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 삼성전자 반도체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냈지만, 스마트폰·가전 세트사업 실적은 먹구름
-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사상 최대인 57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반도체가 아닌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은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모바일(MX)을 비롯해 생활가전(DA), 영상디스플레이(VD) 등 주요 세트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하면서, 실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8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영업이익이 3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란 추산이 나오고 있다.DX부문이 지난해 1분기 4조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54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2조4천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는 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며 '이 같은 구조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는 향상된 인공지능(AI) 기능과 울트라 제품에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내 사전 판매량도 135만 대로,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약 5900만 대로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하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부품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모든 모델이 256기가바이트(GB) 용량 기준으로 전작보다 각각 9만9천 원 인상됐지만, 이 정도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모두 메우지 못한 것이다.삼성전자가 올해 3월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 역대 S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메모리반도체 가격 폭등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약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시장조사업체 IDC 측은 '메모리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약 12.9% 감소한 11억2천만 대에 그칠 것'이라며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가전과 TV 사업 역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생활가전(DA)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300억 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3천억 원에 비해 10분의1 토막이 난 것이다.특히 TV 사업은 부품값 상승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K 화질 TV용 DDR4 메모리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약 4배 올랐으며, 1분기에도 2025년 4분기 대비 60% 이상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됐다.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특히 중국 업체들이 더 이상 저가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미니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핵심 시장에서도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로서는 제품 가격 경쟁력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이에 따라 올해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수혜로 TV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처럼 수익성 압박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는 세트 사업 전반에서 가격 전략과 비용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문은 최근 인도 시장에서 '갤럭시 포에버' 프로그램을 도입, 갤럭시 S26 시리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며 초기 구매 부담을 낮췄다.이 프로그램은 1년 사용 후 기기 반납∙보유∙ 신제품 교체 등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구조로,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갤럭시의 최신 인공지능 기능 경험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플래그십 제품 체험 기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가격 경쟁력 강화 조치로 보고 있다.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 역시 비용 구조 개선과 사업 모델 다변화를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원가와 물류비 절감에 나서는 한편, B2B(기업간거래) 사업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미국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자사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260세대 규모 단독주택 단지에 냉동고·와인셀러·식기세척기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핵심 부품 원가 상승과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같은 전략이 실제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강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