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 '무한질주' 실적으로 연임 안착한 이선정, 올리브영 글로벌 성과가 '입지 강화' 분수령
-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구창근 전(前) 대표이사의 재임 기록을 새로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사업 영토 확장에도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선정 대표는 CJ올리브영이 별도 법인 형태를 갖춘 뒤 두 번째 CEO로서 최근 재임 기간 만 3년을 채웠다.이전 CEO였던 구창근 전 대표는 2018년 6월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부문 대표부터 올리브영을 이끌었다. 이후 2019년 11월 CJ올리브영이 인적분할되며 신설회사의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2022년 10월 이선정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기까지 구 전 대표의 재임 기간은 모두 약 4년이다.구 전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공격적 출점 전략을 펼치며 CJ올리브영이 국내 헬스&뷰티 시장의 경쟁자를 모두 제치고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현재 이선정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CJ그룹의 CEO 인사에서 이 대표가 제외되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구 전 대표를 넘어서 새로운 기록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이선정 대표가 키를 쥔 뒤에도 CJ올리브영의 실적은 성장 곡선을 그렸다. 2022년 연결기준으로 2조7809억 원이던 매출은 2024년 4조7935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14억 원에서 599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대표이사 취임 이후 그는 팬데믹 이후 소비 변화에 맞춰 '온·오프라인 통합(옴니채널)' 전략을 본격화했다. 온라인몰을 개편하고 앱 중심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전국 1300여개 매장을 체험 중심으로 리뉴얼하고, 디지털 전환형 리테일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꿨다.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내수 기업이라는 점은 CJ올리브영의 한계로 꼽힌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 국내 매출은 약 96% 수준이었다.이에 이선정 대표가 넘어서야할 가장 큰 과제가 해외 진출과 글로벌 성과이다.구창근 대표 시절에도 해외 진출 시도는 있었다. CJ올리브영은 2019년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론칭했다. 이선정 대표의 해외진출 방법은 이보다 더 직접적이라고 볼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내년 개점을 목표로 부지 선정 등 오프라인 매장 조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CJ올리브영은 현재 미국과 일본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다. < CJ올리브영 >일본에서는 자체브랜드 상품을 현지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브랜드는 스킨케어 브랜드 바이오힐보와 브링그린 색조 브랜드 웨이크메이크와 컬러그램, 미용소품 브랜드 필리밀리와 케어플러스 등이다. 온라인 쇼핑몰인 큐텐, 라쿠텐과 버라이어티숍(여러 브랜드를 모아서 판매하는 매장)인 로프트, 플라자, 대형마트인 이온몰 등에 입점했다.일본에는 지난해 5월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 1월 6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며 현지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이 상대적으로 강세인 일본 유통시장 현황을 고려해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과 마케팅도 현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미국과 일본 진출 방식에는 직접 출점과 납품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 상품력에 그 성패가 달린 것으로 풀이된다.이선정 대표는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상품기획자(MD)로 근무한 상품 기획 전문가로 여겨진다. 애널리스트 출신의 경영 전문가였던 구 전 대표 이후 이 대표가 선임된 것 또한 CJ올리브영의 현재 사업 방향이 상품 조달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최근 CJ올리브영이 헬스&뷰티에서 나아가 라이프스타일까지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는 기저 또한 이 대표의 전략으로 읽힌다.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