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대통령 방패 vs 침묵 정치', 민주당과 국힘 초선 의원들의 엇갈린 역할
'대통령 방패 vs 침묵 정치', 민주당과 국힘 초선 의원들의 엇갈린 역할
여야 초선 의원들이 최근 정치 현안을 둘러싸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공개적으로 대응하며 '방패'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당내 민감한 정치 이슈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과거 초선 의원들이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소장파'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공천 구조와 계파 정치 영향 속에서 '초선 정치'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16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초선 의원 34명과 만찬 회동을 갖고 당·정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만찬에 참석한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정부와 여당이 안정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산적한 개혁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가자고 협조를 당부했다고 전했다.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 관련 주제도 대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 법안을 3월 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정부 수정안의 재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검사들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안대로면) 검사의 수사권은 박탈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속도 조절'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 대통령은 이날 나머지 민주당 초선 의원 33명을 초청해 만찬을 갖고 국정 현안에 관한 의견을 듣는다.이런 와중에 최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공개적으로 대응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제기된 이른바 '공소 취소 거래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 초선 의원 다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해당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10일 김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한 기자 출신 출연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측에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여권 내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당내에서도 초선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메시지를 내며 대통령을 방어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같은 움직임은 이 대통령 지지율의 고공행진에 더해 민주당 초선들의 정치적 기반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제22대 총선 당시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 175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73명(41.7%)이다. 이들 중 다수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발탁된 '영입 인재'이거나, 대선 및 당대표 시절부터 대통령과 정치적 궤를 같이해 온 인사들이다.그 뒤 당내 인적 구성 변화와 일부 의원의 신분 변동 등을 거쳐 현재는 67명의 초선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해 9월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근로자 구금 사태 및 관세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주요 정치 현안에서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이 해체 수준의 위기에 몰렸지만 초선 의원들의 당 쇄신을 외치는 움직임은 미미했다.특히지난해 12월 계엄사태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때 초선 의원 59명 중 이름을 올린 인사는 12명에 그쳤다. 중진들보다 더 중진 같은 '보신'에 집중하면서 보수 정당의 역동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정치적 기반이 약한 초선들로서 대통령 세력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것에 관한 정치적 부담과 함께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의 '대오 유지' 압박, 야당의 '내란 정당'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행보로 풀이된다.과거 초선 의원들은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소장파'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보수 정당의 초선들은 당의 '메기' 역할을 자처했다. 한나라당 시절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주도한 '민본21'이나, 당의 쇄신을 이끌었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 소장파 그룹은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향해 거침없는 개혁 요구를 쏟아내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민주당 계열 정당의 역사에서도 이른바 '86세대' 정치인들이 초선 시절 당내 개혁을 요구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우상호, 송영길, 이인영 등 정치인들은 초선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정책과 노선을 둘러싼 논쟁에 참여하며 당내에서 개혁의 목소리를 내왔다.정치권에서는 최근 초선 의원들의 역할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초선들이 당내 변화를 촉발하는 소장파 역할을 맡았다면 최근에는 공천 구조와 계파 정치 영향 속에서 권력을 방어하거나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진영 논리와 계파 정치의 틈바구니 속에서 '방패'와 '침묵'의 행보를 보이는 초선 의원들이 임기 절반을 남겨 둔 22대 국회에서 민심을 대변하는 본연의 야성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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