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BNK금융 이재명 정부 발맞춰 해양 금융으로 간다, 사외이사에 해양 전문가 선임이 '증거'
- "해양도시전략팀을 중심으로 부산은행 내에 '해양수산부 이전 대응 TF(태스크포스)'를 신속히 구성하고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역금융의 다양한 노력을 당부한다."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7월16일 그룹대표단회의에서 한 이야기다.이재명 정부는 9월16일 123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56번이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 71번이 수산·해양산업 혁신이다.이재명 정부의 해양강국 건설이라는 국정과제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 등과 함께 부산·경남을 중심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빈대인 회장은 부산·경남에 뿌리를 둔 지역기반 금융지주의 회장으로서 정부의 의지와 BNK금융그룹 전략의 방향을 맞추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빈 회장은 단순히 조직 손질, 몇몇 금융상품 출시 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양금융을 BNK금융그룹의 중장기 비전으로 정립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하반기 조직개편, 해양금융그룹의 틀 갖춘다빈대인 회장이 그룹 대표단 회의에서 조직개편 관련 발언을 했던 것과 동시에 BNK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금융'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BNK금융지주는 전략기획부 산하에 '해양도시전략팀'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해양 전략을 전담하게 했다. 또한 부산은행은 '투자금융그룹'을 '해양·IB그룹'으로 재편하고, 산하에 '해양금융부'를 신설했다.지역특화사업팀을 '동남성장지원팀'으로 개편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울경메가시티, 동남권 산업경쟁력 제고 등의 정책 방향에 맞출 채비도 갖췄다.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명칭 변경, 조직 신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전략 기능과 영업 조직을 '해양'이라는 동일한 축 위에서 정렬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지주회사의 전담 조직이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은행의 해양·IB그룹이 자금·상품·심사 체계를 엮어 실행하는 구조를 짠 것이다.◆ 해양금융으로 지역 산업을 살린다, 구체적 금융상품도 출시빈대인 회장의 의지는 실제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8월21일 해양금융 전문성 강화와 국내 중소선사의 원활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BNK 중소선사 협약보증대출' 상품을 출시했다.이 상품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중소·중형 선박까지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보증 기반의 위험 분담을 통해 선박금융의 문턱을 낮추고, 신속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BNK금융그룹은 이 상품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15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부산은행은 올해 7월 최근 국내 민간은행 최초로 중형 조선사인 HJ중공업에 1억6400만 달러(약 2273억 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RG는 조선사가 선주의 선수금을 받는 단계에서 은행이 환급을 보증함으로써 거래의 신뢰를 높이고 글로벌 발주처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선박 수주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금융 보증 수단이기도 하다.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그리스 선주로부터 8천 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지만 정책금융기관의 RG 한도가 소진되면서 추가 RG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부산은행의 RG발급으로 HJ중공업은 건조 계약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게 됐다.◆ '해양 전문가' 포함된 이사회, 빈대인 장기적 전략 설계 반영빈대인 회장의 해양금융 전략은 이사회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BNK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해양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해양법 분야의 권위자인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정영석 교수는 한국해양대 교수, 한국해법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공공 및 학문 분야에서 해양수산의 정책 및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인물이다.해상법과 관련 67권의 저서와 100여 편의 논문을 발간하는 등 학문적 성과와 함께 해사법원 부산 설립 주도, 외국인선원 고용제도 개선 등 공익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정 교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4월18일 제25회 부산문화대상 시상식'에서 해양수산 부분 부산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BNK금융지주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은 지역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정책과 금융을 잇는 마중물 역할을 통해 '해양 수도권' 완성을 뒷받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