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일본 다카이치 총선 압승은 중국의 전략 실패 확인, 희토류 수출 통제도 만능 아니다
- 중국 정부가 일본을 상대로 경제와 외교 부문에서 압박한 결과가 대중 강경 기조의 정권 탄생을 초래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중국은 일본을 비롯한 세계 국가를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해서 통상과 외교 부문에 이득을 거뒀는데 이러한 방식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총선 압승에 따라 도쿄를 상대로 경제 압박을 유지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1월6일 수산물 금수 조치와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 통제 등 강력한 보복 카드를 동원했다.희토류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17종의 원소를 부르는 말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필수 소재로 쓰이는데 수출을 막았다는 것이다.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에서 "중국과 대만의 무력 충돌은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라며 일본이 자위권 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현직 일본 총리 최초로 꺼낸 이 같은 발언에 중국이 보복했지만 다카이치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기는커녕 일본 내 대중 강경 여론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효과를 낳았다.결과적으로 다카이치가 속한 자민당이 8일 치른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까지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도록 동력만 제공해 중국으로서는 딜레마일 수 있다.홍콩중문대학교의 호리우치 토루 중일관계학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일본을 겨냥한 압박 전술이 효과 없이 오히려 역효과만 낳았다"고 분석했다.일본의 선거 결과로 중국이 전매특허처럼 활용해 온 희토류 공급망 무기화 역시 '만능 카드'가 아님이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본 기업이 과거 중국과 갈등을 거치며 이미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적 대비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는 근거가 제시됐다.앞서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다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으로 희토류 수출을 막았다.이는일본 산업계가 희토류 공급망에서 탈중국 속도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일본 유권자가 2026년 총선에서 대중 강경 정권을 뽑는 데 부담을 덜어준 셈이다.항만 크레인이 2017년 5월1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 수입된 기니산 보크사이트를 하역하고 있다. <연합뉴스>미쓰비시UFJ 리서치앤컨설팅의 시미즈 고타로 수석 분석가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도쿄는 희토류를 비축하고 재활용하는 등 조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며 "효과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췄다"고 평가했다.중국은 그동안 일본과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을 상대로 희토류를 무기화했다.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과 가공에 각각 70%와 90% 안팎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 수출 통제로 미국과 EU로부터 관세 협상에 우위를 점했는데 일본의 사례로 외교 기조에 한계를 노출한 셈이다.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2010년 90%에서 2025년 60%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이는 한국이나 미국을 향한 중국 정부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중국이 효과가 낮은 수출 통제보다 경제 협력 등 우호적인 기조로 전환해 무역 갈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과 미국 모두 희토류 자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또한 중국의 수출 통제 공세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한국 산업통상부는 5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해외 자원 개발 직접 투자 기능을 회복하는 내용의 '희토류 공급망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미국 트럼프 정부 또한 광물 기업에 지분투자까지 단행하며 희토류 탈중국에 속도를 내고 있다.결국 일본 총선 결과에 따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정책 효과에 물음표가 달리면서 베이징으로서는 강경 일변도였던 외교 기조에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뉴욕타임스는 "아무리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라도 무제한적 권력을 갖지는 못한다"며 "수출 금지는 중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평가했다.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