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TSMC 파운드리 가격 '6년간 133% 상승' 분석, 삼성전자 인텔의 추격 불허
- 대만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 단가에 장기간 큰 변동이 없었지만 최근 6년 사이에만 133%에 이르는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가 TSMC를 따라잡기 어려워져 독주체제가 강화되며 가격 협상력이 크게 높아진 덕분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30일 'TSMC의 반도체 가격 결정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현재 누리고 있는 전성기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다만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나 인텔 모두 현재로서는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에 대응하기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TSMC의 반도체 경쟁력은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진 투자와 기술 발전을 통해 구축된 만큼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이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톰스하드웨어는 2019년부터 6년 동안 TSMC 웨이퍼(반도체 원판) 평균 가격이 연간 15.2%, 총 133%에 이르는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의 집계를 근거로 들었다.2005년부터 2019년까지 TSMC의 웨이퍼 가격은 연평균 0.1% 오르는 데 그쳤는데 2019년부터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되며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톰스하드웨어는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해 장기간 낮은 수익성을 감수하는 전략을 써 왔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덧붙였다.다른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들과 격차가 충분히 벌어져 점유율 추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놓이면서 공급 단가를 적극 인상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첨단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TSMC에 완전히 넘어가기 시작한 계기는 애플이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 맡기기 시작했을 때부터라는 분석이 이어졌다.애플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대 경쟁사라는 점을 고려해 지식재산(IP) 보호 등 목적을 두고 TSMC에 사실상 모든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기 시작했다.TSMC는 곧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확보하게 돼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거두면서 차기 미세공정 반도체 개발 및 생산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삼성전자 3나노 GAA 파운드리 미세공정 홍보용 이미지.이는 곧 다른 고객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했고 결국 외형 성장에 더 탄력이 붙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졌다.톰스하드웨어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TSMC가 이러한 시장 지위를 구축한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리게 됐다고 바라봤다.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면서 TSMC가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떠올라 수혜를 독점했기 때문이다.엔비디아와 AMD, 구글과 브로드컴 등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과거 애플이 주로 위탁생산을 맡기던 모바일 반도체 대비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띤다.더구나 대형 고객사들이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공급 부족을 우려해 웃돈을 지불하고 생산 물량을 선점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TSMC에 수혜폭은 더욱 커졌다.TSMC가 미세공정 파운드리뿐 아니라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도 추가로 성장에 기여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결국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서 TSMC의 독주체제가 더욱 뚜렷해졌고 이는 자연히 가격 결정력이 더 강력해져 수익성 향상에 힘을 실어주는 추가 동력으로 자리잡았다.세미애널리시스는 결국 TSMC의 파운드리 사업 체질이 반도체 생산 기술의 가치를 기반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새로운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고 분석했다.첨단 미세공정 반도체의 대체재가 사실상 부재한 만큼 이제는 TSMC의 위탁생산 물량이 글로벌 대형 빅테크 기업과 전자제품 제조사들에 필수이자 제한적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결국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 경쟁사가 TSMC와 맞경쟁을 노리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워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강력한 고객사 '락인' 효과는 첨단 파운드리 진입 장벽을 갈수록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쟁사가 이를 뛰어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