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이사가 패스트푸드 가맹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높이기에 매달리고 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한국미니스톱의 패스트푸드 가맹사업 추진을 두고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을 다시 추진하려는 뜻이 깔려있다고 본다.
 
미니스톱 패스트푸드 가맹사업 시동, 심관섭 매각 전 기업가치 올리기

▲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이사.


28일 한국미니스톱에 따르면 심 대표는 새로 선보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수퍼바이츠'의 가맹점을 모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그동안 신촌점과 고려대점, 롯데백화점 미아점 등 3곳의 수퍼바이츠 직영점을 통해서 패스트푸드점 운영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인 미니스톱과 달리 수퍼바이츠에서는 햄버거, 치킨, 소프트 아이스크림, 빙수 등을 판매한다.
 
심 대표는 수퍼바이츠를 배달서비스에 집중하는 소규모 점포 프랜차이즈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니스톱이 아닌 별도의 브랜드로 지난해 패스트푸드시장에 발을 들였다.

한국미니스톱이 수퍼바이츠의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면 미니스톱의 기존 점포를 전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규 수퍼바이츠 매장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오퍼레이션(운영) 검증이 끝난 뒤에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며 "당초 가맹사업을 올해 안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대한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내년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한국미니스톱의 패스트푸드 가맹사업을 준비하는 것을 두고 편의점업계에서는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 전에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최근 일본미니스톱을 운영하고 있는 이온그룹이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중국에서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일본미니스톱은 11월15일자로 칭다오미니스톱유한공사의 편의점사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의 운영을 먼저 중단한 뒤 중국법인의 청산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온그룹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위해 중국미니스톱사업을 접는 것으로 전해지자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편의점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 국내 편의점 수는 4만 개가 넘고 인구 1200여 명당 1개꼴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2200여 명당 1개인 것보다도 많은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직영점을 포함한 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2603개로 확인된다. 편의점 브랜드 가운데 5위 수준이지만 3위와 4위인 세븐일레븐(1만433개)과 이마트24(5165개)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지난 회계연도(2020년3월~2021년2월)에 매출 1조794억 원, 영업손실 143억 원, 순손실 138억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4.22%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10배 이상 늘었다.

다만 한국미니스톱이 지금 매각을 추진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심 대표는 이를 고려해 당분간 편의점사업을 유지하면서 패스트푸드 가맹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바이츠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편의점 점포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한국미니스톱의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

배달·포장 등에 특화된 소규모 패스트푸드 매장을 지향하고 있는 수퍼바이츠는 늘어나는 1인가구와 배달 수요를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패스트푸드 가맹사업과 관련해 “기존 편의점 점포를 통해 물류 및 유통 강점을 지니고 있고 점포마다 작은 주방을 운영한 경험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안착을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미니스톱의 매각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바라본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한국미니스톱 경영권 매각이 재개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2018년 매각을 진행하다 불발된 바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서 매각 추진할 때 매각가였던 4천억 원 수준 대비 매각가가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말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당시에는 미니스톱 브랜드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당시 롯데와 신세계 등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매수자들이 점포를 인수한 뒤에 자체적 브랜드로 흡수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