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국힘 한동훈 '갑작스런' 사과로 장동혁 머리 아파져, 징계 놓고 '혹시' 물러설까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게시판'(당게) 사건이 불거진 지 1년2개월 만에 갑작스레 첫 공식 사과를 내놓으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한 전 대표가 사과하면서 고개를 숙였기에 공은 이제 장 대표에게로 넘어간 형국이다.장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한 전 대표 제명을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과 그를 품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은 모두 불만을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장 대표에게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장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자신이 벌이고 있는 단신투쟁을 두고 "대한민국을 지킬 수만 있다면 목숨 바쳐 싸우겠다는 처음 각오를 꺾지 않겠다"고 말했다.장 대표는 15일 민주당에 통일교·공천헌금 특검(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고 이날 닷새째를 맞았다. 다만 이날 최고위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사건 사과와 관련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한 전 대표의 징계 여부를 두고 숙고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앞서 한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2024년 11월 한 전 대표의 가족들이 당원게시판에 조직적으로 윤석열 당시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른바 '당게 사건'이 불거진 지 1년2개월 만의 첫 사과다.다만 자신을 향한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을 놓고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두지는 않았다.한 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과는 당게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정치적 해결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 이틀 뒤인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례적으로 10명 넘는 의원들이 연단에 올라 '한 전 대표는 당게 사건을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제명을 철회할 것'을 주문했다. 장 대표가 징계 방침을 철회하기 위해선 한 전 대표의 사과가 먼저 필요했는데 한 전 대표가 이에 실제 사과에 나선 것이다.한 전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장 대표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우선 장 대표는 이번 사과를 계기로 한 전 대표를 제명하지 않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윤리위의 제명 결정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당내 정치적 해결 요구가 높은 만큼 제명 의결을 내리지 않고 논란을 종결짓는 것이 가능하다.다만 장 대표가 제명 결정을 철회하면 자신의 강성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의 당게 사건에 원칙을 강조하는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며 '탄핵 반대' 세력의 지지를 이끌어왔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에 관한 당의 징계 추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영상을 올렸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장 대표의 지지기반이 넓지 않은 만큼 징계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장 대표의 측근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의 사과를 놓고 "사과는커녕 끝까지 '조작된 탄압'이라는 주장만 반복한다"고 지적했다.이에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한 전 대표 제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격력한 저항이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당은 심각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친한계 의원들뿐 아니라 당내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전 대표 징계를 강행하면 당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중도 확장성이 있는 한 전 대표가 제명되면 6월 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또는 친한계 세력이 그렇게 크지 않고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큰 만큼 소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이 과정에서 장 대표의 단식 투쟁은 일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그는 민주당을 향한 쌍특검을 내걸고 단식에 돌입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관한 내부 비판을 방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를테면 내부 단속용 단식 투쟁이라는 것이다.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 대표의 단식투쟁을 두고"장 대표가 의도하든 하지 않든 우리 내부의 갈등과 파국을 막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