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약 7천억 원 규모로 평가되는 국내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여전히 시장의 수요와 성장 여력이 불확실하다는 시선이 존재하지만 아직 확실한 우위를 점한 기업도 없어 배달의민족, 쿠팡, GS리테일, 롯데마트, 이마트 등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퀵커머스 성공 열쇠는 '옴니채널', GS리테일 CJ올리브영 행보 주목

▲ GS리테일과 CJ올리브영 로고.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는 '옴니채널'을 완성하는 기업이 퀵커머스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옴니채널이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모든 쇼핑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는 전략을 말한다.

퀵커머스는 메이저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등이 대응하지 못하는 1시간 안으로 식품과 생필품 등을 배송하는 또 다른 이커머스 서비스다. 

메이저 온라인 플랫폼의 새백배송 서비스가 정기배송 성격의 반복적 수요를 겨냥했다면 퀵커머스는 단발성 수요를 공략한다는 점이 다르다. 

갑작스러운 수요에 대응해 1시간 안으로 상품의 배송을 마치기 위해서는 도심 곳곳에 소형유통물류센터(MFC, Micro Fulfillment Center)를 구축해야만 한다. 서비스 운영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다.

현재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배달앱 서비스가 중심에 있지만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춘 유통 대기업들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는 '요마트', 배달의민족은 'B마트',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마트'라는 이름으로 생필품 소량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통해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고, 롯데마트몰은 새벽배송을 접고 주문 후 2시간 내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18년말 온라인 주문 상품을 인근 매장에서 즉시 배송해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올해 수도권에 소형유통물류센터 6곳을 새로 열고 퀵커머스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들도 배달앱 등과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소량의 생필품을 1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요마트' 서비스를 함께 시작했다.

요마트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즉석식품, 잡화 등 1만여 개 상품을 취급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요기요 인수 당시 퀵커머스 시장규모가 2025년까지 최소 5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유통업계에서는 미국 최대 유통회사인 월마트와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 옴니채널 전략을 완성하는 기업이 퀵커머스 시장의 승자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는 아마존(1994년 설립)', '오프라인 서비스는 월마트(1962년 설립)'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월마트는 꾸준하게 점포를 늘려 미국에만 약 5천여 곳, 전 세계 28개국에 1만여 곳의 매장을 두고 있다. 

다만 아마존(2020년 기준 온라인 점유율 38%)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월마트(온라인 점유율 5.8%)는 한때 위기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위기를 넘어 아마존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유통업계에서는 그 원동력으로 옴니채널 전략을 꼽는다. 

월마트는 2020년 총투자비로 책정된 79억 달러(약 9조8천억 원)의 71%인 56억 달러(약 7조 원)를 온라인부문에 투자했다. 오프라인에서도 11억 달러(약 1조4천억 원)를 투자해 미국에서 5천여 곳으로 매장을 확장하며 옴니채널 전략을 완성해 나갔다.

아마존은 2021년 매출이 2020년보다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반면 월마트는 식료품 배달과 픽업 서비스의 호조로 퀵커머스 증가율이 70%에 이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으로 신선식품부문에서 GS리테일을, 식품 외 부문에서는 CJ올리브영을 주목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전국적으로 330곳의 GS더프레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GS더프레시 매장은 도심의 소형유통물류센터 역할을 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디지털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에 3천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즉시 장보기 온라인 서비스인 ‘요마트’를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GS더프레시 매장을 350곳으로 늘리고 전용 풀필먼트센터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S리테일은 2022년 1분기 이커머스 매출이 2021년 1분기보다 32% 늘었고 슈퍼사업은 1%포인트 성장률이 높아졌다”며 “GS리테일의 투자의 핵심은 퀵커머스와 슈퍼사업 시너지에 관한 투자로 퀵커머스가 GS리테일의 신규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7월 '우리동네 GS' 앱을 출시해 기존 앱들을 통합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디지털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5년 동안 1조 원 투자로 12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구축해 당일·새벽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도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동시에 강화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기준 전국에서 1265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부문을 더 강화하기 위해 6월3일까지 세 자릿수로 매장 직군 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앞서 4월18일에는 온라인몰, O2O(offline to online) 플랫폼, 안드로이드·ios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모집해 디지털부문 강화에도 힘썼다.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강화를 위한 인재 확보로 개발역량을 고도화하고 옴니채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매장에 뽑은 직원들로 온라인 수요 대응과 함께 고객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며 "또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모집을 통해서 기존 CJ올리브영 앱의 서비스 강화와 상품추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