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기아 신형 전기차 니로EV가 국내에 판매된 데 이어 미국에도 수출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만들어 파는 전기차 가운데 중국 현지 생산분과 판매분을 제외하고 수출 물량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 중국산 배터리 장착한 기아 신형 니로EV, 미국에도 수출된다

▲ 기아 신형 니로EV. <기아>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는 8월부터 국내 판매모델에 들어간 것과 같은 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신형 니로EV의 미국 수출물량 양산을 시작한다.
 
양산 뒤 선적부터 현지 유통에 이르기까지 3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1월 쯤에는 미국에서 CATL 배터리가 들어간 니로EV가 현지 판매된다. 

기아는 이달 국내 출시한 신형 니로EV에 CATL의 64.8㎾h(킬로와트시) 용량의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기존의 구형 니로EV에는 SK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내 생산분을 제외하고 내수와 수출 전기차 물량에 중국업체 배터리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생산한 수출용 전기차에 그동안 국내업체가 만든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공급처를 안정화·다변화하기 위해 신형 니로EV에 CATL 배터리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CATL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CATL은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을 기준으로 점유율 35%를 보였다. 현재 BMW, 벤츠, 테슬라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사도 있지만 완성차 업체로서 배터리 공급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어디든 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자체 품질 기준에 맞게 선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이후 당분간 생산하는 전용플랫폼(EGMP)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의 상당 물량도 CATL로 선정해둔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CATL 배터리 사용을 놓고 전기차 원가 절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배터리 원재료 글로벌 시세가 폭등하면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 CATL 배터리를 채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