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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정은, 범죄국가 독재자에서 정상국가 리더로 거듭 나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 입력 : 2018-06-12 17:24:5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틀 로켓맨에서 유능한 애국자로 바뀌는 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단순한 호칭의 변화가 아니다. 이전까지 ‘범죄국가’로 규정돼 국제사회의 제재대상이었던 북한이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 위원장 역시 핵으로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독재자가 아니라 자국의 안위를 지키낸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성격을 지니고 있고 매우 똑똑하며 영리한 협상가”라고도 말했다.

공동합의문에서 두 정상은 새로이 미국과 북한 관계를 수립하고 두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반도와 세계의 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합의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북한과 그의 지위를 인정받는 데에도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기로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또 미국에서 꾸준히 주장하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는 합의문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완전한 비핵화(CD)를 합의문에 담는 수준에 그친 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뜻을 충분히 관철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큰 성과를 거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전날 밤 싱가포르 시내 관광에 나서면서 여유를 보였다. 그는 싱가포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나베이샌드 호텔을 비롯해 가든스바이더베이 식물원, 복합문화시설인 에스플러네이드 등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시민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으며 “위원장님”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비비안 발리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셀카를 SNS에서 공개했다.

이런 행보는 은둔의 독재자가 아닌 젊고 유능한 리더로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시도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무대 활동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만큼 김 위원장의 이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도 5월 김 위원장과 ‘깜짝 만남’을 한 만큼 3국 정상의 접촉은 더 빈번해질 수 있다.

또 김 위원장은 전용기를 임대해 준 중국과 관계를 더욱 증진하고 연내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하는 등 전통의 우방국가들과도 공조를 확대해 나가면서 존재감을 더욱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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