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코스피 5천 그늘⑧] 메리츠금융지주 코스피 랠리에도 주가 제자리, 조정호 '밸류업 선구자' 위상 회복할까
- <편집자주> 코스피 지수가 5천 포인트의 벽을 돌파했다. 반도체와 로봇, 에너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신사업 성장에 투자자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5천피 시대' 개막에도 주가 부양에 성과를 내는 데 고전하며 소외되는 여러 기업들이 남아 있다. 전례 없는 증시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새 성장동력 중심의 체질 개선과 주가 부양책 등 여러 수단을 앞세워 주주들의 마음을 붙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코스피 5000 시대에 소외된 주요 기업 및 경영진의 전략과 과제를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증시에서 외면 받는 LG그룹, 구광모 '체질 개선'과 '부양책'으로 지독한 저평가 끊어낸다 ② 롯데그룹 주주 흥돋는카드 안 보인다, 신동빈 유통·화학 계열사 '시장 소외'에 속앓이 ③ CJ그룹 식품·물류·콘텐츠에 투자매력 희미, 이재현 주가 부양 카드 언제 꺼내나 ④ 이해진 복귀에도 멈춰선 네이버 주가, 신사업·AI 성과 가시화 숙제 ⑤ GS건설 강한 '자이'에 기대는성적표, 허윤홍 리밸런싱으로 새 먹거리 장착 속도 ⑥ KT 주가에 붙은 저평가 꼬리표, '탈통신' AICT 사업 성과가 재평가 열쇠 ⑦ 코스피 호황에도 날지 못한 대한항공, 조원태 고환율 지속에 실적 방어 전략 모색 ⑧ 메리츠금융지주 코스피 랠리에도 주가 제자리, 조정호 '밸류업 선구자' 위상 회복할까 ⑨ 포스코그룹 '2030 시총 200조' 열쇠는 배터리 소재, 장인화 포스트 캐즘 대비해 가치사슬 담금질 ⑩ LG화학 5천피에도 힘 못 받는 주가, 사업 체질개선에 마음 바쁜 김동춘 최근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하회하면서 코스피 5천 시대 '소외된 금융주'로 꼽히고 있다.다른 금융그룹들이 주주환원을 크게 늘리면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그동안 쌓아 올린 '주주환원 선구자' 이미지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다만 메리츠금융지주는 단기적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애초 계획대로 단기보다는 중장기적 기조로 묵묵히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시장 전체는 물론 다른 금융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승률을 보였다.이날 정규거래 종가 13만5천 원 기준 올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수익률은 21%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8.1%와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코스피 금융지수 상승률 31%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지난해로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2025년 메리츠금융지주의 연간 주가 수익률은 8.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75%와 코스피 금융지수 상승률 70.8%를 크게 하회했다.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증시 랠리에 올라타지 못한 것인데, 메리츠금융이 금융업계에서 '가장 적극적 주주환원을 실천하는' 그룹으로 손꼽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조 회장은금융업계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선도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중복 상장을 없애 주주가치를 높인'원 메리츠'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메리츠금융그룹은 2023년 원 메리츠 전략에 따라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삼은 뒤 상장 폐지시키면서 상장사를 하나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이 70% 중반대에서 50% 초반대로 낮아졌다.이후 2023년부터 현재까지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00% 넘게 급등하면서 성공적 주주환원 사례가 됐다.조 회장은 2023년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경제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김용범 부회장을 통해 전한 수상 소감에서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며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에 증권업계에서는이미 높은 주주환원 성향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에 반영돼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50% 혹은 이를 상회하는 환원율을 제시하고 있고 그들의 주가는 여전히 저렴하다"며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훌륭한 자본정책을 근거로 3년 간 눈부신 주가 상승을 보였고, 이에 현재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상대적 투자매력을 지녔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지난해부터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다만 메리츠금융지주는 지금의 시장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애초 계획 대로 중장기적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부회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시행 중인 자사주 균등 매입 방식이 실질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충분히 검토한 결과 지금 방식(매입액 균등 방식)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김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총 금액을 확정하면 주가 하락 시 더 많은 주식을 매입하게 되므로 장기적으로 이런 방식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 데 더 효율적"이라며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비중은 주가의 저평가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데, 저평가 구간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이 늘고 고평가 구간에서는 현금 배당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투자자들은 메리츠금융의 주주환원 전략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실적 컨퍼런스콜이 진행된 11일 하루 만에 주가 7.45%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도 2.9% 상승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증권가 역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메리츠금융지주 목표주가를 기존 15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예상 주주환원수익률은 6.7%로, 업종 내 최상위 수준"이라며 "추가적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신고가 구간에서 실질적 매수 수요로 작동하고 있고, 매입 기간이 정해져있어 수급 가시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 단기 모멘텀이 유효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