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경제
- 이찬진 공공기관 재지정 압박에도 '특사경' 강수, 강한 금감원 행보 배경 주목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강한 금감원'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이 원장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확대를 포함한 조직현안을 전면에 내세우고 금융감독 주도권 확보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역할 구분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감원이 17년 만에 맞는 공공기관 재지정 위기도 피해갈 수 있을지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현행법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은 매 회계연도 개시 뒤 1개월 안에 신규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심의해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앞서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금감원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안을 내놓았다.금융감독 조직개편은 결국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빠지면서 백지화됐지만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는 공운위로 넘어왔다.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전과 달리 금감원이 공공기관에 재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8년 전인 2017년 금감원 내부의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대두됐을 때는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 등이 반대하면서 지원사격이 나섰다.하지만 이번에는 여당이 금융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들어 공공기관 지정에 무게를 싣고 있는 데다 야당도 특별히 반대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와 국회도 한 발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최근에는 금감원과 상급기관인 금융위의 공공연한 알력다툼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공공기관 재지정에 무게를 싣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금융감독의 효율성, 일관된 감독정책을 통한 시장 신뢰 확보 등 측면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금감원은 13일 금융위 산하 민간 유관기관 및 공공기관 공개 업무보고에서도 빠지면서 금융위와 관계를 두고 잡음이 일었다.금감원은 최근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대응 강화를 이유로 금융위에 특사경 권한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현재 금감원은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와 관련해 특사경을 두고 있는데 이를 금융회사 검사, 기업 회계감리, 민생금융 범죄 전반으로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이 원장은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을 보장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인지수사권이 있으면 범죄 혐의나 단서를 자체적으로 포착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특사경은 전문분야 범죄 수사를 위해 관련 행정기관 공무원에 제한된 범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에 민간기구인 금감원의 수사권한 확대 문제는 예민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이 원장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정책 추진 등 주요 현안에서 금감원의 역할 강화에 나서고 있다.감독정책 기획 단계에서부터 역할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금감원 독립성과 위상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1월 말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이 원장은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에도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 원장은 5일 금감원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또 다른 관리 구조가 얹히는 '옥상옥'이 된다'며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이 원장은 "이미 금감원은 조직과 예산에서 자율성이 거의 없고 금융위원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금융감독 기관의 중립성과 자율성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금감원은 1999년 출범 뒤 200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독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2년 만에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다. 그 뒤 여러 차례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불거졌지만 17년 동안 민간기구로 남아있다.금감원이 공공기관에 지정되면 정부 경영평가 대상에 포함되고 예산과 인사, 조직운영 전반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이 원장의 특사경 권한 확대를 비롯한 금감원 권화 강화 구상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최근 업무보고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위와 금감원 관계는 금융위설치법에 명시돼 있다"며 "금감원을 공공기관에 지정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