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2일 태국 국내 기자들과 외국 특파원들이 태국 군부 지도자들의 쿠데타 선언 텔레비젼 실황을 주시하고 있다.<뉴시스> |
프라윳 찬오차 태국군 참모총장이 쿠테타를 선언했다. 이날 쿠데타는 1932년 태국에서 절대왕정이 붕괴된 후 19번째 쿠데타다. 프라윳 참모총장은 잉락 전 총리를 비롯해 친탁신 세력에 대해 부정적이며 왕당파로 알려졌다.
프라윳 총장은 22일 국영 TV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포한 평화질서유지위원회가 정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군과 경찰이 참여한 이 위원회가 앞으로 7개월 동안 태국을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군의 쿠데타 선언은 21일과 22일 이틀 간 방콕의 군기지에서 태국 여당과 야당, 친정부 세력 및 반정부 세력 등 정치 지도자들 간에 열린 회담에서 정치적 교착 상태를 해결할 아무런 돌파구도 마련되지 않자 뒤이어 나온 것이다.
프라윳 총장의 쿠데타 선언 직전 태국군 병력들은 회담장 주변을 포위해 회담에 참석한 정치 지도자들이 회담장을 떠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군은 쿠데타 선언 이후 일부 정치 지도자들을 연행했다.
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프라윳 총장은 "국민들은 불안에 빠지지 말고 정상적으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며 "모든 공무원들은 맡은 자리를 지키며 평소처럼 자신의 책임을 다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군은 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태국은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대가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이면서 혼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7일 잉락 친나왓 총리가 태국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총리직에서 물러나자 이를 놓고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로 나뉘어져 격렬한 시위가 계속됐다.
태국은 탁신파와 반탁신파가 격렬하게 맞붙고 있다. 탁신은 태국의 전 총리다. 이번에 실각한 잉락 총리는 탁신의 여동생이다. 잉락이 총리에 당선되면서 탁신계 세력이 다시 집권했으나 잉락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해임됐다.
탁신세력은 도시 노동자와 농민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역으로 고향인 치앙마이 등 북동부와 북부지방에 분포한다. 반 탁신 세력은 수도 방콕의 중산층과 왕정주의자, 국왕에 대해 절대적 충성을 보이는 군부 등에 기반을 두고 지역으로 중남부지방에 분포한다.
프라윳 총장은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포한 후 12개 이상의 칙령 포고를 통해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검열 등 광범위한 권한을 군부에 부여했다. 군은 계엄령 선포 당시 "쿠테타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태국군은 태국에서 주요 정치세력의 하나다.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정치적 혼란기 때마다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구도를 재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