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이화여대 16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김 총장은 “구성원들 뜻을 모아 여러 가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1886년 이화여대 개교 뒤 처음으로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뽑은 직선제 총장이다. 그동안 이화여대 총장은 간선제로 뽑혔다. 1990년에 직선제를 시행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교수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다. 25일 열린 총장후보 결선투표에서 김 총장은 57.3%의 유효득표로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42.6%)를 제쳤다.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창 2%였다. 김 총장은 특히 학생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학생들의 유효투표(9835표) 가운데 95.4%(9384표)를 얻었다. 김 총장은 그동안 재단에 비판적 교수로 꼽혀왔는데 “나는 반재단이었던 적이 없고 우리학교 재단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잘 화합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강행하려던 최경희 전 총장에 맞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교수는 학생들과 뜻을 같이하며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으로 교수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미래라이프대학 사태 때 본관을 점거했던 학생들이 경찰에 진압당하는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했던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무표정이었던 것과 대조를 이뤄 주목을 받았다. 김 총장은 63세로 이번 선거에 나이제한으로 나오지 못할 뻔 했는데 학생들이 “시위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줬던 교수들이 제한조건 때문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자 이화학당 이사회는 결국 이 규정을 없앴다. 이화여대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에는 총장후보는 임기 중 교원정년(만 65세)에 이르지 않는 학내 인사로 한정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