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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 '4조 클럽' 의미있는 복귀, 서경배 '멀티 브랜드' 뚝심 결실 맺는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이 2025년 매출 4조 원을 넘기며 2022년 이후 3년 만에 '4조 클럽'에 복귀했다.서 회장이 꾸준히 밀어붙여 온 멀티 브랜드 육성 전략이 외형 회복에 기반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특정 지역과 브랜드의 의존도를 낮추고 서구권을 중심으로 안정적 글로벌 매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2528억 원, 영업이익 3358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52.3% 늘었다.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이익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규모는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단순한 실적 반등이 아니라 체질 개선형 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실적 발표 이후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 13곳 가운데 10곳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9일 코스피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20.25% 오른 16만5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장중 16만9천 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로 했다.다만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중반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서구권 시장에서 브랜드 확장이 이어지지 않으면 추가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네즈에 이어 에스트라는 지난해 4분기 미주 시장 매출 비중이 6~9%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며 "전반적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구조적 이익 체력 향상 여부는 서구권 채널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아모레퍼시픽 실적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는 해외 사업의 구조적 회복이 꼽힌다. 성장의 무게중심이 서구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아모레퍼시픽의 2025년 해외 매출은 1조991억 원으로 2024년보다 14.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9%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에 근접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지역별로는 미주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주 매출은 2024년보다 20.3% 늘었고 EMEA는 4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이 같은 변화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반의 재편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국과 특정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됐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다른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전환됐다.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해도 중국 시장과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후 중국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자 서경배 회장은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에스트라, 이니스프리, 일리윤, 려 등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브랜드 전략을 본격화했다.지역별 매출 흐름도 이러한 전략 변화를 뒷받침한다.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규모는 여전히 크지만 성장세는 뚜렷하게 둔화됐다. 2025년 해외 지역별 매출 증가율은 EMEA 41.5%, 미주 20.3%, 기타 아시아 14.1%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0.5% 증가에 그치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개별 브랜드로 보면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기존 주력 브랜드인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이니스프리에 더해 에스트라와 한율 등 신규 브랜드의 인지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라네즈다. 수분과 립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주효하며 북미 핵심 오프라인 채널인 세포라와 울타뷰티에 안착했다.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라네즈가 미국 시장에서 매년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모레퍼시픽>대표 제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는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확산되며 지난해 누적 판매량 2천만 개를 달성했다. 세포라와 아마존에서도 립 카테고리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코스알엑스도 다시 성장 궤도에 올랐다.이날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알엑스의 2025년 4분기 매출은 1545억 원으로 2024년 4분기보다 10% 증가했다. 2024년 3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외형 성장을 재개했다. 주력 제품군 스네일 라인에 더해 펩타이드와 스킨부스터, PDRN 등 고기능성 라인 확장도 매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이 밖에도 피부과학 기반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에스트라도 미국과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헤어케어 브랜드 려와 미장센도 일본과 동아시아 시장에 안착했다. 민감 피부와 헤어케어 수요를 흡수하며 스킨케어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토털 뷰티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이런 서경배 회장이 제시한 중장기 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다.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9월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연매출 1조 원 이상 브랜드 5개, 연매출 5천억 원 이상 브랜드 6개 이상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수준을 넘어 북미와 유럽, 일본, 동남아 등 주요 권역별로 핵심 브랜드를 배치해 '글로벌 브랜드 하우스'로 도약하겠다는 세부 내용도 공개했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미, 유럽, 인도·중동, 중국, 일본·아시아태평양(APAC)을 아우르는 '펜타곤 5대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각 지역 고객 특성에 맞춘 제품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글로벌 유통사와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