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현대차그룹 남양기술연구소를 가다, 정의선 '세계적 품질' 자신감의 비밀
-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품질 개발을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현대자동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소개하는 연구소 관계자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남양기술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연구소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이름도 남양의 첫 알파벳에서 따왔다.1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기술개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다.남양기술연구소가 그룹의 핵심 연구시설인 만큼 모든 연구동은 보안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연구소에 도착해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버스에 보안요원이 올라와 기자 휴대전화를 보안용 비닐봉투에 넣은 후 돌려줬다.버스가 연구소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자 왜 입구에서부터 보안이 철저한지 알 수 있었다. 주차장뿐 아니라 연구소 도로 곳곳에서 위장막을 씌운 개발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남양기술연구소는 최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의 운전석 공간을 그대로 구현해 주행 성능을 평가하는 시설이다.운전석을 중심으로 펼쳐진 270°의 거대한 곡면 스크린이 실제 차량에 탑승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면뿐만이 아니다. 가속과 감속, 코너를 돌 때 가속도와 원심력에 의한 차체 쏠림, 노면에서 전달되는 미세한 진동까지 실제 차량을 운전할 때와 같은 느낌을 줬다.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의 재현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남양기술연구소의 주행시험장을 1㎜ 단위로 정밀 스캔해 노면의 경사와 요철, 과속방지턱, 아스팔트의 질감까지 데이터로 옮겨 담았다.양산 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서킷으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을 달리는 레이스카,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제네시스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 등의 개발에도 활용된다.디지털 측정 센터(DMC, Digital Measuring Center)에서광학식 3D 스캐너가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디지털 측정 기술을 활용해 차량 치수 관리를 하는 디지털 측정 센터(DMC, Digital Measuring Center)도 현대차가 품질력을 내세울 수 있는 근간이다.차량 치수 오차는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단차가 어긋나거나 외관에 틈새가 생기면 상품성이 떨어져 보일 뿐만 아니라, 오차에서 생기는 소음이나 누수 문제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차량의 뼈대를 측정하는 공간에는 센서가 측정물에 직접 접촉해 좌표값을 읽어내는 3차원 측정장비 CMM(Coordinate Measuring Machine)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CMM은 차 한 대당 1천 개에 이르는 포인트들에 직접 접촉해 포인트 사이 편차와 거리, 평행도를 계산한다.이렇게 측정한 결과는 양산 공장으로 이관돼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후드와 도어, 테일게이트 같은 부품은 3D 스캐너가 측정한다. 자율주행 운반 로봇이 측정물을 자동으로 이송하고, 로봇팔에 장착된 3D 스캐너가 자동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작업자 개입 없이도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부품과 완성차를 함께 검증하는 완성차 복합 측정실에는 덮개가 씌워진 차체가 놓여있었다.한진수 파이롯트품질검증팀 팀장은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이라 모두 다 공개를 할 수 없어 덮개를 씌워놨다"고 설명했다.완성차 복합 측정실에서는 조립 전후 품질을 차례로 검증한다. 실제 차체와 똑같은 모양으로 만든 총합검사구에 부품을 장착하고, 작업자가 포터블 3D 스캐너로 형상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조립 품질 문제를 걸러내고 불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노바 랩(Next-generation Open Validation&Automation Lab)은 제어기 검증을 담당한다.자동차가 없다. 실제 자동차 대신 차량의 제어기와 전장 부품 등을 실제 차량과 동일하게 연결해 전기·전자 시스템 전체를 구현한 검증 플랫폼 '와이어카' 14대가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노바 랩(Next-generation Open Validation&Automation Lab)은 제어기 검증을 담당하는 곳이다.제어기를 검증하는 시설임에도 노바 랩에는 자동차가 없다. 대신 차량의 제어기와 전장 부품 등을 실제 차량과 동일하게 연결해 전기·전자 시스템 전체를 구현한 검증 플랫폼 '와이어카' 14대가 들어차 있었다.시작차(프로토타입) 제작 이후 차량 문제를 발견하면 개선 일정이 늦어질 뿐 아니라, 이미 조립이 완료된 차량에서 제어기를 탈착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와이어카는 개발 중인 모델에 적용될 제어기와 배선, 통신 장비 등을 연결해 시스템과 통신을 확인하며, 실제 차량에서 문제점 해결에 걸리는 시간을 앞당기고, 보다 완성도 높은 차량을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보통은 차량을 일부만 구현해 놓고 나머지는 화면 등을 활용해 검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남양기술연구소 노바 랩의 와이어카는 실제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들을 그대로 가져와 검증한다는 점이 차별 포인트다.노바 랩에서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시스템 검증도 진행 중이다.김상연 파이롯트전장제어개발팀 파트장은 "노바 랩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제어기 구조, SDV 체계로의 전환에 대응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소비자가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