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새마을금고 신협 이어 지역농협도 가계대출 모집 빗장, 상호금융권 서민금융 '완충망' 흔들
- 지역농협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대출모집을 통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대출을 조이고 있다.은행권 규제 강화로 밀려난 대출 수요가 상호금융권으로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다.상호금융권이 잇달아 가계대출 모집을 중단하면서 상호금융권의 서민금융 완충망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에 이어 농협중앙회도 이달 안으로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연초부터 가계대출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이달 초에는 이주비 대출 승인 요건 강화 등 일부 대출 규제를 시행했다"며 "모집인 대출 중단 여부도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새마을금고는 전날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창구 내 중도금ᐧ이주비ᐧ분양잔금 취급도 멈췄다.신협중앙회는 23일부터 6월까지 대출모집인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이 같은 상호금융권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는 최근 제2금융권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천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1조 원 감소한 반면 상호금융ᐧ보험ᐧ여전사ᐧ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2조4천억 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특히 증가분 대부분이 상호금융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천억 원 증가해 제2금융권 전체 증가액의 95% 이상을 차지했다.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은행권 주담대가 6천억 원 감소하는 동안 제2금융권은 농협과 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3조6천억 원 증가했다.지난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연간 10조6천억 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 증가세는 매우 가파른 수준이다. 은행권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상호금융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새마을금고 관계자는 "1월 증가한 가계대출 상당수는 실수요자를 위한 잔금 대출 성격이 강하다"며 "지난해 연말 체결된 아파트 분양 계약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 고객 수요가 1월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상호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1월 가계대출 증가세 전환의 원인으로 상호금융권을 지목하면서 업권 전반에 긴장감이 커졌기 때문이다.새마을금고를 지도ᐧ감독하는 행정안전부 역시 관리 강화 방침을 세웠다.행안부는 11일 금융위의 '가계대출동향'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부터 주담대를 중심으로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범정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상호금융권의 대출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서민층의 금융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농협중앙회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상호금융권은 그동안 시중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와 지역 기반 차주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 완충망' 역할을 수행해 왔다.하지만 최근 전방위적 총량 관리 강화가 이러한 본연의 기능을 약화하고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금융 접근성 약화는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이나 고금리 대부시장으로 내몰리는 '절벽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현재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고 불법 사금융 분야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는 등 범정부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제도권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도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금융 유입을 막고자 단속의 고삐를 죄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손재성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제1금융권 수요가 제2금융권이나 비제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결국 금융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서민금융 위축은 물론 경제 전반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