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 중국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 지배력 더 키운다, 기후대응 앞세워 미국과 유럽 '관세장벽'에 공세
-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후대응 정책 축소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에서 지배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미국에 이어 유럽도 중국에 의존을 낮추려 관세를 비롯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은 기후대응 분야에서 자국의 역할을 강조하는전략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기후 분야 제15차 5개년 계획'을 근거로중국이 글로벌 기후대응 논의에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중국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하는 기후 분야의 5개년 계획을 27일 발표하며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거버넌스 프로세스를 건설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명시했다.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기후대응 노력에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셈이다.블룸버그는 중국이 기존에는 자국의 역할을 참여자 또는 기여자 등으로 한정했던 것과 비교해 큰 변화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2025년 11월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까지만 해도 중국은 기후재원 지출이나 온실가스 감축 계획 등에서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특히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중국의 최고점 대비 7~10%로 한정해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중국이 글로벌 기후대응 목표에 부합하는 계획을 세우려면 2035년 NDC가 최소 30%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핀란드 에너지 및 청정대기 연구센터(CREA)의벨린다 세이프 중국 팀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이런 문구를 제15차 5개년 계획에 포함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다'며 '다만 이것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중국 정부가 이번 선언으로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에서 독보적 위치를 더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류원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에너지연구소 소장은 중국 BJX뉴스에 '이번 계획은 중국이 '에너지 대국'에서 '에너지 강국'으로 나서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에 체계적 우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중국은 이번 계획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 중대한 도전이지만 상당한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국 고비사막에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모습. <연합뉴스>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계획을 통해 자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의 자유로운 시장 유통을 글로벌 시장에 요구하기로 했다.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들이 중국산 친환경 에너지 제품을 상대로 내세운 관세 장벽을 무력화하는 데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태양광과 배터리,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이 저가에 판매돼 자국 산업을 해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관세를 비롯한 무역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야오 저 그린피스 동아시아 글로벌 정책 자문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최근 기후 협상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한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는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친환경 기술과 무역을 국가 발전의 핵심에 두려는 중국 정부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특히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친환경 기술 및 산업 분야에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장악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이어졌다.미국 에너지 전문매체 에너지나우는 '중국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로 미래 성장에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반면 미국은 화석연료에 집중하며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트럼프 정부가 최근 몇 달에 걸쳐 석탄발전소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동안 중국은 탄소 배출권 시장 확대, 친환경 에너지 기업 보조금 마련, 전력 시장 통합 등 친환경 기술 발전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도입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글로벌 기후대응 노력에 역할을 더 확대하며 명분을 갖춰낸다면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에도 더욱 힘이 실릴 공산이 크다.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미국 환경보호청장은 에너지나우를 통해 '깨끗한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는 기술 없이는 건강한 경제를 이룰 수 없다'며 '하지만 미국은 이 모든 것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