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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 지지 받아 총장에 선임된 김혜숙은 누구?
학생도 참여한 직선제에서 총장에 선출...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반대에 앞장서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 입력 : 2017-05-26 17:44:10

김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이화여대 16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화여대 총장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해 최경희 전 총장이 지난해 10월19일 물러난 뒤 8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

   
▲ 김혜숙 이화여자대학교 신임 총장.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혜숙 교수를 제16대 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구성원들 뜻을 모아 여러 가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1886년 이화여대 개교 뒤 처음으로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해 뽑은 직선제 총장이다.

그동안 이화여대 총장은 간선제로 뽑혔다. 1990년에 직선제를 시행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교수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다.

25일 열린 총장후보 결선투표에서 김 총장은 57.3%의 유효득표로 김은미 국제학과 교수(42.6%)를 제쳤다.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창 2%였다.

김 총장은 특히 학생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학생들의 유효투표(9835표) 가운데 95.4%(9384표)를 얻었다.

김 총장은 그동안 재단에 비판적 교수로 꼽혀왔는데 “나는 반재단이었던 적이 없고 우리학교 재단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잘 화합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강행하려던 최경희 전 총장에 맞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교수는 학생들과 뜻을 같이하며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으로 교수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 김혜숙 이화여대 교수가 2016년 12월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유라씨 입시·학사비리 사건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화여대의 입시 비리는) 인간의 실패라고 본다”며 “권한과 책임을 지닌 소수의 의도가 있었으리라 본다”고 진술했다.

청문회에서 미래라이프대학 사태 때 본관을 점거했던 학생들이 경찰에 진압당하는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했던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무표정이었던 것과 대조를 이뤄 주목을 받았다.

김 총장은 63세로 이번 선거에 나이제한으로 나오지 못할 뻔 했는데 학생들이 “시위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줬던 교수들이 제한조건 때문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자 이화학당 이사회는 결국 이 규정을 없앴다.

이화여대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에는 총장후보는 임기 중 교원정년(만 65세)에 이르지 않는 학내 인사로 한정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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