점주들로부터 이를 받은 뒤 소비자가 내는 별도의 배달팁과 플랫폼 부담금 등을 합쳐 라이더 보수와 배차 운영비를 마련한다.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배달거리와 날씨, 라이더 수급 등에 따라 달라진다.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점주들에게 청구하는 배달비가 플랫폼 자체의 이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 같은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배달플랫폼이 점주들에게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의 총액 상한제 방안은 각 플랫폼의 무료배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을 0원으로 낮춰도 라이더 배달료와 배차 비용은 남기 때문에 점주 부담이 줄어들수록 플랫폼이 메워야 할 몫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쿠팡이츠는 2024년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전국으로 확대한 데 이어 2026년 5월부터 8월까지는 일반회원에게도 배달비 0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회원 프로모션에서 고객이 내지 않는 배달비는 쿠팡이츠가 전액 부담하며 점주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배달의민족도 배민클럽 표시 가게에서 알뜰배달 배달팁을 받지 않고 한집배달 배달팁을 할인하고 있다. 배민클럽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할인 금액은 배달의민족이 부담한다.총액 상한제가 적용된다면 점주가 플랫폼에 내는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라이더 보수로 지급해야 할 재원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각 플랫폼이 떠안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건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소비자 배달팁이나 최소주문금액을 높이거나 적용 거리와 대상 가게를 줄이는 방식이 가능한 대안으로 꼽힌다.2025년 1월7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라이더가 배달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문가들은 무료배달이 곧바로 사라지기보다 이용 조건부터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이유석 교수는 '플랫폼 사이 경쟁이 치열해 가격 인상이나 혜택 축소가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한제가 도입되면 멤버십 구독료가 오르거나 무료배달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두 회사가 무료배달 혜택을 먼저 줄이기도 쉽지 않다.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6년 4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배달의민족 2340만 명, 쿠팡이츠 131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7.6%, 25.9% 증가했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앱을 사용한 방문자 수를 의미한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사용자 활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비용 조정이 다른 항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 배달팁이나 멤버십 구독료를 올리고 무료배달 범위를 줄이거나 라이더 보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이유석 교수는 '플랫폼 사이 경쟁이 치열해 가격 인상이나 혜택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비용의 성격에 따라 상한을 따로 정해야 한다는 입법안도 나와 있다.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안은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에 상한을 두면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의 최저·최고 한도는 별도로 정하도록 했다.일률적 상한보다 점주와 라이더의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음식 품질과 주문 정확도를 높인 점주에게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배달한 라이더에게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이유석 교수는 '수수료 상한제는 생태계의 파이 크기를 제한하는 제로섬 게임을 일으킬 수 있다'며 '플랫폼 생태계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행동을 장려하고 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