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기후변화로 네팔 홍수 같은 참사 계속 온다, "2100년에는 유사 재난 빈도 3배로 증가"
- 네팔에서 이미 수백 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홍수 참사의 원인은 기후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빙하가 녹으면서 유입된 물이 산악지대의 호수에 모이면서 누적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전 세계고산지대의 빙하가 녹는 속도를 고려하면 이번과 같은 참사는 다른 지역에서도 갈수록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27일(현지시각)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공식성명을 내고 네팔의 홍수 참사는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했다는 분석을 전했다.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는 1983년 중국과 파키스탄, 인도, 네팔, 부탄 등 히말라야 인접 국가들이 공동 결성한 국제기구다. 히말라야 산맥의 환경 및 기후변화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모하메드 파루크 아잠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 네팔 지역 빙권 수석 전문가는 성명문을 통해 '빙권 재해의 빈도가 그 어느 때보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속도가 너무 빨라서 현재로서는 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빙권이란 지구 표면 위에 얼음이 얼어있는 모든 영역을 통칭하는 용어다. 극지방, 해빙, 영구동토층, 고산지대 빙하 등이 포함된다.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히말라야 지역에서 빙하 퇴적물로 인한 홍수는 5~10년에 한 번꼴로 발생했던 것으로 추산됐다.하지만 기후변화가 발생하면서 재해 발생 빈도는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가 녹은 물의 양이 불어나면서 홍수 발생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5~6월에만 3건의 빙하호 범람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26일 발생한 네팔 홍수 참사도 빙하호로 유입되는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로이터와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해당 참사로 인해 약 380명이 사망했으며 15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지역의 피해 인원을 발표하지 않은 탓에 실제 사상자 수는 훨씬 많을 수도 있다.한국에서 네팔로 파견돼 있던 발전업계 관계자 9명도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27일(현지시각) 네팔 홍수 참사 당시 쓸려내려온 퇴적물이 도로와 건물 인근을 뒤덮고 있다. <연합뉴스>사이먼 알렌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후퇴하고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는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전문가들은 유사한 사건이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통계 데이터도 이러한 경향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가 2025년 7월 내놓은 분석을 보면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를 고려할 때2100년에는 빙하호 범람에 인한 홍수 사태 빈도가 2000년대 대비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해당 지표는 2021년 스위스-중국 공동 연구팀이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해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호 7천여 곳을 식별하고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실제로 전 세계에서 빙하호 범람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 등 피해 사례가 최근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2025년 5월 스위스에서 뢰첸탈 계곡 빙하가 붕괴하면서 계곡 바깥에 위치한 블라텐 마을이 초토화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스위스 당국이 붕괴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킨 덕에 인명 피해는 1명에 그쳤다.건물과 인프라 붕괴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약 3억2천만 스위스 프랑(약 5500억 원)으로 추산됐다.남미 대륙 안데스 산맥 일대에서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칠레의 빙하호 '카셰트-2'의 범람에 따른 홍수가 21차례 발생했다.전문가들은 빙하호 범람과 산사태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인접 지역 국가들이 공조해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아잠 수석 전문가는 '빙권 내에 영토를 두고 있는 정부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으로 통합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알렌 연구원도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 목격한 히말라야 재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며 '이번 사태를 전환점으로 삼아 지역사회의 위험을 줄이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로이터는 이번 참사 지역에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28일 보도했다. 네팔과 중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인접 지역의 빙하호 두 곳의 수위가 임계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두 국가의 정부는 이에 따라 구조팀과 이재민들에 경고를 내렸고 일부 인원들은 이미 안전 지대로 피난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