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 무신사 '기업가치 10조' 승부수는 중국, 조만호 IPO 앞서 '상하이 베팅' 합격점
-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국내용 플랫폼이라는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중국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는 최근 베이징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연이어 참석하며 글로벌 무대 전면에서 직접 뛰고 있다. 상하이 중심의 오프라인 거점과 현지 합작법인(JV) 성과 등 중국 사업을 부각해 '기업가치 10조 원'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행보로 읽힌다.11일 조만호 대표의 대외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기업공개 이전 마지막 과제로 '중국에서의 확장성'을 내세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시장에서 거론되는 무신사의 상장 전 기업가치는 최대 10조 원 수준이다. 다만 국내 패션 플랫폼 성장 둔화를 이유로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10조 원은 공격적"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간극을 메워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온다.실제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무신사는 지난해 상반기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그룹인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 형태로 현지 법인 '무신사차이나'를 설립했다.무신사는 현재 무신사차이나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수출이나 유통 제휴가 아니라 안타스포츠의 유통망·오프라인 매장·물류 인프라를 자회사 구조로 흡수한 것이 핵심이다. 안타스포츠는 이사회에서 전략·재무 관리 역할을 맡아 중국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는 역할을 맡는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상장 시 중국 성과를 연결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하겠다는 조만호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합작법인 자회사 구조인 만큼 IPO 이후 중국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수록 무신사의 연결 실적과 기업가치 산정에 즉각 반영된다. 국내 경기 둔화를 중국 실적으로 상쇄하고 '내수 플랫폼'이 아닌 'K패션 글로벌 플랫폼'으로 재평가받으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실행력도 상당히 빠르다고 평가된다.무신사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 입점해 온라인 영토를 넓혔다. 거래 데이터 축적을 통해상장 과정에서 단순 유통기업이 아닌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더 높은 기업가치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동시에 오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내며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실체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무신사는 지난해 12월14일 첫 해외 상설 매장인 '무신사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을 연 데 이어 12월19일 '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를 추가 개장했다. 안푸루는 한국의 성수동에 비견되는 상하이 핵심 패션 거리로, 글로벌 브랜드 매장과 감도 높은 편집숍이 밀집한 상권으로 꼽힌다. K패션 허브 포지셔닝에 적합한 입지라는 평가가 많다.무신사가 중국 시장 진출 100일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무신사 스토어 상하이 안푸루 매장. <무신사>불과 닷새 간격의 연속 출점은 중국 내 유통 장악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상장 로드맵의 핵심 과제인 '해외 오프라인 거점 확보'를 단숨에 해결한 행보로 읽힌다. 무신사는 상하이를 기점으로 2030년까지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100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중국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 장기 로드맵도 제시한 상태다.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일부 나타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중국 진출 100일 만에 상하이 온·오프라인 사업 누적 거래액이 100억 원을 넘어섰다.조만호 대표의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석 역시 무신사의 글로벌 확장 메시지를 강화하는 대목으로 여겨진다.특히 조 대표가 정상회담 환영 만찬 등 주요 외교 행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국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정무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현지 유통 대기업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무신사를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K컬처 인프라 플랫폼'으로 부각시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다만 중국 오프라인 100개 매장과 매출 1조 원 목표를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합작법인 구조상 현지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수익 배분과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중국 내 경쟁 심화도 변수로 꼽힌다. 로컬 패션과 글로벌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빨라 'K패션 큐레이션' 전략으로 차별화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매장 출점, 상품 구성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K패션에 관심이 높은 중국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기반한 온·오프라인 연계 운영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