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농협은행 퇴직연금 규모 '시중은행 꼴찌' 고착화, 강태영 수익률 개선 계기로 답 찾나
- NH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외형 성장과 수익률 모두에서 경쟁 은행들에 뒤처지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운용 고도화와 수익률 제고를 통해 경쟁력 회복을 노린다.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5대 시중은행(KB국민ᐧ신한ᐧ하나ᐧ우리ᐧNH농협)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다.농협은행은 관련 통계가 공시된 2016년 이후 10년 가까이 매해 5개 시중은행 가운데 적립금 규모 5위를 차지했다.문제는 경쟁 은행들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26조7191억 원으로 4위 우리은행과 차이가 약 4조5784억 원에 이른다. 2024년 말 격차 3조6438억 원보다 1조 원 가량 더 벌어졌다.2021년만 해도 두 은행의 격차는 2조2820억 원이었는데 4년 사이 2배로 벌어졌다.농협은행은 경쟁 은행들의 외형 성장 속도와 비교해 증가세도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5대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성장률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20.1%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17.3%, 우리은행 15.5%, KB국민은행 15.2%로 뒤를 이었다. 반면 농협은행의 성장률은 13.9%로 가장 낮았다.이러한 흐름은 퇴직연금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부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농협은행의 DC형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50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선두 KB국민은행(16조97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4년 말보다 12.7% 늘었지만 성장률 역시 5대 은행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농협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IRP부문 역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6조2715억 원으로 집계돼 1위 신한은행(19조5132억 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4위인 우리은행(11조3100억 원)과도 5조 원 넘게 차이가 났다.농협은행 퇴직연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 부문의 경쟁력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농협은행의 DB형 원리금보장 수익률은 2.73%로 5대 은행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은행들이 모두 3%대를 넘어선 것과 대비된다.금융권에서는 기업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고 적립금 비중도 제일 큰 DB형 상품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이 외형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따라 신규 법인 고객 유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뿐 아니라 기존 고객의 이탈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강 행장은 올해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NH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5대 은행 가운데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강 행장은 신년사에서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종합자산관리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며 "항상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객의 변화와 요구를 가장 먼저 포착해 고객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해 고액자산가 전용 채널 NH로얄챔버 출시와 NH올100종합자산관리센터 확대 등으로 다져온 자산관리(WM) 거점 기반을 동력 삼아 자산관리 사업 재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퇴직연금에서는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자산배분과 고객 맞춤형 운용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운용 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에서다.운용수익률 측면에서는 일부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원리금비보장 상품 기준으로 2025년 말 수익률은 DB형 19.93%, DC형 21.55%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8.79%, 12.68%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다만 이 같은 수익률 개선이 외형 확대와 점유율 반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원리금 보장 상품의 적립금 비중이 훨씬 큰 구조에서 DB형 수익률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기업고객 시장에서 존재감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NH농협은행 관계자는 "고객 성장을 최우선으로 실천하는 퇴직연금 파트너로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익률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며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등 AI기반 혁신 서비스를 통해 퇴직연금 운용의 전문성과 고객 자산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