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수 기준으로 국내 1위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맘스터치가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2019년 말 맘스터치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잘 크고 있는 맘스터치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맘스터치 매각 임박했나, 자진 상장폐지 결정 두고 엇갈린 시선

▲ 케이엘앤파트너스 로고.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앤컴퍼니의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놓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과 향후 매각 때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맘스터치의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맘스터치의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맘스터치앤컴퍼니의 주식 1608만7172주(15.8%)를 주당 62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2월15일까지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공개매수를 알리면서 "상장폐지를 통해 맘스터치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상장폐지를 통해서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업계획을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케이엘앤파트너스 관계자는 “상장사로서 공시 의무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가맹점이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점주들 가운데 부정적 이슈를 접하고 불안해하고 문의도 많아지는데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돼 상장폐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특화매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사업도 모색해왔다.  또 2025년까지 미국에서 매장을 100개로 늘리겠다며 해외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외식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맘스터치의 상장폐지 결정과 관련해 매각이 임박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 매각시 가격을 유리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지분을 많이 확보할수록 향후 매각 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5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맘스터치 주식 780만6175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율을 67.49%로 확대했다. 앞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지분 59.82%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케이엘엔파트너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까지 맘스터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는데 매각시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전에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장폐지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맘스터치 지분은 15%가량 더 늘어난다.

맘스터치가 계속 상장법인으로 남는다면 기업가치는 시장의 기준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케이엘앤파트너스 스스로 기업가치를 결정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장폐지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다면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케이엘앤파트너스 입장에서 더 유리한 기업가치 산정방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일례로 맘스터치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기준이 될 수 있는 실적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의 수익성 개선 조치에 힘입어 맘스터치는 2021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292억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53.7% 늘었다.

맘스터치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이나 브랜드 확장 역시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장사는 경영 계획과 경영상 주요 결정을 공시할 의무가 있지만 비상장사가 되면 경영 관련 주요 계획과 결정 등이 변경되더라도 외부에 이를 고지할 의무는 없다.

통상 사모펀드들은 기업을 인수한 뒤 5~7년이 지난 뒤 매각을 추진한다.

하지만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인수 시점이 얼마 지나지 않았더라도 수익을 봤다고 판단하면 빠르게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과거 가야산샘물을 2016년에 인수했다가 2년 만인 2018년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 팔았다.

맘스터치는 2019년 11월에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인수된 지 2년 2개월을 지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